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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1 끄적 끄적 4
  2. 2013.04.29 4월의 영화
  3. 2013.04.18 '우연'에 대하여.. 6
  4. 2013.04.18 4월의 책 4 4
  5. 2013.04.16 어떡하지? 싸이월드? 4
  6. 2013.04.14 新 열하일기 5
  7. 2013.04.14 4월의 책 3 2
  8. 2013.04.11 4월의 책 2 2
  9. 2013.04.10 레마르크에 대한 기억 4
  10. 2013.04.04 4월의 책 1 6

끄적 끄적

2013. 5. 1. 22:41 from 생각꼬리

#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 아무래도 딴 짓을 많이 하게 된다..

해야할 '과제'들은 전부 삼장법사가 손오공 머리에 채워 놓은 머리띠처럼

내 마음을 옥죄어온다... -.-;;;

다행인건 그냥 배째라 해도 머리를 실제로 죄는 것들은 없다라는 것 정도?


# 얼마전에 갑자기 생각이 나서 어렸을 때 일기들을 뒤져서 찾아내어 읽었는데...

정말 눈뜨고 봐줄수가 없도록 유치하더라...

불태워버리고 싶은데...

그나마도 아쉬워서 그냥 두었다..

땅이라도 파고 묻어야 될듯...

그리고 그 위엔 갈대를 심어야 할까?


# 그나마 그래도 킬킬거리고 읽을 수 있었던 것들은 '무슨 일'인가가 생겨서 

귀찮아도 자세하게 과정을 적어 놓은 것..

뭐..몇개 없더라..

그때도 뭔가 사건을 자세히 묘사하는 건 게을러서 잘 못했던 듯...

아! 그 사건이란 것들도 대부분..

친구와 싸운 이야기...

즉 감정이 뭔가로 인해 발화되어야 그 울분으로 글 쓸 힘이 났던 듯 하다..


# 갑자기 생각났는데..

나도 몇몇 말도 안되는 작은 일들에 포토그래픽 메모리 능력을 발휘하는데..

음..그냥 그렇다구..

그런 말도 안되는 장면들이 

꽤...있다구...내 머리속에...


# 뜬금없이 이야기가 튀지만...

'융'이라는 사람은 전에 이름만 들었었고

어떤 사람이란 걸 대충 감이라도 잡게 된 게

미술 치료 공부 시작하고 나서인데..

이 사람의 성격유형설은 제법 재미있다..


# 직관적 기능의 대극에 있는 것이 감각적 기능인데..

도통 이 두가지 기능에 대해 현실에서 감을 잡지 못하다가

얼마전 남편과의 재미있는 일화로 '아하~'를 외친적 있다..


요즘 '휴롬'에 푹 빠져 매일 저녁 쥬스를 갈아대는데

하루는 파인애플과 사과를 같이 갈아버렸더니 

세상에..너무 맛있는거다.. 

공부하고 있는 남편에게도 얼른 한잔 가져다 주었더니

맛있게 마.시.면.서. '이거 뭐야?' 한다..

난 '뭐게? 맞춰봐~'

남편은 잠시 생각하는 척 하더니 '파인애플 이랑 딸기?'

난 '뭐? 푸하하하하하....'

남편은 '뭘~ 파인애플이랑 딸기 맞는데...'

난 계속 웃음을 끊지 못하고...


파인애플은 내가 사온걸 보았고

미각이야 지각을 속일 수 있다고 쳐도

시각은 얻다 갖다 팔아먹었나..

딸기는 갈면 반드시...핑크가 나온단 말이다...남푠아...


난 '아이구..이 바보야...'하구 놀려댔지만...

갑자기 깨달아 버린게..

우리 남편은 정말 감각기능을 잘 안쓰는구나...


감각이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오감을 말한다.

감각형의 사람은 굳이 그 기능을 불러내어 쓰지 않더라도

자동적으로 그 기능을 순식간에 사용하여 판단의 근거로 삼는다.


그렇다면 감각기능을 덜 쓴다면 그만큼 직관 기능을 쓴다는 이야기인가?

꼭 그렇지만도 않을거란 생각이 드는게 감각과 직관을 둘다 적게 쓰고 대신

사고기능을 왕창 써버릴 수도 있을 거 같다..


남편 덕에 '융'이 말하던게 뭔지 짐작이 간다..

