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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07.23 7월의 영화와 책 2
  3. 2013.07.11 비오는 날 잡상.. 2
  4. 2013.07.10 7월의 영화 2
  5. 2013.07.09 New York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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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3.07.04 Pride Parade 4
  9. 2013.06.30 6월의 책2 와 영화 2
  10. 2013.06.13 이렇게 치열한 휴식... 4

7월의 책

2013. 7. 23. 17:16 from about books



중국 만리장정

저자
홍은택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5-2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워싱턴 특파원으로, 전쟁 종군기자로 활동한 바 있는 그는 이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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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수욜(17일) 독서회에서 토론 한 책..

처음 제목을 보고 '드뎌 올 것이 왔구나...'했었다..

제목만 보곤 뭔가..되게 딱딱하고 골치 아플거 같았다..

공부 많이 되는...


인터넷 주문한 책을 받아보니...'어라랏...'

여행기이다..그것도 자전거 타고 여행 한 이야기..

생각과 달리 쉽고...훌훌 넘어간다...


# 독서회는 참 재미난 점이..

여러 사람의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거...

참 좋은 점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떻게 생각하고..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 만으로도 참...

좋다...



# 이번 책을 읽고 느낀 점 또한...

의견이 분분할 줄은 알았는데

남/녀의 차이가 이렇게 극명할 줄이야...


일단 자전거로 여행한다는 발상 자체가 내 또래 여자들에겐

'납득이 안가는 이야기이다...납득이...'


누군가가 자전거로 여행한 이야기조차 여자들에겐..

마치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듣는 기분이다...


# 작가에 대해 제일 부러운 점은 독서회의 누군가가 말했듯이

'그렇게 다 던져버리고 여행을 갈 수 있는 용기'이고, 그 용기보다 더 부러운 점은

다 던져버리고 여행하고 돌아오니 '뙇'하고 기다리고 있는 새 일자리이다..

그것도 '카카오톡 부사장' 

후덜덜하다...


그와 나의 차이는 아마도

그가 펄벅을 소개하며 언급했던 독서의 이행 과정..

펄벅으로 시작하여 헤르만 헤세를 거쳐서 도스토예프스키로 나갔다는...

나는 펄벅과 헤르만 헤세는 갔는데 도스토예프스키까지 가질 못해서..

거길 안가고 금새 다른 곳으로 빠져서 엉뚱하게 돌고 말아서...

그 결과가 이 차이를 만든것이 아닌가 하니 독서회의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하소연들을 한다..


# 여행의 목적과 방법 또한..

사람마다 참 많이 다르고 다양할 수 있겠구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새삼스럽게 느끼고...


#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어차피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이 저마다의 생각과 느낌으로..

그런데..중국을 어떻게 봐야만 하는걸까?


새삼 내가 책을 읽는 이유들에 의문이 드는 게..

난 왜 책을 읽는가? 무엇을 어떻게 보기 위해서?

그렇다면 무엇을 '왜' 어떻게 보고 싶어하는가?


그런것들을 미리 알고 미리 예측하는게 내게 어떤 도움이 되는건가?

내가 어떤 사람이 앞으로 될 것인가?

내 자식을 어떻게 만들것인가?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


흠..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어쨋거나 남편의 경제력에 빌 붙어 사는 기생생물로써

그리고 내 선에서의 육아와 교육을 이미 종료한 상태에서

그리고 인생의 반 이상을 살아버렸고

사회적의미에서는 거의 70~80% 완료한 시점에서..


뭘 더 생각해야 할까?


내가 펄벅으로 부터 헤르만 헤세를 거쳐 도스토예프스키를 지나가는 길이

어디로 가는 길인걸까?







Posted by labosque :

7월의 영화와 책

2013. 7. 23. 16:42 from about books



감시자들 (2013)

Cold Eyes 
7.8
감독
조의석, 김병서
출연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김병옥, 진경
정보
범죄, 액션 | 한국 | 119 분 | 2013-07-03


# 포스팅이 밀렸다..

이 영화 본지도 꽤...됐네...


영화는 재미있었고..

한효주는 예뻣고...


정우성은 연기를 못하는건 아닌데

참 안타까왔다..


처음 맡아보는 악역이라고 떠들석했는데..

