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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24 스타일-4분 달걀 4
  2. 2012.07.19 고슴도치의 예민함 4
  3. 2012.07.14 추억 만들기 4
  4. 2012.07.14 남자와 여자 6
  5. 2012.07.06 시카고에서... 2
  6. 2012.06.29 ㅇㅇㅇ 에서... 6
  7. 2012.06.28 Rockford 가는 길 2
  8. 2012.06.10 담배에 대하여.. 4
  9. 2012.05.28 돈의 맛 4
  10. 2012.05.18 일탈에의 동경 4

스타일-4분 달걀

2012. 7. 24. 12:40 from 생각꼬리

오랜 전 본 영화중에 'Run Away Bride'라는 리차드 기어와 줄리아 로버츠가 나왔던 영화가 있다..

리차드 기어는 독설로 유명한 뉴욕의 칼럼리스트인데 사람들에 대하여 동정심없고 냉소적인 유머를 구사해서

매주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주로 나이드신 어르신들) 야단을 맞고, 봉변을 당하는 그런 인물이다..

어느날..리처드 기어는 결혼식날 신부가 도망가는 바람에 '새'된 인물을 바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 신부가 그런류의 전과 3범이란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느낀다..

 

물론 그 신부는 줄리아 로버츠이고, 리차드 기어가 처음 이야기만 듣고 상상했던 것 처럼 팜므 파탈의 악녀가 아니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기분을 맞춰주려고 자기 자신을 너무 누르는..

그러다보니 사랑보다 동정심으로 결혼 약속을 하고 막상 그 순간이 되면 너무 두려워져서 자기도 모르게 도망치게 되고..

뭐 그런식으로 전개 되는데 그중 흥미로왔던 장면이 있다..

 

리차드 기어가 그런 줄리아 로버츠를 파악해내고 너는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알아라는 의미로 한말..

'어떤 계란 요리를 좋아하느냐?'

리처드 기어가 인터뷰했던 3명의 X 약혼자들은 각각 다른 종류의 계란 요리를 좋아하는데

줄리아 로버츠도 자신과 같은 걸 좋아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던 거다..

계란 요리에 관한 질문은 리처드 기어의 일종의 Key Question..

리차드 기어가 이렇게 묻자 줄리아 로버츠는 당황한다..

좋아하는 (혹은 좋아한다고 믿는) 상대가 바뀔때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계란 요리가 바뀌었던것..

(여기서 줄리아 로버츠는 Pretty Woman이 아니고 체홉의 '귀여운 여인' 이었다..)

 

그 다음이야 뭐 클래식한 로코의 전개를 따르는 엔딩이고...

영화를 보고나서 즉각 나도 나에게 물어 봤었다..

'난 어떤 계란 요리를 좋아하지?'

계란 요리 하나도 스타일을 정하는게 쉽지 않다..

(이건 일종의 문화차이일거란 생각도 드는데 우리야 여러 반찬중 하나로 계란 후라이, 계란 찜, 계란 말이를

돌아가며 하면 되지만 미국은 아침 식사때 (특히 호텔에서의 아침 식사를 상상해보면..) '계란은 어떤 스타일로

원하세요?' 라는 질문에 답을 해야만 한다..즉 자기의 계란 취향을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어쨋든...

그 예들 중에 '에그 베네딕트' 란게 있었는데 그게 뭔지 몰랐던 나는 기억해두었다가 결국은 궁금증을 풀었었다..

사전적 정의인 '수란'만으론 설명히 부족한, 정확히 말하면 빵위에 햄을 한장 깔고 그위에 수란을 얹고 홀랜다이즈 쏘스를

뿌린게 에그 베네딕트이다.. (맛있다... ^^)

그 오랜 미국 생활동안 어딘가에서 계란 요리를 주문해야 할때면 주로 'Sunny Side Up'을 외쳤는데

그건 그걸 좋아해서라기 보다 스크램블이 먹기 싫을때 달리 아는 계란 요리가 없어서였다..

바짝 익힌건 싫은데 겉에만 살짝 익고 속은 덜익은 걸 설명하기도 힘들고하니 차라리 한쪽면만 익히자...뭐 그런 마음..

나중에  ESL을 다니다보니 'Over Easy'라는 단어가 있었다..

 

연초에 터키 여행을 갔을때 파묵칼레란 도시에서 묵었던 호텔에서는 아침 식사가 부페였는데

삶은 달걀들이 있고 표지에 3분 달걀, 5분 달걀 이렇게 되있었다..

예상대로 3분 달걀은 반숙..5분 달걀은 완숙이었는데

그때 내 기호를 분명히 알았다...적어도 계란 요리에 관해서는...

3분은 속이 너무 덜 익어 노른자가 거의 흐르는 상태이고

5분은 완숙이다..

난 그 중간이 좋다..4분..