고맙네...남편... ^^


# 결국 책상 앞에 앉아서 다시 쓰잘데기 없이 끄적거리는 것으로 돌아오자면..

뭐... 이렇게 삶의 에피소드 하나쯤...

적어두면... 나중에 또 킬킬거릴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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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영화

2013. 4. 29. 21:34 from about books



런닝맨 (2013)

8.2
감독
조동오
출연
신하균, 이민호, 김상호, 조은지, 오정세
정보
액션 | 한국 | 127 분 | 2013-04-04


# 한 두주쯤 되었나?

나의 무비 버디인 '남편'과 무난하게 재밌게 보았다..

신하균은 뭐 워낙 기본이 되어 있는 배우이니까..(글치만 아빠 역할은 조금...)

이민호 라는 어린 배우는 목소리가 좀 뜨고 살짝 굳었지만....뭐..

이 영화의 갑님은 김상호..(한마디로 쵝오 乃 )


나쁜 놈이 벌 받아서 속이 후련했다..







나쁜 피 (1994)

Bad blood 
8.9
감독
레오스 카락스
출연
드니 라방, 줄리엣 비노쉬, 미셸 피콜리, 줄리 델피, 한스 메이어
정보
범죄, 드라마, 로맨스/멜로 | 프랑스 | 119 분 | 1994-12-10


# TV 다시보기에서 무료로 해주길래

마침 남편도 MT가고 혼자 있는 날..


이 영화가 나온지 28년 (1986년 작이다..우리나라에 첫 개봉은 94년)

28년전에 이 영화를 보았으면 어땠을까?

혹은 94년에라도..


난해함 + 이미지

그것만으로도 새롭고 그 새로움이 내 머리속, 가슴 속에 오래 남아있었을텐데...

그 난해함을 풀고 싶은 시도들과 

영상들의 잔상들이 내 뇌속에 훨씬 더 선명하게 남아있었을텐데...


매우 흥미롭지만 이러한 종류의 난해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엔 

내가 조금 너무 나이먹어 버린 듯..


타이밍...

이 영화를 지금 만나 버린건 마치

어긋나버린 연애의 타이밍 같은 느낌...


줄리엣 비노쉬..

매우 아름다와서 좋았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그 신비한 매력..)


난해한 매력이 넘치는 프랑스 영화들이 갑자기 땡기지만..

음...내 감성도 뇌도 늙어서 한번 사용하고 나면 충전의 시간이 필요할듯...


덧) 전엔 난해함을 마주 대하면 나의 이지적인 부분의 결핍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것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부분의 부족일수도 있다는 생각...


난해하다 라는건, 때로, 어떤것이 너무 어렵고 현학적이다 라는 말이기보다

'너무 사적인 것들을 너무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라는 뜻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붕대클럽 (2008)

The Bandage Club 
7.9
감독
츠츠미 유키히코
출연
야기라 유야, 이시하라 사토미, 타나카 케이, 칸지야 시호리, 세키 메구미
정보
드라마 | 일본 | 118 분 | 2008-01-10


# 이 일본 영화는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본 것..

지난번 독서회에서도 나왔던..

일본, 일본 소설, 일본 것들에 대한 

일본문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반응처럼..

손발을 오그리 토그리로 만드는 특유의 그 다정하고 친절하고 정서적인 그 어떤 예의바른 느낌..

그 느낌이 이 영화에도 있다..

너무나 나이브 하고 착한 일본인들..같은 느낌...

뭐..너무나 비 현실적으로..

마치 만화같이 반짝 거리는 그 끝없는 인간의 아름다움과 선량함에 대한 찬양이랄까...


그래도 내용은 뭐 그럭저럭 재미있다...

그거야 뭐 내가 워낙 일본 만화를 좋아했던 전력이 있고 하니...


어쨋든 이 영화를 보고 진짜 궁금했던건.. 일본의 청소년들은 정말 저 정도 성숙할까?

(왜냐하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수준이 정말 놀랍다..나를 기준으로 생각해볼때,,,)


이 영화를 만약 일본 사람이 본다면 현실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다고 느낄까? 

(예를 들어 '파수꾼'을 보았을때 난 그 영화가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뭐. 그것도 직접 관련되지 않은 어른의 관점이긴하다..)


그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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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에 대하여..

2013. 4. 18. 15:51 from 생각꼬리

우연히 라는 말에 방점을 찍는 나를 종종 보는데..

그건 꼭 내 경우에만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얼마전 N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N도 그런 말을 했었다..