훨씬 더 잘 살릴 수도 있었을텐데...


역시 저 남자는 연기로 먹고 사는 사람은 아니구나..

정말...연기가 안 느는구나...

뭐 그런 느낌...


뭐..그럭저럭 재미있었다..

설마 우리나라 경찰들이 저렇게 똑똑하고 조직적일리가 없어...

영화니까 그런걸꺼야.. 싶다가


위조수표 사건 해결하는걸 보면 정말 영화처럼 그렇게

첨단 장비에 못 하는 거 없이 그렇게 조직적이고 치밀할 거 같기도 하다가


또 말도 안되는 경찰, 검찰 수사 발표 보자면 

아직도 70년대 수사반장식, 주먹 구구식일거 같기도 하고....


참으로 헷갈리는 요즘이다...






원더보이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2-0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저마다 상처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밤은 노래한다 이후 4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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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6월말과 7월 초에 걸쳐 전자책으로 읽었다..

김 연수씨의 다른 책 과 함께 포스팅 하려고 미루어 두고 있었는데

그 다른 책이 그만..

어느틈에 자동 반납 되어 버리고 말았다..


아..뭔가 모르게 바쁜 나날들이다..


김연수의 책은 처음 읽었는데

H가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라고 알고 있다..


읽어보니 (읽다가 중간에 강제반납 되어 버린 책 포함)

왜 김연수씨의 문체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뭐랄까... 김연수씨 문체엔 서정적인 느낌이 있다..

우리 세대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힘... 같은 거..

그렇다고 지나치게 신파도 아니고 균형을 잘 잡고 있는 어떤 서정성..


뭐..H도 같은 이유로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고..

담번에 만나면 물어봐야지..


어쨋거나..

이 소설의 작중 화자는 남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갖게 된 '원더보이'

마침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비슷한 설정이다..


뭐.. 공통점은 딱 거기까지..


벌써 기억이 가물 가물하다 (전자책의 후유증)

충분히 재미있게..그리고 마음 아프게 읽었음에도..


책을 읽고 나서, 이런 문장을 쓰는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나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다..

이런 얼굴에 이런 서정성이라니...

말도 안된다...라고 생각했다..


꽃미남 배우들이 입만 열면 깨고

이런 얼굴로 그런 글들을 쓰고..


그래서 세상은 오히려 공평한지도 모르겠다..

(김연수씨가 못 생겼다는게 아니고 이런 감성적인 글들을 쓸 것 처럼 생기진 않았다라는 뜻임..)


아..한가지 생각난건 여태 읽은 1인칭 시점 중 십대를 화자로 내세운 책 들중에 가장 개연성이 있어 보였다..

원더 보이의 십대는 진짜..순진무구한 십대 같아서 좋았다..


다른 많은 책들의 십대 화자가 30~40대 작가의 페르조나를 뒤집어쓰고 

애 늙은이 같이, 통찰적이고 자기 성찰적이고 현자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에 비해

원더보이의 화자는 정확하게 무식하고 순진한 십대의 모습 그대로라서...


흠....십대다운 십대에 대한 내 고정관념 일수도..










Posted by labosque :

비오는 날 잡상..

2013. 7. 11. 15:41 from 생각꼬리

# 개츠비와 호밀밭의 파수꾼..


고등학교 2학년때쯤(?) 괜히 쓸데없이 노트를 한권 꾸몄었다..

뭐..한장 한장.. 예쁜 그림을 그려넣고

가장 자리를 마구 장식하여 시도 써 놓고 (물론 자작시는 아니다..)

좋아하는 글귀들을 장식적인 글씨와 그림으로 꾸미고

한달의 달력을 그리고 읽은 책들도 적어 놓고..


소녀취향 200%의 정점을 찍었던 때인거 같다..

한권을 다... 만들진 못했고

열 몇장 쯤?


까맣게 잊고 있다가 몇년전 친정에서 오랫동안 꽁꽁 싸매 보관하고 있던

내 옛날 짐들을 '엣다..난 이제 그만 발 빼겠다'라는 듯이 던져준적 있는데

뭐 대학 다닐때 도구들, 재료들이며 졸업작품으로 만들었던 플라스틱 모형까지

나왔으니까...