노른자가 살짝 굳어지는 듯하지만 완전히 팍팍하지는 않은 상태

약간의 액체가 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고체화 된 상태...

(흠 알고보니 나 꽤 까다로운 여자였다..)

 

좋아하는 계란 요리 하나 찾는데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자기 자신을 찾는다던가...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든다던가 하는게...

쉬울리 없다...

 

그래서 스타일 있는 사람이 멋져보이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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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예민함

2012. 7. 19. 19:03 from 생각꼬리

그 점쟁이는 그렇게 말했어
'본인이 예민한거 알죠?'
그런가? 내가 예민한가?
초등학교 1학년때쯤의 그 늙수구레한 의사 아저씨는 내 눈을 감으라고 하더니
내 엄지손가락을 자기 손톱으로 긁었어
내 속눈썹이 파르르 파르르 떨렸지
'이 아이는 감수성이 예민하군요'
'감수성이 풍부하다..'도 '신경이 예민하다..'도 아닌 감수성과 예민하다의 조합으로 그렇게 말했어

 

누구나 예민한 구석은 있지
내 속엔 알람시계가 하나 들어서 진짜 알람을 맞춰 놓고 자도 늘 10분전쯤 눈을 뜨지만 그거야 뭐... 대신 나침반은 없잖아?
속에 알람 이나 나침반, 메트로놈이나 절대음감 혹은 절대미각 그중 하나쯤은 다들 갖고 사는거 아냐?
우리집엔 밤9시가 넘으면 까치발을 들고 다녀도 마루쪽 하나 삐걱하는 소리에 잠을 깨고, 서랍 한번 열고 닫아도 삐뚤어진 모양새에 잔소리가 날아오고, 물 비린내, 수박 비린내, 오렌지 비린내에 구역질을 하는 그런 사람들이 살았었다고
난 아주 수더분하고 무던한 애였었다고

 

내가 예민한 구석이 있지
어휘에 민감해
콩떡같이 말하고도 찰떡같이 알아듣는거.. 그걸 못해
남편이 그랬어
'넌 전라도 사람이랑은 안되겠구나..'
그래. 아마도 난 대화중에 나오는 그 모든 거시기와 머시기를 자동 번역기를 돌려 해석하려 들꺼야
거시기와 머시기만으로 물흐르듯 흐르는 대화.. 난 그런게 될리가 없다고

수도 없는 거시기들과 머시기들을 규정하다 보면 대화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
친구가 말했지
'너네 남편도 네가 얄미울꺼야..'
단어들이 입속에서 뱅뱅 돌다가 엉뚱한 옆말들을 거시기 머시기 해버릴때마다 맞춤법 자동 체크하는 프로그램처럼 정정해주거나 추천단어로 자동변경해주는 나를 보고 한 말이지
아무 생각없이 '단어 수정과 지적질  모드'에 돌입해버리면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전에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와 버린다고..

나도 종종 '아차'한다고..때로 혀를 꼭 물고 있을걸 한다고..어떤 땐 내가 봐도 내가 얄밉다고...

 

'그렇긴 한데 친구야..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남편은, 날 얄미워 한다기보다.. 그냥 가끔 나한테 주눅드는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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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만들기

2012. 7. 14. 13:57 from 기억한올

'누군가 나를 만나주는 건 그래서 그만큼의 시간을 내어주는건 그건 그만큼의 생명을 내어주는 일'이라고 H양은 인용했다..그래서 이젠 누군가 좋은 사람을 만나면 그이에게 고맙다고..흠..그렇다면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Ditto'

또, 내가 좋아하는 사람 보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과의 만남이 주는 기쁨과 에너지, 그런것들이 얼마나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며 나를 지지해주었는데 그 부분 역시, 'Ditto'

특히 기뻣던건 잃어버린 내 기억의 연결 고리를 H가 채워주었을때...나에게선 까맣게 잊혀진 한 부분이 H의 기억속에 고스란히 남아있어서 H가 그 부분을 꺼내자, 아스라했고 아므라했던 한부분이 덜컥. 이어져 버렸다..어찌 어찌 그리되었지만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가 분명치 않았던 인과관계가.. 선명해져 버렸다..H가 간직하고 있던 그 부분은 여전히 나에게는 잃어버린 조각이다.. H도 내게서 이야기로 전달 받은 부분이라서 그 장면을 묘사할 순 없었지만 그때의 내 말투, 그때 내가 사용했던 어휘들을 잘도 재생해낸다. 생생하게 오디오를 되살려도 비디오가 같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H 말대로 내게 불리한 기억은 다 잊어버린건지도 모르겠다. 소스라치게 놀라웠다..그랬구나..그런일이 있었구나..그래서 그렇게 됬었구나..잃어버린 퍼즐 조각이 친구의 호주머니속에 들어있었던 것 같은 느낌..공유한게 많은 사이는 문득 이렇게도 기쁘다. 불쑥 불쑥 세월 여기저기서 튀어 나오는것들이 있다. 과거의 나, 과거의 그녀, 과거의 우리들, 함께 했던 순간, 함께 나눈 이야기, 함께 아는 모든 것들..

