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여행기'에 해당되는 글 15건

  1. 2014.01.29 1월의 여행[가고시마 2]
  2. 2014.01.27 1월의 여행 [가고시마] 2
  3. 2013.10.06 여행 메모2
  4. 2013.10.06 여행 메모1 2
  5. 2013.07.23 패맛단 제주도 여행 2 4
  6. 2013.07.23 패맛단 제주도 여행 1 4
  7. 2013.07.09 New York 2 2
  8. 2013.07.08 New York 1 2
  9. 2013.07.06 Cloisters 2
  10. 2013.07.04 Pride Parade 4

  • 기리시마 신궁과 일본식 혼례 행렬



에비노 고원이라는 곳에서 딱 점심만 먹고 차로 김이 펄펄나는 산 이쪽 저쪽을 둘러 둘러 내려오다가 기리시마 신궁이란  곳에 들렀다.. 이곳은 일본 건국신화인 아마테라스와 관계가 있는 곳(정확히는 아마테라스의 손자인 니니기노 미코토를 모신 곳)으로 화산 폭발때문에 수차례 소실 되었음에도 짓고 또 짓고 한 신사란다..(그만큼 중요하게 여겨졌던 모양..)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곳..잠깐 둘러볼 셈으로 들렀는데 우리와 비슷하게 도착한 미니버스에서 갖추어입은 신랑신부와 하객들이 줄줄이 내린다.. 일부러 따라가진 않았다.. 다만 그들이 멈출때 우리도 잠시 멈추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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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말을 해주지도 않고 누구에게 물어본적도 없으니 그저 짐작으로 소설을 쓸 뿐이지만.. 느낌은 혼례를 신사에서 치른다는 건 아니고 혼례를 마치고 신사에 고하러 온 느낌? 신들께 신고하고 신들의 축복도 받고 뭐 그런거...누가 일본 문화에 대해 잘 알면 설명 좀 해주길.. 암튼 그렇게 앞 마당 쯤에서 기념 촬영을 한 후 다시 줄 지어 (2열 종대의 느낌으로..) 안으로 안으로...그런데 마침 그들이 가는 방향이 또 우리 방향과 비슷했다...절대 따라가거나 한건 아니다..(사실 좀 뛰어서 쫓은 구간도 없다고 말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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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마당(이렇게 부르는게 맞을거 같진 않지만 아무튼..) 오른편에 있는 샘(?)에서 물을 떠서 손을 씻고 혹은 사람에 따라서 입도 헹구고.. 신사 본채에 가서 동전을 던지고 기도를 한다..뭐...남들 하는거 보고 나도 비슷하게 따라했다.. 성당이든 절이든..어디든 가서 비는건 뭐 다 한다.. 혼례 행렬이 향했던 곳은 신악전(? 그새 기억이 가물가물한데..)..여기엔 전통 복장을 한 사람들이 안에서 뭔가 이런 저런 일들을 해주는 듯 한데 느낌상 부적 같은거 해주고 제례같은 거 해주고 할 거 같다.아님 말고다.

신랑 신부도 창앞에 서서 엄숙하고 경건하게 뭔가 주고 받고(귀금속 상자 같은 걸 받고 봉투 같은걸 주었는데)했는데 창안에 있는 동자가 신부로 부터 봉투를 받길래 뭐 사주같은거 적은 종이인가? 상상하고 있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뒤로 돌더니 돈을 세어본다.. 사례금이었다.. 역시 계산은 정확한게 좋다.. 심각하고 진지하게 바라보다가 김은 좀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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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마당 한쪽 편에 있는 700년 된 삼나무 사진을  한 번 찍어주고.. 휘 둘러보고 나오다가 한쪽 벽에 촘촘히 매어놓은 운세지를 보니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일본 만화책에서 보면 정월에 기모노 입고 신사 참배를 가서 운세를 뽑는다는거... 늘 해보고 싶던 일이다..어디에서 운세지를 뽑을수 있나하고 보니 만화책에서 처럼 긴 통에서 뽑는건 아니고 마당 한복판에 무인판매대가 있다.. 만화책에서처럼 스릴은 없다..뭐...혼자 동전 집어넣고 혼자 여러개중 하나 고르면 되는거라서.. 여러가지 항목이 있는데 나와 남편은 행복 섹션에서 뽑고 고등학생 조카는 연인 섹션에서 뽑겠단다... 하하...짜식...

남편은 말길(末吉)/나는 소길(小吉), 조카는 손에 들고 뛰어간다..할머니께 읽어달라겠다고... 뭐 우리도 신세를 져야할듯.. 읽을 수 있는 글자는 딱 그 두 글자 뿐이니까... '흉(凶)'이 안나와서 다행이다...






버스안에서 시어머니는 말 안듣는 손자에게 운세지를 읽어주신다.. '규칙적으로 생활하지 않으면 파멸하게 될것이고...' 말들이 장난이 아니다..무시무시하다.. 심통난 조카는 '정말이예요? 진짜 그렇게 씌여있어요? 할머니가 만들어 내는거 아니예요?' 뭐 할머니가 딱 하고 싶은 말들이긴 한데 할머니가 그 자리에서 그걸 그렇게 꾸며댈 정도로 순발력이 있진 않다... 이 신사... 꽤 신기가 있나보다...다들 웃느라고 의자에서 떨어질 뻔 한다.. 운세지란게 그렇게 좋기만 하지 않고 경계가 되는 말들이 오히려 더 많이 씌여있다고 한다..말길인 우리 남편이 시어머니께 해독을 부탁한 후 한 말이다... 말길이 그정도 이니 '흉'은 어떨지...그래서 안 좋은 운세지를 뽑으면 신사에다가 비끄러매두고 온다고 한다.. 잔뜩 매어진 운세지들은 온갖 불운.. 슬프게 끝날 연애..이루지 못할 짝사랑들을 구제할  동아줄인 셈이다.. 