그틈에 이 노트도 내 손에 들어왔다..

아들에게 보여줫더니 '엄마.. 미대 맞네?' 라고 했었다..

캔디 그림만으로도 우리 아들 눈엔 대단해 보이나 보다...


어쨋거나.. 그 노트에 호밀밭의 파수꾼의 글귀가 있었고

내가 그 책을 얼마나 좋아했는지가 떠올랐었다...


호울든 코올필드


그리고 개츠비..


이상하게 이 둘은 세트로 떠오른다..



# 내 인생의 책들


명사들이 주로 이런 제목하에 책들을 추천하곤 하는데

난 뭐...그닥...내 인생을 좌지 우지 할만큼 특정한 무언가로 부터 영향을 받았는지 잘 모르겠다..


논어를 수십번 읽었다.. 

플라톤의 국가론을 수십번 읽었다..

뭐 이런 이야기들을 들은 적은 있다..


난 두번 읽은 책도 별로 없는데

'어린 왕자'만은 30번쯤 읽었다...


어릴때다...


어린왕자는 계몽사 빨간책에 '별의 왕자님'이라는 제목으로 있다..

아~ 계몽사 책들은 수차례씩 읽었다..

뭐.. 낱장이 나달 나달 해질때까지 

어릴때야 몇번씩 읽은 책들도 꽤 많았지..


계몽사 50권은 국민학교 2학년때쯤 읽었던거 같고..

그때는 별의 왕자님은 그냥 읽었다..

별 특별한 감흥없이..


국민학교 4학년 크리스마스 아침에 머리맡에 선물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단행본으로 된 '어린 왕자'였다..


우리가 잘 아는 바로 그 그림이 표지로 된 하얀 책...

별의 왕자님과 같은 내용이란 건 바로 알 수 있었는데

빨간색 50권짜리 전집속의 한권으로 정체성이 실종되어 자리를 차지 하고 있던 모습과

하드커버에 매끈한 종이.. 

표지부터가 자신의 개성을 자신있게 드러내는 모습은

그 내용까지도 얼마나 다르게 느껴지던지...


난 금새 매혹됬다..

그후로 꽤 오랫동안...


그 책이 내게 영향을 미친 게 있다면 아마 그걸거다..

'길들인 것에는 책임이 있다는거..'


그래서 내가 관계맺기에 조금은 신중했는지도 모르겠다...




# 레어 아이템


어린 왕자는 내 인생의 책이긴 하지만

어린왕자가 꼬셔버린 사람이 나 혼자는 아니라서...


그에 비해 '앤' 씨리즈는 그 당시 확실한 레어 아이템이었다..

지금은 오히려 전권을 구할 수 있겠지만

내가 그 책을 숙모로 부터 받았던 중학교 1학년 당시엔 아무도 그 소설의 존재를 몰랐으니까...

적어도 내 주위에선...


앤 씨리즈는 빨간 머리 앤을 1편으로 총 10편으로 되어 있다..

각 권에 2편의 이야기가 합본되어 총 5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5권의 책 속에 앤의 출생과 성장, 학업, 첫사랑, 결혼, 주변 사람들과 자녀들

자녀들의 성장과 결혼까지..앤의 전 생애가 씌여져 있다..


이 책도 수도 없이 읽어서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기억나는 사소한 디테일들이 아직도 있다..

가령 앤이 '픽윅 페이퍼스'를 읽으면 주인공이 언제나 뭔가 먹고 있어서

자기도 배가 고파진다고 말하는 장면..뭐 그런것들..

그래서 픽윅 페이퍼스가 궁금했는데... 뭐..찾아 읽지는 않았다...


어제 갑자기 떠올랐던 레어 아이템은 다음 두가지 이다..


첫째 시벨의 일요일이라는 프랑스 영화

둘째 제 8요일이라는 소설..


중학교인지 고등학교인지 확실치 않지만

그때 딱 한번 씩 봤던 영화와 책이다..


시벨의 일요일은 하디 크루거라는 배우가 나왔었고

하디 크루거는 대 탈주에도 나왔었고..


난 어디서 그런걸 검색했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신기하게도 그런걸 검색해서 알고 있었고..