최근 내가 걷기를 시작하자 그녀가 매우 기뻐했다..고집도 세서 하라는대로 바로 바로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결국은 그녀가 가라는 방향으로 간다. 나보다 나를 더 잘안다고 말해주는 그녀가 고맙고 나보다 나를 더 믿는 다고 말해줘서 더 고맙다. 나도 그래. 'Ditto'

그 긴 세월 동안 쌓아온 추억이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야..지금도 계속 쌓고 있는중..우리는 진행중인거지...같이 걷고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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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

2012. 7. 14. 13:19 from 생각꼬리

인터넷에서 화제라는 남자는 못 푸는 문제/여자는 못 푸는 문제

 

 

남자는 못 푸는 문제 1탄

 

남녀가 토요일날 짧은 데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자가 갑자기 일요일날 저녁에 친척중에 누가 아파서 병문안을 가야 한다고,

그래서 일요일에는 집에 6시까지 들어가야 된다고, 여자한테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여자가 "난 내일 늦게까지 푹 자야겠다"라고 했습니다.

남자가 "응 알았어" 라고 했고

 

다음날 일요일..

남자도 푹 자고 12시 거의 다되서 일어났는데

12시 반 쯤 여자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아직 자?" 이렇게..

남자가 답문을 보냈습니다.

"아니 방금 일어났어~~"

그런데 여자가 화가 났습니다. 왜 일까요?

 

 

다음은 2탄

 

남자와 여자가 100일이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남자와 여자 모두 만족스러웠고 즐겁게 헤어졌다.

 

103일째 되던 날 만나 데이트를 하고 역시 즐거웠다.

데이트를 하는 중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여자가 카페에 들려 커피를 먹자고 하여 커피를 먹었다.

 

그후 9시쯤 헤어졌다.

집에 와서 남자가 여자에게 잘 들어갔냐고 문자를 했다.

여자가 남자에게 그렇다고 했다.

 

그후 여자가 잠을 자겠다고 하기에 남자가 알았다고 했다.

2일 후 여자에게서 헤어지자는 통보가 왔다.

 

왜 여자는 헤어지자고 했을까?

 

 

다음은 여자는 못 푸는 문제 1탄

 

남자의 사랑이 식었다.

여자는 남자에게 헤어지자고 했다.

여자는 남자의 번호를 헤어지자 마자 바로 지웠다.

그러나 남자는 세달이 지나도록 여자의 번호를 지우지 않았다.

이유는?

 

여자는 못 푸는 문제 2탄

 

여자와 사귀게 된지 얼마되지 않아 남자는 소풍을 갈 계획을 짰다
여자는 남자가 평소에 해산물을 별로 먹지 않아 초밥 은 별로이고
김밥은 번거로워서 유부초밥과 샌드위치를 준비했다.

여자와 남자는 소풍을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남자는 '유부초밥은 별로 안좋아 하는데...'하며 마지못해 조금 먹었다
여자를 데려줄 때 남자의 표정이 조금 굳었지만
여자는 피곤의 탓으로 돌리며 넘겼다
그리고 그 날 밤에 여자는 '오늘 하루 즐거웠어요~잘 자고 내일 다시 봐요~♥'하고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얼마 후 남자는 여자에게 헤어지자고 했다.

왜 그랬을까?

 

 

 

답)

남자가 못 푸는 문제는 각 문장별로 풀이가 되어 거의 해설서 수준으로 떠돌고 있는데

요약하자면 1탄에서는 남자가 아침까지 퍼 잔게 문제였고 (뭐 매 순간 순간 여자를 서운하게 했다는 식으로 풀이 되어 있지만)

2탄에서는 100일 기념 선물이나 이벤트가 없었던게 결정적 실수 였다고 보면 된다..

 

결론은 여자의 심기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남자들의 무신경함이 문제..

혹은 yes를 그저 yes로 알고 no 를 no 로만 받아들이는 단순함?

 

마찬가지로 여자가 못푸는 문제의 답 또한 첫번째는 '귀찮아서'

두번째는 '여자가 안 예뻐서'란다...

 

헐....

 

남편이 이 문제를 내게 던졌을때 여자는 못푸는 문제 1탄은 쉽게 맞췄다..

2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밥을 먹지 않아서 화가 난게 아닐까? 남자들 밥에 목숨 걸잖아' 했는데 '안 예뻐서..' 란다..

그러면서 '난 쉽게 맞췄는데..'라고 덧 붙인다...

정말 남자, 여자는 뇌구조가 다른거 같다..

 

한편 남편은 남자는 못 푸는 문제는 정말 짐작도 못하겠단다..