  • 각과 선의 나라 (일본에 대한 잡상)

일본엔 몇차례나 와보았지만 어디를 가도 느낌은 한결 같다.. 깨끗하다..
(일본이 사라진다고 하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갖는 미움과는 별개로 아쉽다.. 일본 사람들이 참 불쌍하다는 이야기는 이번 여행중에도 몇 차례나 내입에서 절로 나왔다..)
늘 느끼는 깨끗함이지만 이번엔 유독히 선과 각이 더 눈에 띈다.. 건물들 도시들이 마치 건축모형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반듯반듯하다... 반듯하다...비현실적일 정도로 반듯하다.. 마치 박원순 시장이 된 기분으로 더 꼼꼼히 반듯함을 살핀다.. 모든 보도블럭들.. 펜스들.. 벽들..기둥들.. 모든 것들이 다 지나치게 고르고 반듯하고 각이 살아있다.. 지나치게...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라면 이럴수 없어..싶을 정도로...곡선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전체가 다 자대고 그린 선들이란 느낌.. 곡선도 물론 정교한 알(R)자의 산물로 보여진다..도시 전체에 선 적인 느낌이 아주 강하다.. 모든 각들은 다 맞추어져 있다... 뭐 그렇다.. 가령 200개의 판넬로 이루어진 펜스가 있다면 그 200개가 정확하게 자대고 그은 선으로 반듯하게 서 있다..2만개의 블럭으로 이루어진 보도가 있다면 그 2만개가 단 한개도 튀어나오거나 삐뚤어지지 않았다.. 경사진 곳의 블럭들까지도 완만한 경사면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서로 몸을 촘촘히 뉘어 완벽한 한 면의 구성체로 붙어 있다..근데 그게...전 도시에 그렇게 뒤덮여 있다...2만개 정도가 아니라..

아이들중에도 그림을 그릴때 자 없이는 안 그리는 아이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아이들을 조금 유심히 살펴 메모를 해 놓는다.. 자 대고 그리는 게 무조건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강박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있다..일본인들은 확실히..강박적이다..일본인들의 단정한 미감 역시..강박적인 미감이다... 기능적이고 효율적이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강박...

강박은 아무래도 불안과 연관이 있다..흐트러져 있음을 못참으니까 자꾸 줄 맞추고 각을 세우는 거고.. 흐트러진 채로 두면 불안한거다.. 일본인은 불안하다.. 전 국민이 다..

자연환경과 연관이 있을듯 하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으로 둘러싸인 척박한 환경'이라고 사회시간에 배운대로 알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ESL 수업시간에 일본친구들도 똑같이..우리가 배운것과 거의 비슷하게 자기네 국가 소개를 하는 걸 보고 살짝 놀랐던 적이 있다.. 그들도 국토의 2/3가 산이라고..그래서 자원이 별로 없고 인구밀도가 높다고 그렇게 말한다..그래도 그때는 '우리보다 땅도 몇배나 넓으면서 죽는 소리는.'.하고 생각했는데 일본의 온천지대들을 구경다니면서 마음이 조금 바뀌었다.. 

일본의 자연 환경은 우리보다 더 가혹했을 거 같다..그건 자원의 문제가 아니다.. 안정성의 문제이다..
일본의 산하는 일본인들을 자애롭고 푸근한 어미로 품어주지 않았을 거 같다.. 무서운 여신으로 변덕스러운 여왕으로 일본인들에게 군림하며 굴종을 요구했으리라..1년에 500차례의 화산 폭발..수백차례의 지진...무서운 어미이다..그래서 일본인들은 수도 없이 맞닥뜨리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조금의 일탈도 비효율성도 용납할 수 없이 리더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어야 했을 것이다..그래야 살아남았을 것이다..그렇게 살아남은 감각이 강박으로 이어지고 그 강박이 모든 것들에 깔려있다..뭐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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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1월 24일 ~ 1월 26일 (2박 3일)

어디: 일본 가고시마

누구와: 시댁식구들


  • 시로야마 관광호텔(shiroyama kanko hotel)


가고시마 시내에 산이 하나 있는데 서울의 남산 쯤 되나보다..

그럼 이 호텔은 하얏트 쯤 되나보다..(천황이 가고시마에 올 때 묵는 호텔이라고 한다.. 물론 호텔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임페리얼 스위트 룸에.. 돈 있어도  아무나 빌릴수 없는 방이라고 한다..)


맑은 날이면 멀리 사쿠라지마까지 보이는 노천 온천이 참 좋았다..

목욕탕이라 사진은 찍을 수 없었지만 밤에 보이는 전망은 대충 이런 느낌?





호텔엔 내국인 여행자가 참 많았는데 아마도 이 호텔이 요래 요래 예쁘게 꾸며놓아서 데이트 하는 커플들, 결혼 하는 커플들.. 

또 유명한 온천, 맛있다고 소문 난 식당 등으로 인기가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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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쿠라지마 활화산

워낙 화산과 온천이 많은 일본이라 새삼 놀라울 것도 없긴 하지만 뭐 어쨋거나 살아있는 펄펄 끓는...(뭐 들여다 본건 아니지만..)
작년에만도 500회 폭발한 사쿠라지마는 그래서 온통 화산재 때문에 회색이다..(작년 8월엔 높이 5000m 상공까지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한다...)







  • 2박 3일 동안...주로 먹었다.. 엄청나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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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세키 요리>


호텔에 식당이 여러개... 아침과 저녁은 호텔에서 먹었는데 흠...맛있었다...

가이세키 요리를 전에도 몇번 먹어 봤지만 특히 맛있었던 기억..어느새 그 맛은 하나도 기억안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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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요리>


일본에서 중국요리를, 그것도 코스로 먹어본 건 처음인데 맛있었다..

우리나라나 중국처럼 큰 접시에 나오면 각자 개인 접시에 덜어먹는게 아니라 

미리 개인당 화려하게 세팅되어서 나온다는 점이 일본풍..





<점심으로 먹은 소고기 구이>


'나 혼자 산다'를 위해 꼭 필요할 거 같은 1인용 그릇들이 정말 많았다..

일본은 식생활 면에선 완전 서구화.. 

같은 찌개에 수저를 푹푹 담그는 우리 문화는 정말 이해 받기 힘들듯..

심지어 같은 불판에서 고기를 구워먹지도 않는다..

가이세키 요리 먹을 때는 호텔이니까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냥 일반 식당도 그렇다..

모든 음식이 개인 쟁반에 받쳐 나오니 반찬도 '딱 니 것만 먹어라..' 다...









  • 심수관 도예관

호텔 상점 들을 구경하다가 사쓰마도자기(satsuma ware)라는 게 심수관 도자기 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얻어들은 가락이 있어서 심수관이 임진왜란때 끌려간 조선 도공의 집안이란 걸 바로 알아차렸고 방에 올라와서 폭풍 검색..

정확하게는 정유재란때 일본에 끌려간 80여명 가운데 한 명이다..
처음 끌려갔던 분의 함자는 심 당길.. 그러다가 11대부터 계속 심수관이라는 습명을 쓴다..
즉 11대 심수관 12대 심수관...뭐 이렇게..
현재는 15대 심수관이다..일종의 브랜드 네임인 셈이다..