제 8요일은 그냥 한번 읽고 좋았다...

내용은 대충 생각나지만 그리고 당시에 잘 이해하기 힘든 정서적인 부분이 있었지만...

그냥 어떤 절망..슬픔...그런게 느껴져서 좋았었다...

그리고 그 절망과 슬픔을 견디기 어려운 젊음의 초조함 미숙함...


그 두가지가 한동안 나만의 레어 아이템이었다는게...

개츠비를 곱씹다가 같이 딸려와 버렸다...


아..레어 아이템은 소장 하는게 맞는거겠지? 


덧) 책 사려고 인터넷 검색하다보니 2003년에 출간 된 책은 절판이고

2007년에 번역된 책은 일어 중역이다..

아..물론 2003년 책은 영어 중역

원작이 폴란드 작가..

내가 읽었던 건 1980년대임에 분명하니까 지금 남아있다면 희귀본이겠다...

2003년 영어중역 중고도서를 사야하나? 

2007년 일어중역 새책을 사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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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영화

2013. 7. 10. 18:28 from about books



위대한 개츠비 (2013)

The Great Gatsby 
7.8
감독
바즈 루어만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토비 맥과이어, 캐리 멀리건, 조엘 에저튼, 아일라 피셔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 142 분 | 2013-05-16



서울에서 단 한 군데의 극장에서만 아직까지 하고 있는 이 영화를 어제 Nina와 보았다..

그리고 매우 좋았다...


위대한 개츠비를 소설로 처음 읽었던 게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아마도 고등학교 때가 아니었을까?


확실친 않은데..

고등학교 때 확실히 '호밀밭의 파수꾼'을 엄청 좋아했고

그 못지 않게 '개츠비'도 좋아하지 않았나 싶지만...

뭐...그 때가 아니라면 적어도 대학교 때다..

중요한 건...내가 엄청 좋아했다는 거...


전에도 말했지만

'상실의 시대'에서 주인공의 선배로 나오는 한 인물은 주인공이 개츠비를 읽고 있는 걸 보고 친구로 삼아주고 

무라카미 하루키 자신도 '개츠비를 세번 정도 읽은 사람이라면 친구가 되어도 좋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난...개츠비를 읽은 사람들은 누구나 다 개츠비를 좋아할 줄 알았다...

진짜...


독서회를 시작하고 사람들과 책에 대한 소감이란 걸 공식적으로는 처음 나누면서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취향이 있고 정말 다 다르구나 라는 걸 새삼스레 깨닫게 됬는데...


난 누구나 다 개츠비를 좋아하고 누구나 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내가 참... 

진짜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어쨋거나...

난 1974년작 로버트 레드포드, 미아 패로우 주연의 개츠비도 보았었다..

그리고...내가 로버트 레드포드를 무척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화를 좋아할 수는 없었다...


당시 생각에..

그리고 디카프리오의 개츠비를 보기 전까지..

로버트 레드포드는 개츠비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역할인데 그 영화에서 볼만한 점은 그것 하나..

미아 패로우의 데이지 라던지 기타 등등의 연출이나 구성이 원작에 비해 견딜 수 없다...그렇게만 생각했었다...


그리고 디카프리오의 개츠비란 이야길 처음 들었을 때

원작에서의 개츠비의 큰 키를 디카프리오의 그 작은 키가 과연 어떻게 표현할까...심히 걱정 됬었는데...


바즈 루어만의 이번 개츠비가 특히 좋은 이유는 더 이상 원작에 충실 할 수 없으면서도

명쾌해 해석해주었다는 거....


약간의 해석외에 스토리상 어떤 뒤틀린 기교도 부리지 않았다라는 건 핏제랄드에 대한 오마쥬일까?

혹은 이렇게 생각하는 건 과대 해석일까?


어쨋거나 마치 책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대사들...

전개상 필요한 약간의 텃치외에 거의 손대지 않은 원작..

당시의 느낌을 좀 과하게 표현한것 또한 개츠비의 공허와 순수한 열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한것 같아서 나쁘지 않았다..


배역들도 너무나 너무나 적절했다..

데이지는 충분히... 사랑스러웠고..

톰, 머틀, 조던...모두 원작에서 빠져 나온듯 했다..


