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ㅇ 에서...

2012. 6. 29. 06:46 from 기억한올

# Rockford 에서...


그녀는 정확하게 45분 늦게 왔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난 1시간 반을 운전하고 갔고


아침에 아들을 학교에 내려주고 바로 출발해서

약속시간 보다 두시간 일찍 도착했다..


두시간 동안...

혹시 시간을 보낼까 하여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던

Anderson Japanese Garden 이란곳을 가보았다..


한시간 반 정도의 산책코스..

언뜻 보기에도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어보이는 곳인데..


아뿔사...

난 그녀를 만나기 위해 새로 산 웨지 힐을 신고 왔다..

앞굽 높이를 고려해도 족히 7~8 cm는 되보인다..


산책은 무리다...


거리가 환히 보이는 창가에 앉아서

28년만에 다시 보게 된 그녀를 기다리며

생각보다 그녀가 많이 늦어지자

그녀에 대한 상상을 해보았다..


얼굴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대충 현재의 모습을 알고 있다...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에 속도를 낼수 없는 곳이라

차안 운전자의 모습이 환히 보인다..


'아마도..

유러피안 차를 타고 올거야..'


'우리들 사이에선 이국적이었지만

막상 여기에선 동양적으로 보일지도 몰라...'


커다란 일본산 밴에 그녀와 비슷하게 보이는 여자가 앉아있다..

'설마? 저렇게 늙진 않았겠지?'


흠..우리 나이가 이미 중년에서 조금 더 후반으로 가고 있긴 하다..


더 많이 상상해보고 싶었지만..

상상력이 후달린다..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모양이다..


까만색 아우디가 레스토랑 조금 못 미쳐 주차를 하고

한눈에 알아볼수 있는 그녀가 내린다..


페이스북이 아니었더라면

길에서 수백번 마주쳤어도 알아보지 못했을텐데..


페이스북이 아니었더라면

조금은 더 설레임을 가지고 즐거운 상상을 이어갔을지도 모르는데..


참으로 실종되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 공항에서...


어쩌다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버렸다..

아들은 하루 종일 수업이 있고

중간 점심 시간에 점심을 같이 먹어도 

난 비행기 시간까지 5시간이 남는다..


원래 계획은 점심식사후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로비에서 시간을 좀 보내다  공항에 가는 거였는데

갑자기 떠오른 똑똑한 생각으로 공항에 일찍 가기로 한다..


프라이오리티 패스로 이용가능한 라운지에 가면

인터넷도 쓸수 있고 하니

편한 의자에 마음 편히 앉아서

드라마나 엡뎃 하면 되겠다 생각한다..


모든것이...

순조로왔다...


어제 저녁 인터넷에서 미리 확인한대로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라운지가 좀 붐비긴 했지만 

그래도 푹신한 의자에 편히 자리잡을수도 있었고


의자마다 옆에 전기 콘센트도 있어서 배터리 걱정없이

넷북을 쓸수도 있고..

무선 인터넷도 빵빵 터지고..


다 좋은듯 보였다...

드라마 창을 띄우기 전까지는...


다 좋은데...

속도가 문제였다...


왠만한 버퍼링은 참고 견디는데

도저히 견딜만한 수준이 아니다...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어거지를 부려보다가

결국 손발 다 들고

블로깅을 한다...


인생이 어디 그렇게 계획대로만 될리가 있겠는가.... ㅠ.ㅠ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