인터넷에 떠도는 답지를 보니 대충 내가 생각한 것과 비슷하다..(물론 답지가 더 자세하고 분석적이다..)

 

남자랑 여자는 정말이지 사고 방식의 차이가 있나보다..

남자는 단순하고 여자는 복잡하고...그렇게 생각하려 하는데 남편이 한마디 덧붙인다..

 

남자들은 근본적이고 원초적인데 충실하고

여자들은 상황에 맞춰서 다양하게 해석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본다고...

 

흠..그럴지도 모르겠다..

본질이란게 원래 그냥 단순한건지도,,,

 

 

Posted by labosque :

시카고에서...

2012. 7. 6. 12:46 from 기억한올

비가 온다..

 

그제 저녁에 서울에 도착했을 때는 온몸이 젖은 솜처럼 무겁도록 더웠었다..

 

혼자서 간단하게 점심을 챙겨먹고

거실 바닥에 팽개쳐 놓은채

미친년 머리채모냥 흐트러져 있는 여행가방을

오늘은 반드시 정리하리라 마음을 다 잡으며

 

창을 열었다..

 

빗소리가 서늘하다..

 

무언가 또렷이 기억이 나지 않는 그저 마구 주물러지고 뭉뚱그려진 어린시절의 아련한 향수가 올라온다...

그냥 어릴때 들었던 빗소리..어릴때 맡았던 비 냄새..

어릴때 느꼈던 서늘한 바람...눅눅했던 여름..장마...

 

아들이 말했었다..

 

'엄마.. 나도 어릴때 선풍기가 돌아가면 거기다 대고 입 벌리고 '아~~~~~~' 했었지?'

 

'그럼..그랬지.. 너도 그랬지..' (사실 기억에 없다..우리집에 변변한 선풍기가 있었던 적이 사실 없다..)

 

'그지? 그랬겠지?'

 

'왜?'

 

'아니.. 일본 애니메에서 그런게 나왔는데 내 (미국) 친구들은 그걸 모르더라구..'

 

'여기 선풍기는 일단 그렇게 하기도 힘들고..걔넨 그런 기억이 없겠다..'

 

(미국의 선풍기는 대충 사각형으로 창틀에 세워 놓게끔 생겼다..물론 머리가 회전 되지도 않는다.)

 

둘이 같이 머리를 선풍기를 따라 돌리는 흉내를 내며 아~~~~ 한다....

 

웃는다...

 

'엄마.. 나도 여름에 대청 마루에 누워 매미 소리 듣고 그랬지?'

 

'그럼~ 너도 그런적 있을걸?'

 

'그랬지? 그런적 있겠지?'  일본이랑 한국 이랑은 비슷한 게 많아..'

 

'그치? 특히 그런 만화나 애니메에서 정서적인 부분을 다루는게 비슷하지..'

 

'미야자키 하야오!' (동시에..)

 

'미국 코믹이나 캇툰은 그런게 없지?'

 

'없어... 정서적인 부분이 없어..'

 

잠깐 이야기를 나눈다.. 미국 만화와 한국/일본 만화에 대해..

양국의 정서적인 문제에 대해..

 

아들이 선풍기를 향해 입을 벌리고 아~~~~ 소리를 내며 선풍기 머리가 회전 하는 방향대로 따라 다녀 본적이 있을까?

혹은 시원한 시골집 대청 마루에 누워 수박을 베어물고 부채질을 하며 매미 소리를 들은 적 있을까?

 

굉장히 미심쩍은 부분이다..

 

기억을 쥐어 짜내다 보면 그럼직한 순간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지만...

아들은 언젠가의 애니메 혹은 망가/만화에서 본 장면을 고스란히 자기의 기억으로 차용하고 있는듯 하다..

 

간접 체험도 체험이니까...

100% 실제 경험담만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이런식으로 잇는 끈을 만들어 준 미야자키 하야오에게도 감사...

 

 

 

 

 

ps. 이런식의 감정 기억으로 나와 연결되고 공감할수 있는 부분은 좋기도 하지만

한편 마음 아프기도 하다..

미국식 사고와 감성/ 한국식 사고와 감성 속에서 어느 한쪽에 온전히 편입되지 못하고

늘 외로와 하고 쓸쓸해하는 아들을 생각하자면...

Posted by labosque :

ㅇㅇㅇ 에서...

2012. 6. 29. 06:46 from 기억한올

# Rockford 에서...


그녀는 정확하게 45분 늦게 왔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난 1시간 반을 운전하고 갔고


아침에 아들을 학교에 내려주고 바로 출발해서

약속시간 보다 두시간 일찍 도착했다..


두시간 동안...

혹시 시간을 보낼까 하여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던

Anderson Japanese Garden 이란곳을 가보았다..


한시간 반 정도의 산책코스..

언뜻 보기에도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어보이는 곳인데..


아뿔사...

난 그녀를 만나기 위해 새로 산 웨지 힐을 신고 왔다..