'그런 일은 '우연'이라서 더 재밌지.. 계획한 게 아니고..'


나는 우연..이란 말...우연히 생긴 일...등에 의미를 두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그건 내 '충동성에 대한 동경'과도 좀 닿아있다..

일탈 욕구...


정형화되고 규칙적인 것에 대한 반감..

돌발적인 것에 대한 기대.

반 규범적..


범생이 가면뒤에 숨겨진, 그렇다고 뭐 꼭꼭 숨겨 놓은 것도 아니고..

아니 어쩌면 자유롭고 싶어하는 가면을 앞에 전진 배치하고

겁쟁이 같은 범생이를 뒷 줄에 세웠는지도 모르겠다..


호기롭고 대범하고 자유롭고자 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코스프레 하고 

실제로는 규범에서 어긋나는 일은 이러저러한 여러가지 현실적인 제약들 때문에

난~ 못해~ 하고 있는지도..


어쨋거나..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요즘 심리학적 이론으로 그림 검사를 분석하는 훈련중인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강점'중심의 해석..)

우연에 대한 호감은 불확실성에 대한 기대 때문일 수도 있는데

불확실성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건...

흠...매우 긍정적인 요소이긴 하구나...


갑자기 전에 본 단편 영화 생각이 나네..

담배 때문에 포스팅 한적 있었던..


우연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혼자하는 여행 길에 올랐지만

현실로는 밋밋한 일상이었다는...


그렇지...그게 인생이지만...

어쨋거나 난 불확실성에 대해 불안이나 공포보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구나...


요즘 매사에 분석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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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책 4

2013. 4. 18. 15:13 from about books



리스본행 야간열차

저자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출판사
들녘 | 2007-10-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지금 전혀 다르게 사는 삶이 가능할까? 일상이 낯설어진 한 남...
가격비교


# 이렇게 아름다운...

평생 간직하고 싶은 책을 만나버렸다...

우.연.히...

우연이라 더 기쁘다..


# 작지만 짧지 않은 책..

쉬이 읽히지 않지만 놓고 싶지 않은 책..

아끼고 싶지 않아도 아낄 수 밖에 없는 책..

읽으면서 가슴속이 싸아해지거나

심장이 쿵쿵 뛰거나

팔뚝에 오소소..소름이 돋거나

뱃속에서 뭔가가 꼼지락거리거나...(뱃속에서 나비가 난다고 표현한다...영어식으로는..)


#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영화가 3월 유럽에서 개봉되었다고 한다..

보고싶다...


# 갑자기 리스본에 꽂혀버려 '리스본'검색에 오른 책들을 마구잡이로 사들였는데

이걸로 리스본 3부작을 마무리한다..

정말...좋은 책읽기였어...


3권이 다 아름다웠고

각기 다른 종류의 아름다움이 있었고

크레센토처럼 점점 고조되었어....


# 언젠가는 리스본행 야간 열차를 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때 틀림없이 이책을 들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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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싸이월드?

2013. 4. 16. 20:31 from 싸이에서

H양과 N양과의 점심..

타임 머신 타고 옛날 옛적으로 훌쩍 다녀 왔다..


한 친구 이야길 많이 나누었고..

그 친구 이야길 전에 싸이에 썼던게 생각나서

백만년만에 들어가보니..


이런 저런 기억들이 많이 남아있네..

오래된 폐허, 가꾸지 않은 정원 같은 공간이긴 하지만...


2002년부터 2009년 정도까지..

후반의 기록들은 일년에 몇차례 정도이지만..

그래도 소중한 기억들인데...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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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열하일기

2013. 4. 14. 14:43 from 생각꼬리

지난 2월, 열하일기를 읽던 중 분당 갤러리 모임이 있었다..

그룹전이었는데 마침..

사장님, 이사님, 그외 나랑 안면이 있는 여러작가들..몽땅..


실은 갤러리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작가군과 작가모임을 하나 만드셔서

적어도 년 1회 전시를 하자 뭐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올해가 그 첫 전시였던 셈..


그 중 장 모 샘이 계시다..

같은 대학 동양화과 후배인데 내 절친(?) 지모군의 직속 후배인셈..

지모군도 그 갤러리 식구나 다름없는데 어쩌다 보니 셋이 같이 있었던 적은 거의 없는듯..


장샘과는 후배이긴 해도 두어해전 처음 만나기전까진 일면식도 없던 사이고 

또 작가와 평민의 사이로 만난지라 어색 서먹..어렵 어렵하여..