15대 심수관은 현재 50대 중반..와세다 대학을 나온 재원이다..
어릴때부터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불피우는 것 부터 배웠지만 가업을 잇기 싫어 한때 방황도 했다..
대학 졸업 후 마음을 잡고 도예학교, 이태리 유학, 한국 이천에 와서 장 담는 항아리(독)까지 배워갔다고 한다..
일본 이름이 있긴 하나 서류상의 이름일 뿐으로 평생 심수관으로 불린다..
심수관 가는 장자전승으로 대를 잇는데 여태까지는 운이 좋아서 아들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고..

급하게 일정을 변경하여 심수관가를 찾아갔다..
미야마(美山)이라는 곳이다..
작은 마을이 전부 도자기와 관련된 마을인데 충분히 돌아보지 못했다..
나중에 다시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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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osque :

여행 메모2

2013. 10. 6. 00:33 from 제멋대로 여행기

# 10월 3일~4일

남편 지인 다섯 부부(우리 포함 총 10인)


아침 7시 비행기로 제주도

아침미소 목장에서 치즈 만들기 체험

아침식사

효소카페 들렸다가 점심식사(보리밥과 고등어 구이)

점심식사후 고구마 밭으로 (고구마 캐기 체험)

함덕해수욕장

따래비오름 등정

제주 돼지고기 집에서 식사

숙소(나인 브릿지)


# 아침식사후 알프스 승마장에서 승마체험

백도라지 농장 한기림jk

매운 칼국수 점심식사

함덕해수욕장

월정리 고래가 될

다음 사옥 방문

용두암 용출 회집 저녁식사

밤 10시 비행기로 귀가




Posted by labosque :

여행 메모1

2013. 10. 6. 00:23 from 제멋대로 여행기

# 9월 28일~29일

덕산 리솜 스파캐슬 리조트

언니, 나, 동생네 세식구


# 예산 덕숭산 수덕사 앞에서 점심(산채정식)

수덕사

수덕여관에서 유명종 샘 만남


#  리솜리조트 체크인

스파캐슬에서 약간의 물놀이


# 담날

서산 해미읍성

개심사

당진 한진항에서 점심(꽃게찜과 꽃게탕)

행담도 휴게소

Posted by labosque :

# 남편이 택시기사의 제보로 얻어온 고급 정보에 따라 토요일 아침에 갔던 곳은 '섭지해녀의 집'

숙소에서 걸어도 10분 거리..


이곳 섭지 해녀의 집에서 유명한 건 '갱이죽'

갱이는 작은 바닷게라고 한다..

갱이죽은 그 게 들을 껍질까지 곱게 갈아 쑨죽..

키토산 덩어리 일듯하니 건강엔 좋을 듯..


맛은... 흠..내겐 너무 진했다...

전복죽도 사실... 나는 해녀의 집 전복죽 보다 일반 음식점의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많이 나는.. 그런 전복죽이 더 맛있다..

어쨋거나 한번쯤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있다..


# 남편이 얻어 온 고급 정보 때문에 일정표 짜기가 녹록치 않았는데

숙소에서 거의 한시간 쯤 걸리는 서귀포까지 굳이 굳이 찾아가서 먹었던 갈치조림..

이 집의 특징은 일단 갈치가 제주도산 생물이라는 거..

그걸 어떻게 아는가 하면 냉동 시켰던 수입 갈치는 보통 염장을 하기 때문에 짜고

해동을 하고나면 살이 퍼석한데 비해

생물 갈치는 살에 간이 안 배어 양념은 양념대로 따로 놀고 갈치살은 싱겁고

연하여 입에서 살살 녹는단다..


흠... 퍼석한 갈치살의 느낌이 뭔지 아니까..(느낌 아니까~)

이건 또 맞는 말 같다..

또 전에 관광지에서 먹었던 갈치조림의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양념이 매우 맵고 짜고 한마디로 맛이 없.었.는.데.

이 곳은 양념의 맛이 적절하고 생선과 잘 어우러져 나쁘지 않았다..

그렇긴 한데..왕복 2시간 운전의 가치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쨋거나..남편에게는 엄청 맛있었던 걸로~


# 남편에게는 택시 운전사 고급 정보외에도 기업체 지인(제주도 지사 근무) 고급정보도 있었는데

이 분들도 역시나 괜찮은 식당과 카페와 추천 여행지를 프린트까지 해서 주셨기에

마냥 무시할 수 만은 없었다..

그중 한 곳이 아일랜드 조르바라는 카페..


이곳은 월정리 라는 바닷가에 있었는데

원래의 카페는 어디론가 자리를 옮기고 그곳은 '고래가 될..'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렇지만 '고래가 될..'의 분위기는 아마도 예전의 조르바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

너무 멋졌다..

비록 빈티지 스타일을 참을 수 없어하는 까도남 내 동생은 어디에 앉자야 할지 몰라서 살짝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하얀 흑벽, 파도에 떠밀려 온 것 같은 가구들과 장식품들, 레게풍의 음악,

남태평양 섬주민 같은 젊은 청년들과 처자들...

괜히 자유로와지는 내 영혼..


커피도..참...맛났다..


그리고 월정리는 우리가족 모두의 일치된 의견으로 제주 최고의 바닷가로 뽑혔다..

누구에게나 가슴에 품고 있는 바다 하나 씩은 있잖아..

.....그리고 월정리가 우리 바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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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 운전사 고급 정보와 기업체 지인 정보가 일정을 점점 방해해 오기 시작하여 활용하기 시작한 인터넷..

그 덕에 가게 되었던 김영갑 갤러리 맞은 편 카페 오름..

주인장이 일본에서 요리 공부를 했다는 거 같은 알 수 없는 내용의 액자들이 즐비하고

메뉴는 비록 단촐하지만 흑돼지 돈까스와 샐러드의 맛이 탁월했다..


건물도 예쁘고 분위기도 좋고..

김영갑 갤러리를 구경하고 한번쯤 들러서 시간이 맞다면 밥을 먹어도 좋고

아님 그냥 차라도 한잔...

허니브래드도 아주 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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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미에 있는 '서연의 집'

이곳은 건축학 개론 촬영지..

영화에서 본대로..아니 영화와는 조금 다르게 수리되어 카페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나이에도 찾아가보고 싶은 영화촬영지라는 게 있구나 싶어서 좋았다..

너무 예뻣던 영화 '건축학 개론'


서연의 집 옆집을 사고 싶다 뭐 이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서연의 집 앞 바닷가는 우울한 바다라는 거..