앞굽 높이를 고려해도 족히 7~8 cm는 되보인다..


산책은 무리다...


거리가 환히 보이는 창가에 앉아서

28년만에 다시 보게 된 그녀를 기다리며

생각보다 그녀가 많이 늦어지자

그녀에 대한 상상을 해보았다..


얼굴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대충 현재의 모습을 알고 있다...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에 속도를 낼수 없는 곳이라

차안 운전자의 모습이 환히 보인다..


'아마도..

유러피안 차를 타고 올거야..'


'우리들 사이에선 이국적이었지만

막상 여기에선 동양적으로 보일지도 몰라...'


커다란 일본산 밴에 그녀와 비슷하게 보이는 여자가 앉아있다..

'설마? 저렇게 늙진 않았겠지?'


흠..우리 나이가 이미 중년에서 조금 더 후반으로 가고 있긴 하다..


더 많이 상상해보고 싶었지만..

상상력이 후달린다..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모양이다..


까만색 아우디가 레스토랑 조금 못 미쳐 주차를 하고

한눈에 알아볼수 있는 그녀가 내린다..


페이스북이 아니었더라면

길에서 수백번 마주쳤어도 알아보지 못했을텐데..


페이스북이 아니었더라면

조금은 더 설레임을 가지고 즐거운 상상을 이어갔을지도 모르는데..


참으로 실종되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 공항에서...


어쩌다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버렸다..

아들은 하루 종일 수업이 있고

중간 점심 시간에 점심을 같이 먹어도 

난 비행기 시간까지 5시간이 남는다..


원래 계획은 점심식사후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로비에서 시간을 좀 보내다  공항에 가는 거였는데

갑자기 떠오른 똑똑한 생각으로 공항에 일찍 가기로 한다..


프라이오리티 패스로 이용가능한 라운지에 가면

인터넷도 쓸수 있고 하니

편한 의자에 마음 편히 앉아서

드라마나 엡뎃 하면 되겠다 생각한다..


모든것이...

순조로왔다...


어제 저녁 인터넷에서 미리 확인한대로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라운지가 좀 붐비긴 했지만 

그래도 푹신한 의자에 편히 자리잡을수도 있었고


의자마다 옆에 전기 콘센트도 있어서 배터리 걱정없이

넷북을 쓸수도 있고..

무선 인터넷도 빵빵 터지고..


다 좋은듯 보였다...

드라마 창을 띄우기 전까지는...


다 좋은데...

속도가 문제였다...


왠만한 버퍼링은 참고 견디는데

도저히 견딜만한 수준이 아니다...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어거지를 부려보다가

결국 손발 다 들고

블로깅을 한다...


인생이 어디 그렇게 계획대로만 될리가 있겠는가.... ㅠ.ㅠ






Posted by labosque :

Rockford 가는 길

2012. 6. 28. 09:44 from 기억한올

어릴 때, 특별한 설레임으로 동경했던 많은 단어들중에

수평선과 지평선이 있다..


바다에 간 첫번째 기억은

국민학교 1학년때 쯤 인천에 갔었던 기억인데

그때,

아마도 부두에 갔었던 듯 하다..


인천 앞바다는,

특히 부두는,

내가 상상했던 바다와는 한참 거리가 있었다..


하얀 백사장, 파란 하늘, 에메랄드빛 물결에 하얀 포말

그리고 무엇보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았다는 수평선을 보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으로도 인천 앞바다, 그것도 부두앞에서 수평선 따위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힘들거 같다..


시커멓고 우중충한 물빛에 하얀 포말 대신 쓰레기더미와 뒤엉켜있는 거품이

잔뜩 출렁거리며 배들을 어지럽게 흩어 놓고 

수평선 언저리엔 섬들이 불쑥 불쑥 솟아나서 

우리나라가 다도해란걸 여실히 느끼게 해주었던 인천 앞바다..


바다에 대한 내 우울한 첫 경험...


수평선보다 몇배 더 강력하게 나를 매혹시켰던 건 지평선이었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수평선쯤이야 언젠가 제대로 한번 볼 기회가 올거라고

스스로 위로할 수 있지만 지평선은 수평선 따위가 감히 견줄 수 없는 

이국적인 품격이 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평원..

그렇게 하도 평평해서 땅과 하늘이 맞닿은 곳이 360도로 동그랗게 보인다는 지평선...

내 생전에 과연 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국토의 70%가 산으로 이루어진 곳에서 태어난 어린 소녀는

동경을 키웠다..


확실히, 동경을 키우고 살찌우는 양육자는 아이러니컬 하게도 결핍이다..


시카고의 첫인상은 평평하다...

땅이 넓고 평평하다보니 시카고라는 도시는 건물이 번듯 번듯하다..


장중하고 거대한 건물이 반듯하게 자리잡고 있다..

토대로 부터 탄탄한 느낌..