종종 지모군을 얼음 깨는 도구로 썼음을 고백한다..(흥..어차피 지모군은 이 블로그를 모르니 상관없다..)


예를 들어..

어쨋거나 장샘에게는 네개 학번 이상이 차이가 나는 일종의 하늘 같은 선배인 지모군을

'아~ 걔? 내 밥이예요..'

라든지...

'걔가 그래요? 마이 컷네...'

라는둥...

지모군도 나름 구축해놓은 이미지가 있을텐데 마구 무시하고 

무지막지 하게 나 편리한데로 사용했다...(미안~ )


각설하고..

장샘과 이야기 도중 열하일기의 한부분과 씽크로율 98%쯤 되는 느낌을 받은 스토리가 있다..


장샘이 대학교때 '음란서생'이라는 영화에 알바일을 했다고 한다.

나도 그 영화를 봤는데 한석규가 주인공으로 '춘화'를 불법 유통시키는 몰락한 양반가 후손쯤이었듯 하다.

바로 그 한석규가 그리는 영화 속 '춘화'를 실제로 그린 사람이 '장샘'

돈도 되고 재미도 있을 거 같아서 했다는데..

그 후로 춘화에 '더' 많은 흥미가 생기셨다고..


세계 각국, 춘화가 없는 나라가 없다는데

다른 어떤 그림보다도 한 나라의 고유한 특색이 살아있는게 바로 춘화라는 게 장샘의 설명..

매우 그럴듯하다..


핸드폰에 담아놓은 동양 삼국의 춘화를 하나 하나 보여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일본의 춘화에 이르자 일본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한토막..


일본 여행 중 오사카에서 제법 규모 있는 갤러리를 하시는 분을 소개 받았다고 한다..

60대쯤 되신 점잖은 신사이셨는데 꽤 귀한 수집품도 가지고 계시고 하여 수집품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겠다' 고 하시더란다.


'재미있는 것'이란 바로 일본 춘화..

일본은 '우끼요에'라고 불리는 목판화가 유명한데

춘화도 바로 이 목판화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춘화의 대량생산이 가능했던 셈..


영화 '음란서생'에서처럼 한 사람이 멋들어지게 춘화책을 한권 창작하면 

그 다음은 그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그림을 복사하거나

창의력이나 그림 실력이 떨어지는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모사하거나 하여 

양산을 위해 노력하던 거에 비하면 일본은 정말 춘화의 천국이었겠구나 싶다..


올칼라 양장본 200년 묵은 춘화집이 가능한 나라..

흠...나름 쿨하다..


어쨋든 그 신사분은 일본의 그 오리지날 판화본 춘화를 수집하는 벽이 있으셨고

자랑스럽게 자신의 컬렉션을 보여주셨는데

우리의 장샘과 마침 공교롭게도 '뙇' 코드가 맞아버린거다..


장샘도 신나라하며 그간 모아왔던 각국의 춘화 사진을 보여주셨고

마치 '지음(知音)'을 만나버린 듯한 기분을 맛보셨을터..(그간 외로우셨을지도..)

분위기는 더욱 더 화기애애..

자리를 옯겨 장샘이 먹어본 최고의 소고기 (일본 소고기는 유명하다..장샘이 또 식도락가..)집에

가서 진수 성찬...

그리고 그 담날 다시 만나서는 바로. 그. 오리지날 판화 춘화집 중의 한권을

어제 처음 본. 낯선. 외국인인. 장샘에게 '뙇' 선물...

'모르긴 몰라도 '몇백은 넘을거예요..'

그렇지..아무리 판화라도 200년쯤은  됬을테니까...


그 이야기를 듣는데 바로 '열하일기'가 따라 올라왔다..

연암이 연경에 가서 중국의 선비들과 필담을 나누며 

서로 한마음의 도리와 이치와 학문을 논하며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고 우정을 쌓은뒤

다시는 못갈 길, 두고 두고 그리워 하는 걸 보며

한눈에 알아보고 하루에도 마음 길은 만리를 달리는구나 했는데...

우리 사는 세상엔 이런일은 없겠구나 했는데...


장샘은 범상하게 말하는데 듣는 나는 범상치 않고 온갖 의미 부여를 혼자서 했었다..


그 분..

그림을 모으시고 평생 사랑하셨던 그 분..