바다가 접촉할 수 있는 바다가 아니고 관상하는 바다라서 결국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거다..

보름달이라도 뜨면 (마침 보름달이 하얗게 떠올라 와 있었다..)철썩 철썩 파도치는 바다가

'들어와~~ 들어와~~' 부를지도 모르고

날씨라도 흐린 날이면 그 바람과 그 파도와 그 우울을 견디기 힘들어질거다..라고 하며

바다는 역시 월정리의 놀 수 있는 바다, 즐길 수 있는 바다가 최고야~라는 결론으로..

아무도 돈이 없어서 서연의 집 옆 집을 못 사는 건 아니다..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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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헛소문에 멍 잡은 경우 '키친 애월'

안 친한 친구에게 꼭 추천해줘야 할..(안 친한 정도가 아니라 싫어하는 사람) 두가지 장소가 생겼는데

하나는 신양해변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이 키친 애월..

유명한 셰프가 내려와서 하는 곳이고 이효리가 별장 짓는 다는 곳이 마침 애월이라서

멀고 먼 길을 일부러 찾아갔던 키친 애월..

네비가 가르쳐준 곳은 커핀 그루나루가 들어서 있고 아직도 공사중이었는데 일단..

뷰는 정말 훌륭했다..


다시 블로그들을 뒤져서 주소를 찍고 찾아간 키친 애월..

도저히 이곳이 추천이 자자하고 명성이 자자했던 곳이라 믿을 수 없어서 다시 폭풍 검색질..

아마도 먼저 있던 곳에서 자리를 옮긴 듯하다..

간단한 주문에도 이리 쩔쩔 저리 쩔쩔 매시다가 30여분만에 나온 음식 역시...

자리를 옮길 때 셰프도 그만 두셨나보다...


안 친한 (사실은 싫어하는) 친구에게 추천하고 친구가 다녀와서 불평하면

'어머 그집 이사 갔구나..전엔 훌륭했는데..'하며 

마치 커핀 그루나루 자리에 있을 때 방문했던 척 하자 했다..

동생 회사에 따라쟁이가 있다고 해서...


신양 해변은 섭지코지 바로 앞에 있는..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인데 제주도의 하고 많은 해변들중에서 

하필 바다냄새가 심하게 난다..

아마도 거의 틀림없이 만의 형태로 바다가 가두어졌기 때문인듯 한데

그래서인지 해조류도 많고 우리가 바다냄새라고 알고 있는 그 비린내...

냄새 나지 않는 바닷가도 있다는 건 하와이에서 알게 되었지만 제주도의 많은 바닷가들도

그닥 냄새가 나지 않는데 왜 동해의 그 많은 바닷가는 냄새가 날까? 궁금해하며

우린 절대 이용하지 않을 신양해변을 안 친한 친구에게 추천해 주기로 한다..


# 맛도 별로이고 양도 작았던 키친 애월

그래서 블로그에서 봐두었던 태희버거로 고고씽..

월정리와 으뜸 버금을 다툰다는 곽지해변을 보고 싶었던 참이다..


월정리에선 물놀이를 했지만 곽지해변에선 서울 오는 날이라 물놀이할 여유는 없고..

그냥 발만 담갔다..


월정리와 비교하자면

월정리..아주 고운 흰 모래

곽지..검은 돌 해변과 흰 모래 해변


월정리 해변.. 매우 작고 그래서인지 정식 해변이 아님..

따라서 샤워시설등의 공용시설 없고 월정리 청년계에서 운영하는 파라솔, 튜브 대여 가능..샤워는 근처 민박에서..

곽지..월정리보다 몇배 큰 해변. 주차장, 샤워시설, 파라솔 대여 등 잘 되어 있음..


월정리.. 도로 주변에 카페등이 있고 해변이 도로에서 매우 가까움..

이국적인 느낌과 젊은 느낌..

사람 없고 한적..한마디로 천국..너무 좋음..


곽지.. 도로 주변에 주차장..공원등 조성되어 있고 

마을 입구 있으나 음식점 카페등의 상업지구 조성이 안 되어 있음..

해수욕장은  넓고 좋지만 분위기..없음.. 그냥 해수욕장...


결론..우리 가족 마음 속의 바닷가는..

월정리...


참참..태희버거..

곽지 해변 거의 유일의 서구적 시설인 태희버거는 정말 훌륭한 맛이었다..

흠..이걸 월정리에 가져다 놓고 싶다...




곽지 수퍼 옆 카페 태희

곽지 슈퍼 옆의 Cafe Tae Hee

셰프님 성함이 김태희란다..

근데 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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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여행을 너무 많이 다니나보다..

아님 포스팅을 바로 바로 안하는 게 문제 인건지..

미국 여행 사진 정리도 못했는데 제주도 여행 후기를 남겨야 한다...

완전 밀렸다...


# 사실... 굳이 뭐 포스팅을 해야할 이유는 딱히 없긴하다..

사진을 많이 찍은 것도 아니고..

그냥 내 기억을 위해서..

흩어지기 전에 끄적 끄적...


# 7월 19일(금) ~ 7월 22일(월)

언니, 나, 동생, 동생 딸 오전에 출발

남편, 올케 저녁에 옴

언니 딸 다음날 옴


남편 비행기 놓쳐서 다음 비행기 타고 옴..

올케 놓칠뻔 하다가 간신히 타고 옴..



# 숙소 휘닉스 아일랜드..

이곳은 언젠가 한번쯤 묵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인데..

마침 기회가 좋았다..


섭지코지 전망 좋은 곳에 멋지게 자리 잡고 있다..


중문 쪽 호텔들, 표선 쪽 리조트들 중에서

풍광으로는 이곳이 제일 좋다.

단 바람이 엄청난 곳..


7,8월이 아니라면 그 엄청난 바람 때문에 이곳이 싫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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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부모님이 내려가서 사셨던 3년 반 동안..

두달에 한번, 일년에 6,7회씩 갔다..

뭐 그래도 다 돌아다니진 못했다..

많이 아니까 더 좋기도 하고

더 싫기도 하고 그렇다..


일년 내내 살기엔 날씨가...

사실.. 그닥 좋지만은 않다..


바람이...

정말 바람이...


그렇긴 해도 제주도..

갈때마다 참 좋고 살고 싶은 곳..


방방이 제습기랑 에어컨만 있으면 어떻게 한번...

살아볼수 있을 듯도 싶다...