그 육중함이 뉴욕과는 사뭇 다르다..


핸콕타워 전망대에서 시 전체를 조망해보면

바다처럼 넓디 넓은 호숫가에 저 멀리까지 작은 구릉 하나 안보이는 평평한 땅위에

도시가 불쑥 솟아 오른걸 볼수 있다..


중부는 전반적으로 이렇게 평평한듯 싶다..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동부에서 결코 볼수 없었던 수많은 prairie 들..


대신 mount/ mountain 이란 지명은 도로표지판에서 아예 실종이다..


사실 10년도 더 전에 LA에서 Las Vegas로 여행을 가면서

완전했던 지평선은 아니고 지평선 비슷한 느낌의 지형을 본 이후로

지평선에 대한 갈구는 접어두었었던 듯 하다..


그때도 완전한 지평선은 아니고

360도로 이런 지형이 펼쳐진다면 그게 바로 지평선일꺼야..쯤의 느낌이었는데


흙먼지 날리는 건조하고 마른 땅이 계속 되면서

어딘가는 구릉도 있고 언덕도 있지만 


또 다른 방향으론 하늘과 맞닿은 대지도 보이니까..

완벽하진 않지만 뭐 대략 이정도로 만족해주지...뭐 그런 정도의 타협이었달까..


아무튼..

그후로 오랫동안 지평선에 대한 생각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락포드 가는 길에 서쪽으로 길게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며

주변을 돌아보자니...

참...

평평하다...


푸른 초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어도 나무들도 서 있고 집들도 보이고 해서

지평선이란 단어를 쉽게 떠올리진 못했는데


문득 시간을 과거로 보내어 

고속도로도 걷어내고 집도 걷어내고 나무도 걷어내면 

바로 이곳에서 예전 사람들은 360도 동그랗게 땅과 맞닿은 하늘을 보지 않았을까 싶다..


완만하게 수평을 살짝 벗어난 지형은 있어도

삐죽하니 솟은것은 작은 언덕 하나도 안보인다..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것들은 나무들이다..


갑자기 지평선이 그립다..

어렸을 때 영화에서 본것 같은 느낌의

360도 뺑 돌아봐도 흙먼지 풀풀 날리는 메마르고 건조한 

끝없이 펼쳐진 평평한 땅..


그런 곳은 과연 어디일까?

아직까지 있기나 한걸까?













Posted by labosque :

담배에 대하여..

2012. 6. 10. 16:16 from 생각꼬리

#차용

 

어제는 아주 우연히 인터넷에서 이 화면 저 화면 넘기다가 단편 영화를 하나 보게 되었다..

여행에 대한 30분짜리, 그냥 실소가 나오는 귀엽고 신선한, 젊고 단편 영화스러웠던 영화..

 

그 영화에서  내 인생에 차용해보고 싶은 아이디어들을 마음에 슬몃 새겨본다..

첫번째는 역시 혼자 여행가기..

 

영화에서처럼 경주를 가봐도 좋을거 같지만

사실 영화에서도 장소가 중요한건 전혀 아니었으니

아무 데라도 마음 내키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

 

방점이 찍히는 부분은 '혼자' 라는 것...

 

두번째 장면은 바닷가에서 담배태우기..

바닷가에서 모래톱에 혼자 앉아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저것도 괜찮겠구나'..'해보고 싶네'..

 

...싶다...

 

# 흡연의 역사

 

몇년 전 부터 난 흡연자가 되었다..

 

내 인생에서 흡연의 역사를 되새겨 보자면

대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담배를 피워보았다..

 

그때 사당동에서 같은과 형들과 작업실을 같이 했었는데

졸업전 준비할땐 집에 못들어 가는 날도 많았다..

 

형들은 근처에 하숙을 하고 있어서 작업실에선 주로 나 혼자 밤샘을 하곤 했는데

그때 담배를 한갑 샀었다

 

우리과야 여학생들도 교수님 선배형들 동기 남학생들이랑 강의실에서 스스럼없이 맞담배질을 하는 분위기라

적어도 같은 과내에서 담배 피우는게 흉은 아니었는데

 

같이 다니는 무리들은 이상하게도 다 국정 교과서 같은 친구들이었고

일탈에 대한 눈꼽만큼의 호기심도 표현 안하던 부류였다..

 

그래서 나도 내 발산을 못했던거 같다..

내가 개성이 그다지 강한 성격도 아니었고

같은 무리중에 내 기질을 꺼내주고 발전 시켜줄 친구가 한명도 없었으니까..

오히려 아무 의심없이 억누르기 바빳달까...

 

워낙 참하고 조신하고 얌전한 이미지안에 갇혀 있던지라...

 

어쨋든..