생전 처음 본 낯선 외국인인 어떤 사람에게 한번에 마음을 열고 

극진한 대접에 귀한 책까지 선물로 성큼 내어줄 수 있는 호방한 마음을 가진 그 분...

그런 분의 마음에 간직되어 있는 가치는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혼자 상상의 나래를 폈었다...


오늘.. Nina의 블로그에 갔다가..

우정에 대한 한줄을 읽으니 그때 일이 떠올라서

잊지 않으려 남긴다..














Posted by labosque :

4월의 책 3

2013. 4. 14. 11:45 from about books



위험한 심리학

저자
송형석 지음
출판사
청림출판 | 2009-11-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당신의 진짜 마음이 궁금하다! 부드러운 인간관계를 만드는 유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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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본 3부작을 읽고 있는 중간에 치고 들어온 책..

은평고등학교 도서관 소속이다..


목욜 시어머니의 호출로 시댁에 가서 시어머니가 원하시는 볼일을 완수해드리고

이틀째 무단결석 중인 (진단서가 있으니 완전 무단 결석은 아니겠지만..) 문제 청소년인

조카녀석 방에 올라갔다..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는 녀석에게 이런 저런 말을 시켜보니

 처음엔 게임에서 눈을 안떼고 심드렁하니 대답하던 녀석..

곧 게임을 접고 대화에 집중한다..

음화화...우린 통하는 게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공부하기 힘들다는 엄살을 피웠더니

무슨 공부 하느냐고..

심리공부 한다고 했더니 지도 심리에 관심이 있다며 눈을 반짝거린다..


책도 빌려다가 읽었다며 나에게도 가져가서 읽으란다..

이미 반납 기한이 지난 책..

빨랑 읽고 돌려줘야한다..


오늘, 책은 아마도 오토바이 타고 외출하신 조카녀석의 책상위에

곱게 올려질것이다..

뱃속에는 봉투 하나쯤 끼워지겠지..

뭐..이정도 책을 빌려줬으면 대여료 아깝지 않다..


이미 지난 금욜, 데이트 비용 없다고 급전을 부탁해서

자동이체로 일부 쏘아주기는 했다만..

원래 책 돌려줄때 작은 엄마가 용돈 쯤은 줄 생각이었어~


작은 조카... 큰 조카.... 시어머니....

우리 시댁은 정말 머리 아픈 구조다...

가끔 참 딱하기도 하고 가슴도 아픈데

그러면서도 손을 못 내미는 나를 위해 스스로 변명거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물에 빠져 죽을 거 같은 사람이 있으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수영도 못하는데...

무조건 뛰어들어야 하는건가? 아닌건가?


아니..더 정확히는 늪이나 모래지옥 같은 거겠다..

들어가면 서서히 죽을 거 같은데..

내가 그 사람을 구할 수 있을지 같이 죽을지 모르겠는데...

들어가야 하나??


이게 내 변명...



Posted by labosque :

4월의 책 2

2013. 4. 11. 20:00 from about books



리스본의 겨울

저자
안토니오 무뇨스 몰리나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9-08-2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황량한 도시, 위대한 예술을 둘러싼 음모!스페인 문단에 포스트모...
가격비교


# 리스본에 꽂혀버려서 인터넷에서 리스본 해류 검색하다가 발견한 책..


또 하나의 달달한...(실은 달지 않은 ) 사랑이야기..


내가 상상하는 리스본을 그대로 담고 있다..


리스본이 원래 그런 곳인건지.. 아님 그 소리의 울림에 그런 것이 담겨

같은 상상을 하게 하는건지 모르겠다..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를 한편 본듯한 느낌...


"물론 그 때는 못갔지, 그래서 그 노래를 작곡했어. 자네도 한번도 못 가본 도시를 꿈꾸고 그러잖아?"


"이름들은 음악처럼 그것들이 암시하는 존재와 장소를 시간에서 분리하고, 소리에서 나오는 신비로움이라는 

무기는 그것들이 현재가 되도록 만들어."


"리스본은 내 영혼의 조국이요, 외국인으로 태어난 자들의 영원한 조국이야."


"알잖나...한 사람이 어떤 도시에 도착하지만 원하는 것을 못 찾는 다는 식의 이야기 말이야."

Posted by labosque :

그닥 재미없는 깨알같은 기억이다.


'사랑할 때와 죽을 때'라는 영화를 처음 보고 레마르크를 알게 되었는지

'개선문'을 먼저 읽은건지

영화를 보긴 했으되 레마르크 원작이란걸 알기는 한건지..