# 재작년에 오고 한해 걸러서 벌써 2년만이다.. 제주도..

시간 참 빠르다..


동생네는 언니랑 나처럼 자주 오지 못했고

올때마다 부모님 댁에 묵느라 마치 제주도의 분당 같은 곳만 주로 겪었다.

티비에 나오는 제주도..휴양지 제주도를 이번에 보겠다고 단단히 별렀고..


# 이번 여행 또한 먹는 것 위주로..

비행기를 놓쳐서 리조트 셔틀 또한 놓친 남편이 타고 온 택시 기사의 제보로

제주도민들만 다닌다는 현지인들에게 더욱 더 인기있다는 식당들...

다 찾아다녀 보는 걸로...


언니와 올케는 고급 정보라고 남편을 추어주었지만

내 결론은 토박이들의 고급 정보에 너무 속지 말자..

그들과 우리는 입맛이 다를 수 있다..



# 이번 여행중 제일 좋았던 것중 하나는

한화 아쿠아플라넷 

섭지코지 입구.. 휘닉스 아일랜드 맞은 편에 지어

작년에 개관한 아쿠아리움인데

동양최대라나 뭐라나..

아름다움으론 동양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


물고기들을 그닥 안좋아하는데 반해 이상하게도 난 아쿠아리움을 엄청 좋아하는데

여태 가본 아쿠아리움 중 최고!

뭐 여기저기 가보긴 했다..

샌디에고..싱가폴..심지어 두바이에서도..

유명한 곳들은 제법 가보았는데

흠...여긴...

참 좋다...

진짜 좋다...


작년에 한마리가 폐사하고 입수 과정이 불투명해서 자연으로 돌려보냈다는 고래상어...

그리고 올해 역시 불법 포획된 게 밝혀져 방류된 제돌이등 남방 돌고래들...


자연으로 돌아간건 반가왔지만 너네들을 못봐서 좀 아쉽긴 했다..

그래도 돌고래쇼니 물개쇼 등등이 없어진건 참 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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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좋았던 또 다른 한 곳은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이 곳 역시 몇 번이나 와보고 싶었지만 기회를 못 냈던 곳..

부모님이 사시던 노형동과 이곳 성산(섭지코지)은 대각선의 끝과 끝쯤 된다..

'제주도 안'에서야 라고 하지만 그래도 자꾸 방문을 미루게 될만한 거리이기도 하다..


사진과 제주에 홀려서 살았던 한 사람의 쓸쓸한 생이 참...

마음이 울컥했다..

무언가에 이정도 미쳐봐야..어디가서 뭐뭐 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들고..

그가 찍은 제주 사진이 너무 아름다와서..

제주도에선 사진 찍지 말아야겠다...하는 생각도 하고...




# 그동안 제주 여행의 체험이라는 거..꽤 해보았는데

안해본 것들 중 요트투어를 이번에 해보았다..

중부지방 길고 긴 장마가 한창일때 이곳은 쨍쨍한 폭염..

요트 타던 저녁은 구름이 잔뜩이라 약간 긴장 했는데

역시나 파도가 높고 바다는 무섭게 일렁거렸다..

흠.. 무지하게 재미있었다..


한시간 정도 요트 타고 멀리도 안가고 그냥 중문, 주상절리 주위를 뱅뱅 돌다가

한 지점에 잠시 세우고 낚시 체험 잠깐 시켜주는데

운이 좋게도 파도가 일렁거려서 요트 타는게 다이내믹했고

낚시 체험 할 무렵엔 다행히 날씨가 개었고(날씨가 너무 안좋으면 낚시체험을 못할 수도 있다한다..)

더 더 운이 좋게 우리 식구들 모두 가족 단위로 물고기 한마리씩 낚았다..(우리 가족 대표는 나..)


우리 식구들은 배멀미를 별로 안한다는 걸 이번 기회에 확실히 깨달았다..

간단한 체험이지만

바다로 나가니까 더 먼 바다로 나가보고 싶구나...그런 생각도 막 들고

어부의 피가 흐르는걸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고...

돈 있으면 요트 한척 사고 싶구나 하는 허랑 방탕한 생각도 잠시 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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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osque :

New York 2

2013. 7. 9. 09:14 from 제멋대로 여행기

# Metropolitan Museum



      

미국 관 앞의 중정..이곳에도 이름은 있겠지만.. 잘 모르겠고..

      가운데 서 있는 조각상은 다이아나 / 아르테미스..

      정확하게 어떤 제목의 누구의 작품인지도 역시 확인해보지 않아서...

      그렇지만 알고 보든 모르고 보든 어쨋든 참 아름답다...





이곳을 참 좋아하는데 앞으로도 뉴욕에 올 기회가 또 있다면 늘 들를 것 같다..

클로이스터 방문 후 잠깐...

은미와 특별전시 보러 잠깐...

그래서 많이 둘러 보진 못했다..

하긴 천천히 충분히 시간을 두고 둘러 보려면 2박 3일은 걸릴듯...


이번에 꽂혔던 작품들은 뉴욕 여행 직전에 읽었던 소설 '헤르메스의 기둥'의 영향을 받아서 

헤르메스 상 혹은 기둥..혹은 데 키리코...

그러다가 또 지난번 독서회에서 읽었던 책 '그랜드 투어'에 나옴직한 그림들..


독서와 연관되는 그림 감상...

내 지식이 여러모로 너무 일천하여 슬펐지만 한 두가지 주제에 집중하여 그림을 보면 참 재밌겠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보았다...

나이 오십이 다 되서야... 참...나...

여태 뭐했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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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 :1888-1978 )의 그림들은 MOMA 에서 주로 보았다..

전에도 봤던 것들이고 어느 정도의 호감은 있었지만

헤르메스의 기둥을 읽기 전까지는 그냥 스쳐지나갔었다..


아니...한 45초 정도 서 있었다고 쳐두자...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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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의 기둥' 에도 실린 기둥들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늘어선 길에 

한 소녀가 뛰어 가는 듯한 모습의 작품..(기억이 맞는지...)은

메트로 폴리탄에 있는데..이번엔 메트를 다 둘러 볼 새가 없어서 놓쳤다...

흠... 내 기억으론 확실히 메트에 있는데...


기억과 이해를 돕기 위해 퍼왔다..




Mystery and Melancholy of a Street  1914 


# 헤르메스의 기둥은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작가도 미스테리, 방대한 상식과 지식의 양도 미스테리인 소설인데

작가의 언급에 따라 파르미자니노, 데 키리코, 막스 에른스트가 확실히 흥미를 끌었다..