어느 날 궁금했던 담배맛을 알기 위해

담배를 한갑 샀고

빈 작업실에서 혼자 한대를 피우고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지러워서 소파에 누워 잤다..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입 담배는 피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그렇게 서너개피 피워보고 도저히 그 어지러움증을 극복 못해서

그 담배는 결국 같이 작업실하던 동기의 손에 떨어지고 말았다..

 

더 이상은 사실 바라지도 않았고

그렇게 소소하게 호기심을 충족해본것으로 만족했었다..

 

7~8년전 쯤부터 술자리에서 한두개피씩 담배를 얻어 피우기 시작했는데

조금씩 늘더니 이젠 한달에 반갑에서 한갑 분량은 피우는 거 같다..

 

아직도 흡연자들이 들으면 웃을 이야기지만

한갑 분량으로 늘어난 이후로는 은근히 걱정도 한다..

 

심지어 줄여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 처음

 

작년 가을

갤러리 식구들과 미천골에 단풍 구경을 갔었다..

 

미천골 안의 아늑하고 깨끗했던 펜션과 이런 저런 여행길의 에피소드들이 즐거웠지만

나를 유독 기쁘게 했던 첫 경험이 있다..

 

그건 바로 '모닝 담배'

아침 일찍 눈을 뜨고 베란다 창을 열고 나가자 설악산의 그 차고 푸른 공기가

폐안으로 숨막히게 밀려 들었는데

그 와중에 번뜩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이

 

흡연자들이 눈뜨고 가장 먼저 한다는 모닝 담배...

 

나도 얼른 담배를 가져다가 불을 붙혔다..

차고 맑은 담배연기..

 

내가 피워봤던 가장 맛있었던 담배..

이 나이에도 해볼수 있는 처음이 있어서 무한히 기뻣던 순간...

 

# 금연?

 

담배로 내가 해볼수 있는 새로운 일들 중 금연이 남아있을거 같은데...

아직 그러고 싶은 생각은 없다..

 

흡연자가 된지 이제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더구나 한달 한갑 정도의 캐주얼 스모커인데

흡연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사회분위기가 참...

 

때로 건강 염려증이 발동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사회적 비호감의 시선과 약간의 건강 손실은

가끔 술자리에서 태우는 담배가 나를 마치 자유로운 영혼인듯 착각하게 만들어주는데 대해

내가 지불해야 할 약간의 댓가 일수도 있다..

 

내 허영을 만족시키기 위해 그 정도의 댓가는 치뤄야한다..

세상엔 공짜가 없으니까...

 

쨋든 이러한 이유로 나는 당분간 금연을 제외한 다른 새로운 일들을 해보고 싶다..

담배를 통하여...

마음속 저울의 눈금을 한달에 한갑이라고 맞춰놓고...

 

 

 

 

 

 

 

 

 

Posted by labosque :

돈의 맛

2012. 5. 28. 20:02 from 생각꼬리

# 임상수 감독의 신작...'돈의 맛'

 

지나치게 설명적이고 작위적인 부분들이 있지만

대충은 그럴듯하게 고개를 끄덕거릴만하다...

 

칸에 갔다고 하는데...

전 세계 사람들 앞에서 한국 사회의 조야한 천박함이 우스꽝스럽게 드러날텐데...

 

걱정되진 않는다...

 

# 20년도 더 전에..

처음 미국에 갔을때..

시에서 운영하는 외국인들 대상으로 공짜로 영어를 가르쳐주는 시설에 다닌적이 있다..

 

학생들은 대부분 외국 유학생의 와이프들...

아시아권...

중국, 대만, 일본, 우리나라...

 

어느날 무슨 이야기 끝에 각자의 나라의 정치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들이 잠깐 오가고..

뇌물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오가고..

 

내가 갑자기 입을 열어 ' My country's X-President ...'라고 하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 말하려고 했는데...

그 순간, 수치심이 확 물려왔었다..

 

일본아이들은 자기네는 아주 청렴하고 그런일 없다는 얼굴이고

대만아이도 뇌물, 이런 말은 처음 듣는다는 표정이고..

심지어 중국 아이들조차 시치미를 떼고 있는데

 

내가 전두환 이야기를 하는건 참...

누워서 침뱉기구나....

 

가뜩이나...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한국이 어디냐가 기본이고

그나마 좀 안다는 사람조차

남한이냐 북한이냐...묻던 시절이었다...

 

선생님이 눈을 빛내며 이야기를 재촉했지만...

내 낮은 자존감으로는 차마 부끄러워서 뒷 이야기를 이을수 없어서..

그냥 대충...마무리 지을수 밖에 없었다...

뭐...영어도 딸렸고...

 

# 이렇게..

내가 민족주의자는 아니지만...

타 민족과 같이 있을때 내 나라와 내 민족의 흠을 잡을 수가 없다..

내가 속해 있는 공동체니까..

 

내 나라의 치부를 드러내서 나를 차별화 시킨다고

내가 그들이 되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내 속에 뿌리가 깊은걸 보면...