다 기억에 없다..


고등학교때쯤 일것으로 짐작되고

사랑할 때와 죽을 때라는 영화를 보고도 몇날 며칠 가슴이 아팠고

개선문을 읽고도 한 서너날을 잠을 잘 못잔거 같다.


당시는...

엔딩 크레딧이니 뭐니...

그런거에 익숙하던 때가 아니었으니

(디비디 보다가 pause  시키고 다시 돌려보고 그런 시절이 아니니까..

주말의 명화에선 아마 엔딩 크레딧이고 뭐고 영화 끝나면 바로 광고~ 그랬으리라..)

영화가 레마르크 원작이란건

책을 읽고 뒷장에 작가 연보를 보다가

아~ 그 영화도 이 사람 소설이 원작이었네...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한가지 확실한 건 개선문을 읽고 '서부전선 이상없다'를 읽었다는거..

'사랑할 때와 죽을 때'를 책으로 다시 읽은건지 아닌건지는 잘 모르겠다..


작품해설에 레마르크를 서부전선 이상없다 이후의 작품들로는 

순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에 있는 작가쯤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하여

혼자서 분노했던 기억이 있다..


왜...왜...왜...

이렇게 마음 아픈 소설을 쓴 작가가 마치 통속 소설가 취급을 받는건지

이해할수 없어서 혼자서 변론도 해주고 그를 대신해 속상해 해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순문학과 대중문학을 가르는 경계가 뭔지에 대해서 의아한 궁금증을 

갖기도 했다.


세월이 30년이나 흐른 지금도

난 여전히 그만한 안목이나 내공이 쌓이지 못했다..


여전히 내게 중요한 건 어떤 형태로는 내 마음을 움직이는 것들이지

다른 사람의 평가나 해설이 아니다..


리스본의 밤을 읽다보니 그 나이에 읽었더라면 잘 이해 못했을 거 같은 감정들이 있다.

그땐 열렬하고 운명적이고 번개에 맞은듯하고 불에 데인듯한 사랑만 사랑인줄 알았으니까..

아니 그냥 그런게 사랑 일꺼라고 믿었으니까..


잔잔하고 일상적이고 무덤덤하게 아무것도 열렬히 표현되어 지지 않았던 그 무엇

그래도 돌아갈 수 밖에 없었던 그 무엇..

그 감정을 이해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반전 소설가 레마르크..

전쟁의 급박함과 참혹함 속에 늘 사랑이야기를 쓰는 레마르크..


한치 앞을 모르는 전시라면, 언제 살지 죽을 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역시 사랑이다..



 

Posted by labosque :

4월의 책 1

2013. 4. 4. 20:49 from about books


리스본의 밤

저자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에리히 레마르크 지음
출판사
범우사 | 2006-04-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두 명의 사병들, 그리고 그 두 예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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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는 리스본 이야기를 하며 두개의 해류가 만나는 곳이라서...

뭐 이렇게 말한듯 하다...


사실 어떤 해류들이 만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리스본... 발음이 예쁘다..

그것 만으로도 그곳에 가고 싶다...


친구는 리스본에 가고 싶어 하면서도...

그곳에 갈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그래서 리스본은...

이미 그리운 곳이다..


갑자기 머리속에 번개불처럼 번쩍...

'리스본의 밤'이라는 제목이 떠올랐다..

검색을 해보니...

있다...진짜...


에리히 레마르크의 소설이다...

칼바도스와 라비크...의 저자...


작가연보에서 보았던 책 제목이었을텐데...

그토록 오랜 세월 내 머리속 어딘가에서 살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오랜만에 가져보는 느낌..

낭만적이고 아프고 절망적이고...참혹하고..아름다운...


나이를 먹으면 공감능력도 늙나보다..

전에는 씹지도 않고 삼키듯이 읽어도 그냥 가슴으로 느꼈는데 

이제는 한자 한자 쉬어가며 소설속의 화자가 느끼는 것들을 같이 느껴보려고 애쓴다..


그래서 더 그 참혹하고 처절한 상황을 아.는.데...

몇날 며칠씩 밥도 못 먹고

수개월에서 몇년씩 가슴이 먹먹하도록..

그렇게 아프지는 않을거 같다...


가슴 세포가 줄거나..노화했나보다...


그래도...가끔은 찌르르하니...

아플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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