파르미자니노는 중세 미술 관에서 작가의 이름을 하나 하나 들여다볼 여유가 없어서 못 찾았지만..

느낌상 우피치에 가야 만날 수 있을듯 하고

막스 에른스트는 몇 점쯤 있을텐데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키리코를 좀 들여다 보다 왔다..


무심히 볼 때도 끌리는 게 있는 작가인데 구글링 해보니 상당히 묘한 사람이다..

이렇게 현대적인 그림을 1914년 (공교롭게도 내가 찍은 그림들이 모두 1914년 작)에 그렸다는 것도 놀랍고

얼핏 찾아 본 바로 이미 젊은 시절(20대 중반)에 구축한 이렇게나 독특한 화풍을 이어가지 않았다는 것도 놀랍다..

90살까지 살았던데 유명한 작품의 대부분이 초기 작이다..


그 사람의 생애가 궁금해졌다...





# 다음 그림들은 '그랜드 투어'에 실렸음직한 그림들..

독서회에서 읽었던 '그랜드 투어'도 꽤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뭐..아기 자기, 소소한 역사의 뒷 얘기 같은 거라 엄청 재미있게 읽다가도 책장을 딱 덮으면

딱히 무슨 이야기를 읽은 건지 기억이 안나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주로 역사적 소사에 대한 가설과 추측과 그에 대한 증명이기 때문에 부록처럼 붙어 있는 

깨알같은 사료들, 인용구들, 그리고 예시를 돕기 위한 사료에 대한 사진들 (그림들 다수 포함)

그리고 연도 날짜 뭐 그런 숫자들...


딱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18세기 유럽..주로 영국 상류사회 젊은이들의 해외여행 열풍..

- 단순 여행이라기 보다 성격상 조기 유학에 더 가까운 - 에 관한 책이다..


한 챕터에 여행지에서의 쇼핑, 기념품, 문화 수입에 관한 부분이 나오는데 

이탈리아 여행에서의 기념품으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그림에 자신의 초상화를 넣는게

그랜드 투어리스트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다고 한다..

뭐..지금의 증명 사진 쯤 되겠다..


사람 마음이 참..동서고금.. 비슷하다는게  재미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인용하는 그리스 기둥의 '요즘 아이들은 참 버릇이 없다'와 같은 맥락이지만...


메트에서 '딱' 그런 그림들을 발견하고 책을 읽은 보람을 느끼며 몇장 찍어왔다..

역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는만큼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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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와 두번째는 Giovanni Paolo Panini  

Ancient Rome 1757

Modern Rome 1757


세번째는 Canaletto

Piazza San Marco 1720s




# MoMA 에서 몇장..


중학교에 들어가고 아빠가 화집을 몇권 사주셨다..

댓권정도로 이루어진 전집이었는데 어딘가 유명 미술관 소장 작품집 아니었나 싶다..


루브르였는지...어디였는지...


그때도 뭐... 미술을 하긴 했지만

미술에 대해서 특별히 어떻다...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싫은적도 당연히 없고

그렇다고 뭐 대단히 좋은 적도 없다..


근데..그냥 늘 관심은 가고 궁금하고..

보러 다니는걸 좋아하긴 한다..


그 화집에'오딜롱 르동' 이라는 화가가 있었고

'날개 달린 사나이' 라는 그림이 있었다..


그리고 그냥 그 그림이 좋았다..


아무런 특별한 느낌 없이..


그래서 후에 모마 혹은 다른 곳에서 르동의 작품을 만나면 참 반가왔었다..

그리고 여전히 조금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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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트로폴리탄에서 몇년동안 내가 가장 좋아했던 그림 (지금은... 잘 모르겠는데 제일 좋은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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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1

2013. 7. 8. 06:41 from 제멋대로 여행기

# 6월 11일(화) ~ 16일(일)


첫 며칠은 42번가 서쪽 구석에 있는 민박집에서 혼자 지내고

금요일 은미와 합류해서 43가 Royalton Hotel에서 묵었다..

이 호텔..맘에 든다...


혼자 지내는 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

정확히 나누긴 힘들어도 뭐 그럭 저럭 반반..


친구와 지내는 건...

친구들과도 몇번 여행을 해봤지만

대부분의 경우 싫은 쪽 보다 좋은 쪽이 많았다..

당시에 안맞아서 힘들었던 경우도 지나고 나면 다 좋은 추억이고..


마음 맞는 친구와 지내는 건...

200%로 좋은 쪽이 증가하는데

거기에 반가운 친구들을 만난 이번 경우는 그래서...

평소보다 2000%쯤 더 즐거웠다...


흠...진짜 재밌었다...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냥 밥먹고 수다 떨고....

뮤지컬 보고 밥먹고 차마시고 수다 떨고...

뉴욕 거리를 좀 활보하고 수다떨고...

칵테일 마시고 수다떨고...


그냥 그게 다였을 뿐인데.... 






# Shake sh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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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대로? 혹은 시간순? 아니면 사진순?

즉 내 맘 가는대로 뜬금이나 맥락없이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첫번째는 쉐이크 셱 버거..


3년전 뉴욕 왔을때도 43번가 서쪽 구석에 묵었었는데 (같은 주인이 하는 다른 민박집)

바로 코너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줄을 서 있는 가게가 있었다..

그 앞을 늘 지나다니는데 늘 와글 와글 북적 북적..

몹시 궁금하긴 했으나 우리 집 식구들 성격이 줄 길고 사람 많은 데는 피.한.다..

그래서 난 백화점 매대에선 물건을 잘 못산다...


그렇게 줄을 못서서 맛을 못보고 돌아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한참 뉴욕에서 뜨는 버거라고 해서 조금 후회를 한 적 있다..

이번엔 도착한 첫날..숙소에 짐을 풀고 슬슬 걸어나가 줄을 섰겠다..

가게 밖으로 줄이 길게 이어졌는데 주문까지 십여분.. 주문 해놓고 십여분...

도합 삼십분 이상 기다리는 것 같다..


가게 안이 제법 넓은데 앉을 자리도 없다..

뭐 어차피 혼자 거기 앉아서 먹을 생각은 아니었기에 사들고 숙소로 왔다..

맛은?

제법 훌륭...

'햄버거가 다 햄버거지 뭐' 라고 말한다면 우리 아들한테 혼난다..

햄버거도...

제법 맛이 다 다르다..

이 집은 유기농이니 뭐니 재료가 얼마나 좋고 훌륭하니 광고하지만

그런걸 다 떠나서 일단 맛.있.다..