민족주의자 였는지도 모르겠다...

 

# 어쩌면...

그건 내가 민족주의자 였는가 아닌가에 대한 문제라기보다..

내가 어떠한 유형의 사람인가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자신의 약점이나 치부를 객관화하고 공개적으로 인정할수 있는 사람인가? 그렇지 않은가?

 

# 지금...

이 영화가 우리사회의 부조리함과 병폐를 우스꽝스럽게 까발리는데 지지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비롯된걸까?

 

우리나라의 경제적, 문화적위상이 20년전과 달라져서 민족적 자존감과 자부심이 생겨난걸까?

틀림없이 그럴것이다..

 

또 영화속에서도 나오듯 소위 선진사회라고 불리는 곳들조차..

돈과 권력과 욕망앞에서 인간은 어찌나 비숫하게 행동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 이후로..

 

3등국민으로서의 열등감 비슷한걸 조금은 극복하게 되어서 인걸까?

그것도 그럴것이다..

 

# 결국은 내안의 열등감의 극복과 자존감의 회복에 관한 문제인건가?

그게 개인적인 차원이든 공동체적인 차원이든...

 

# 영화를 보고나면...

결코 돈 많은게 부럽지 않다...

돈의 쓰고 더러운 맛을 느끼게 해주니까..

 

중산층 소시민으로 살면서

남의 눈에 피 눈물 안빼고

소박하고 소소한 것에 행복해하며

나쁘고 더러운 짓 안하고 살아도 되는데 대해

안도감과 자족감을 느끼게 해준다...

 

# 그냥 그렇게 그들과 분리하고 자족하며..

이해할수 없는 강 저편의 사람들을 손가락질하는것으로 끝나면 되는 일인건가?

 

# 끝없는 탐욕과 욕망에 분노한다...

그렇지만...왜?

내가 가질수 없는 신포도라서?

 

# 내가 그들이라면 다를까?

다르다면 어떻게 얼마나 다를까?

 

# 생각이 자꾸만 튀어서 곁가지를 친다..

결론도 없이 무수한 질문들만 남긴다..

 

 

 

* 포스팅을 마치고 칸 입상 실패에 대한 비난조의 기사들을 보았는데

다른 말이 필요없다..

솔직히 이 영화는 예술성이 전~혀 없다..

성찰도 없고 깊은 사색이 요구되지도 않는다..

칸에 어울리는 영화는 아니라는 느낌..

칸의 수상실패는 논쟁거리도 아니다..

 

그냥 사회적 시사점이 강한, 편향된 시각을 가진 오락 영화 정도...

그렇지만 누구나 다 한번쯤 관심 갖어줬으면 하는 영화..

 

그냥 우리 사회를 위해서..

조금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

그리고 조금 더 나은 사회적 동물로서의 나를 위해서...

 

그냥 조금쯤은 수치를 아는 인간이 되길 바래서...

 

 

 

 

 

 

 

 

 

 

 

 

 

 

 

Posted by labosque :

일탈에의 동경

2012. 5. 18. 04:30 from 기억한올

'나를 키운건 구할이 교양이다..'라고 한 블로그의 주인장이 말했지..

범생이 무리속에 있을때 가장 편안하다는 그 주인장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또 누군가는 '지랄 총량의 법칙'이란 말을 했어...

평생 할 지랄의 양은 정해져 있는데 남들 다 하는 시기에 설사 그걸 못한다해도

언젠가는 결국 자기의 지랄을 다 하고야 만다고...

 

내 안에는 섬세하고 작은 --- 소심한 저울이 하나 있는거 같아서..

나는 나름 저지른다고 저질러도 사실은 다 스스로 감당 가능한지 세밀하게 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충동, 즉흥, 일탈, 비일상...

이런 단어들만으로도 가슴이 뛰지만...

그냥 가슴만 뛰는거지...

 

아무 대책없이...뒷감당에 대한 계산없이...

그저 순수하게 내키는대로 저질러 본 일이 있는가?

 

그냥 저지르기엔 내 피가 너무 파랗지...

 

가장 뜨거워야 할 시기에 범생이로 살다보니

늘 언제나 항상...

뒤늦게라도 뭔가 저지를 준비는 되어 있지만...

 

내 안에 작은 저울이 시키는대로..

딱 평화로울 만큼만...

 

오늘은..아니 어제는...

대전으로 공연을 보러 갔다 왔어...

 

우연히 알게 된 여가수의 목소리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마침 내한 공연을 한다는데

서울은 이미 매진이고...

 

같이 해준 친구가 있어서 그나마 가능했지...

 

누군가...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낚시대 한번 던져줘...

 

제가 낚여드리지요...

 

....단...가능하다면.....

 

 

 

나도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이다...'

라고 말하고 싶다오...

 

 

 

 

 

 

Rachael Yamagata

 

 

 

 

 

Be Be Your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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