줄 설 만 하다...





# Cafe Sabarsky


이곳은 Neue Galerie (이렇게 쓰고 노이에 갤러리라고 읽는단다) 라는 곳에 있는 카페다..

노이에 갤러리는 오스트리아 문화 예술 전용 갤러리 쯤으로 생각하면 될거 같다..

Gustav Klimt의 작품이 상설 전시 되어 있고 Egon Schiele 의 소품도 몇점..

때로 오스트리아 작가의 기획전도 열리는 거 같은데 갤러리 규모나 작품 수에 비해 

관람료가 비싼 편이다..(20불) 사진도 못 찍게 하고..


그래도 클림트가 워낙 세계적으로 인기있으니까..

나 만해도 몇번을 보고도 또 보러간다...


이곳 사바스키도 브런치 시간대에는 건물 밖으로 줄을 길게 서기도 하는데

아침에 미술관 여는 시간에 맞춰 왔더니 줄이 두줄로 길게 형성 되어 있어서

어느 줄에 서야할지 헷갈렸던 기억이 있다..

한줄은 미술관 문열기 기다리는 줄..

다른 한줄은 사바스키 들어가는 줄..

그 시간만 피하면 그다지 힘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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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뉴욕에서 인기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오스트리아 풍' 이라는 게 아닐까?

이곳의 커피는 그래서.. 다 비엔나 커피란다..

실제로 내가 비엔나 커피 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말을 해서

다시 메뉴판을 들여다 보는 척 했었다..


영어 하나로도 버거운데 거기에 우물라우트 찍힌 글자들까지 둥둥 떠다녀서

대충 보는 척하고 손가락으로 찍었다.. '이거요..이거..'

노안이라서 그래 노안이라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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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isters

2013. 7. 6. 13:02 from 제멋대로 여행기

# 6월 12일 수요일


뉴욕에 도착한 이튿날..

뉴저지에 사는 동생과 그 딸을 만났다..

2004년 부터 2008년까지 4년간 뉴욕시 북쪽 외곽 Westchester에 살때 알게 된 친구인데

아마도 2006년쯤 처음 만나게 되지 않았나 모르겠다..


나보다 5살 어리고 동양화를 전공하여 국전에도 입상한 경력이 있는 작가님이시다..

이 친구도 살아온 인생 역정이 아주 평범한 축은 아니라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중에선 그야말로 이야기거리가 풍부하여

내 싸이에도 몇몇 에피소드를 남긴적이 있다..


어쨋든..

3년전에 뉴욕 방문때 태어난지 백일 된 아기를 보러 뉴저지까지 갔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꼬물 거리던 아기가 이제 벌써 세살...

늘 하는 말이지만 참...남의 집 아이들은 참..잘도 큰다..


이 귀여운 꼬맹이도 탄생부터 범상치 않은데

내가 이 친구를 방문하고 와서 몇몇 친구들에게 말한바 있는 '밀리언달러 베이비'의 주인공이다..


이 친구를 만나러 생전 처음 맨하탄에서 뉴저지 가는 버스를 타봤다..

뭐든지 처음이 있다는 건 참 기쁜일이야...




3년전..아니 그보다 더 오래전인 2008년..헤어질 때만 해도

운전도 안돼..영어도 안돼..

미국 생활 경험도 많지 않은 이 친구..

어떡하나..갑갑한 마음도 있었는데

이번엔 빨갛고 귀여운 차를 몰고 나와 기특하게

'언니..어디 가고 싶어? 가고 싶은데 다 데려다 줄께..'한다..


제일 가고 싶은 곳은 언제나 나 살던 동네...

3년전 뉴욕 왔을 때도 선뜻 가보질 못한게 보통 맨하탄에서 묵을 때는 렌트를 안하는데

맨하탄 밖을 벗어나려면 차가 필요하다..

42번가 Grand Central Station에서 기차를 타고 나 살던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데

막상 그곳에 가면 차편이 없다는 거..

그 동네가 기차역에 내려봐야 암것도 없다...

미리 택시 회사에 콜 택시를 불러놓기 전에는..

근데 사람 마음이.. 그렇게까지 해서 찾아갈 필요가 있는가 싶은게...

딱히 볼일도 없고 찾아 볼 사람도 없는데...


어쨋거나 이 친구, 제법 먼거리를 얼마든지 데려다 준다니 호기롭게 길을 나섰는데

어쩌나 조다리를 건너버렸다..(조다리는 George Washington Bridge)

다시 맨하탄에 들어오고 보니 마음이 슬그머니 바뀐다..

흠.. 이왕 맨하탄에 들어온 거 그냥 클로이스터나 가자...


클로이스터는 맨하탄 북쪽의 포트 트라이언 파크 라는 언덕위에 세워진 뮤지엄인데

거의 대부분 록펠러의 기증과 기부로 이루어진 박물관이다..

건물 자체가 중세 수도원들의 잔해를 사다가 그것들을 토대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전쟁통에 망가진 유럽의 사원들에서 문 한짝, 서까래 하나, 기둥 한주...

뭐 진짜 하나씩은 아니겠지만 그런 식으로 모아서 지었다고 한다...


건축물 자체가 중세 수도원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정말 좋아하는 곳중의 하나다..

메트로폴리탄의 분관으로 이곳의 입장권 (뺏지)를 가지고 있으면 당일에 한해 메트로폴리탄도 입장이 가능하다..


이곳을 처음 오게 된것도 이 친구와 또 다른 한 친구와의 모임을 통해서였다.

2006년 늦 가을쯤..(내 기억이 맞다면..)

뉴욕 한인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크사니에 누군가 얄궂은 공지를 하나 올렸다..

맨하탄 근처에 사는 아줌마인데 같이 문화생활해요~

뭐 요지는 그런거였다..


당시...맨하탄을 지척에 두고 뮤지엄이니 갤러리니 맛집이니 뮤지컬이니

가보고 싶고 해보고 싶은 일은 그렇게 많은데 막상 같이 할 사람에 목말라 있던 나는 

냉큼 그 포스팅을 물었고 쪽지로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전화통화를 한 다음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만나러 나갔었다...


그래서 만나게 된 동생들과 그 후...참 많이도 즐겁게 어울렸었다...

그 시절 해봤던 많은 일들과 가보았던 많은 곳들이 이 친구들과 꽤나 많이 엮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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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사진은 많이 안 찍었다...


오랜만에 그리운 장소에서 반가운 사람과 시간을 보내다 보니 또 한명의 그때 그 시절 친구가 생각이 났다.

한국 시간과는 막무가내로 카톡에 사진을 전송해버린다..( 그 동생이..)

얘가 이렇게 생긴것과 무관하게 무대뽀다...


곧바로 장문의 답장이 왔다..

거의 5년만인데 마치 어제 헤어진 사람처럼..

반가움과 그리움을 담뿍 담아서...


나이를 먹으면 시간이 어디로 가나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5년이란 엄청난 시간일텐데

이미 어른이 되고 난 후의 5년쯤은..마치 옆동네 마실 나온듯한 거리감일 뿐이다..


그렇게 하루의 나들이...

또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아...

그때도 우린 어제 헤어진 사람처럼 반갑게 웃으며 수다 떨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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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인형같이 생긴 요 귀여운 아기를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고 부르는데는 이유가 있다..

이 아기를 낳기전 '그 동생'은 유산을 두번이나 했다..

늦은 결혼에 임신..엄청 기대하고 기다렸는데 그만 자궁외 임신..

나팔관 절제 수술까지 해야했고

그 이후 또 한번의 비슷한 상황을 겪고...

어찌 어찌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갖은 아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수월치 않게 이 꼬맹이는 예정일 백일도 전에 태어나 버렸다..

1Kg 조금 넘는 몸무게로 태어났단다...

백일간 인큐베이터및 스페셜 닥터 비용 등등

이 꼬맹이에게 들어간 돈이 실제로 거의 밀리언에 가깝다.. (십억)

물론 아빠가 빵빵한 보험이 있어서 이 친구가 실제 지출한 돈은 그리 많지 않다..

3년전 방문했을 때 아기가 백일 무렵이었는데 어찌나 작고 가냘픈지

백일된 아기가 엄마의 팔꿈치부터 손끝 크기였다..

정말 한손에 그렇게 올려 놓았던 기억이 있다..

축하하면서도 속으로 걱정도 많이 했는데

아직도 좀 작긴 하지만 영리하고 건강하게..

성격도 만만치 않게 커준 모습조차 참 대견하고 기특했다..

당시..

그렇게 작은 아기를 살려낸 의료기술에 한번 놀랐고

어마어마한 병원비에 두번 놀랐다..

건강하게 무럭 무럭 자란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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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Parade

2013. 7. 4. 23:48 from 제멋대로 여행기

# 6월 30일 일요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6월 28일 부터 7월 2일 까지 묵었는데..

마침 그 기간엔 상대적으로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듯 싶어 보였다.. 


그 다음주는 말하자면 본격적으로 Summer Festival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어서

필모어 거리에서는 재즈 축제가..

또 우리 숙소가 있는 유니온 스퀘어에서는 'Grand Tasting Tent' 라는 재미있어 보이는 이벤트가...

계획 되어 있는 참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묵는 그 주에 계획되어 있던 게이-레즈비언 퍼레이드는 

굳이 챙겨 볼 생각도 없이 까맣게 잊고 있었다..

호텔 방에서 뒹굴 거리다가 느지막히 어슬렁거리며 나서서 

마침 Market Street를 건너는 쪽으로 행선지를 잡은 것은 순전히 요행이었다..


퍼레이드는 우리가 거리에 도착했을때 이미 시작되어 있었고

우리는 한없이 이어지는 행렬과 바리케이트를 어떻게 하면 가로질러 길을 건널수 있을까 

궁리에 골몰했다..

바리케이트는 끝이 없었고 행렬은 족히 두서너 시간은 이어질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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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 퍼레이드를 처음 본건 1990년 여름, 뉴욕이었다..

그때, 배가 남산만 할 때.. 뉴욕에 놀러갔을 때..마침 퍼레이드가 있는 날이었다..

그때만 해도 게이문화가 참 생소하고 낯설고..흥미로운 만큼이나 약간은 불편하기도 했었다..


그때로 부터 20년...

게이 퍼레이드의 풍경도 달라졌다..

음... 공기와 분위기와 느낌이 다르다..


일단 이름이 Pride Parade로 바뀌었다..

20년전 뉴욕에서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다채로운 것은 물론이고 행렬의 규모도 몇배 크다..


행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복장이 현저히 달랐는데

20여년 전 만해도 게이-레즈비언 퍼레이드의 참여자들은 가죽 바지, 가죽 조끼에 피어싱..

바이크와 쇠사슬과 문신의 퍼레이드였다..

전형적인..혹은 상투적인...

그런 모습..


참여자들의 태도는 마치 시위를 하는듯 했고 

관람자들의 태도는 신기한 구경을 하는듯 했고..

도시를 가로막고 오토바이를 타고 소리를 지르며 방종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그날 하루 쯤 참아주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남들과 달라서 많이 억눌리고 많이 상처받은 그들이 

단단한 결심을 하고 옷을 차려 입고

그 댓가로 얻어낸 거리를 떳떳히 활보할 수 있는 권리를

마지못해 간신히 인정해주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


컴잉 아웃의 퍼레이드..



# 그에 비해 이곳의 Pride parade는 한마디로 축제 그 자체였다..

리오 카니발의 퍼레이드처럼 화려하진 않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준비를 거쳐

볼거리를 만들었는데 행렬이 지나가는 도로뿐만 아니라 구경꾼이 몰려 서있는 인도까지도

온통... 즐거움과 유쾌함의 행렬이다..


행렬이 지나가고 음악이 울려퍼지고 사람들은 손을 흔들고 춤을 추고 환호한다...

무지개 깃발과 티셔츠와 뺏지와 펜던트와 배너로 그들을 지지하고 

박수와 하이파이브로 그들을 격려한다..


정말 달라졌구나 갑자기 와락 와닿은 모습은 평범한 옷차림의 평범한 커플들이

손에 손 잡고, 강아지를 끌고, 유모차를 끌고, 아이들과 같이 걸으며 행진하던 모습..


여느 가족들 처럼 따듯하고 사랑스러운 남남, 여여 커플들과 그 가족들...

그런 모습이 범상하게 표현 될 수 있다라는 게 

그 어떤 화려한 모습보다도 변화를 실감케 했다..


다양함이 존중 되는 나라..

다른 사람과 달라도 괜찮은 나라..

그 다름을 서로 서로 격려해주고 따듯하게 지지해주는 나라...



# 도시가 달라서 그런가?

그런것만은 확실히 아닐거 같은게

20년 이란 시간...제법 길다...

마음이 따듯해지는 변화의 시간이었다..


언젠가 우리도..

서로의 다름으로 축제를 열 수 있을까?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