닉의 들린 코가 살짝 보기 싫었던게 그 들린 코에서 지성적인 느낌이 빠져나간단 말이다...

그렇지만 뭐...vulnerable 한 느낌이 있어서...그럭저럭...


그리고 디카프리오의 개츠비...

인정한다...

로버트 레드포드 보다 더 개츠비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개츠비에서 좋았던 점은 순수함과 수줍음..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난 그냥 로버트 레드포드를 좋아했던 거다..


개츠비라는 인물은 물론..

말할수 없이 순수한면이 있지만...

로버트 레드포드는 표현 할 수 없는 거칠음...그게 있어야 한다..


개츠비가 아무리 갖고 싶어 했지만 타고 나지 않은 우아함...

우아함을 꾸밀 수는 있지만 절대 타고나지는 못한 그 어떤것..

개츠비가 소망했던 초록불빛...


그게 레드포드에겐 있고..

디카프리오에겐 없다...

아니..없는진 잘 모르겠지만 

그냥 디카프리오가 개츠비였다..




Posted by labosque :

New York 2

2013. 7. 9. 09:14 from 제멋대로 여행기

# Metropolitan Museum



      

미국 관 앞의 중정..이곳에도 이름은 있겠지만.. 잘 모르겠고..

      가운데 서 있는 조각상은 다이아나 / 아르테미스..

      정확하게 어떤 제목의 누구의 작품인지도 역시 확인해보지 않아서...

      그렇지만 알고 보든 모르고 보든 어쨋든 참 아름답다...





이곳을 참 좋아하는데 앞으로도 뉴욕에 올 기회가 또 있다면 늘 들를 것 같다..

클로이스터 방문 후 잠깐...

은미와 특별전시 보러 잠깐...

그래서 많이 둘러 보진 못했다..

하긴 천천히 충분히 시간을 두고 둘러 보려면 2박 3일은 걸릴듯...


이번에 꽂혔던 작품들은 뉴욕 여행 직전에 읽었던 소설 '헤르메스의 기둥'의 영향을 받아서 

헤르메스 상 혹은 기둥..혹은 데 키리코...

그러다가 또 지난번 독서회에서 읽었던 책 '그랜드 투어'에 나옴직한 그림들..


독서와 연관되는 그림 감상...

내 지식이 여러모로 너무 일천하여 슬펐지만 한 두가지 주제에 집중하여 그림을 보면 참 재밌겠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보았다...

나이 오십이 다 되서야... 참...나...

여태 뭐했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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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 :1888-1978 )의 그림들은 MOMA 에서 주로 보았다..

전에도 봤던 것들이고 어느 정도의 호감은 있었지만

헤르메스의 기둥을 읽기 전까지는 그냥 스쳐지나갔었다..


아니...한 45초 정도 서 있었다고 쳐두자...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나보다...




012








'헤르메스의 기둥' 에도 실린 기둥들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늘어선 길에 

한 소녀가 뛰어 가는 듯한 모습의 작품..(기억이 맞는지...)은

메트로 폴리탄에 있는데..이번엔 메트를 다 둘러 볼 새가 없어서 놓쳤다...

흠... 내 기억으론 확실히 메트에 있는데...


기억과 이해를 돕기 위해 퍼왔다..




Mystery and Melancholy of a Street  1914 


# 헤르메스의 기둥은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작가도 미스테리, 방대한 상식과 지식의 양도 미스테리인 소설인데

작가의 언급에 따라 파르미자니노, 데 키리코, 막스 에른스트가 확실히 흥미를 끌었다..

파르미자니노는 중세 미술 관에서 작가의 이름을 하나 하나 들여다볼 여유가 없어서 못 찾았지만..

느낌상 우피치에 가야 만날 수 있을듯 하고

막스 에른스트는 몇 점쯤 있을텐데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키리코를 좀 들여다 보다 왔다..


무심히 볼 때도 끌리는 게 있는 작가인데 구글링 해보니 상당히 묘한 사람이다..

이렇게 현대적인 그림을 1914년 (공교롭게도 내가 찍은 그림들이 모두 1914년 작)에 그렸다는 것도 놀랍고

얼핏 찾아 본 바로 이미 젊은 시절(20대 중반)에 구축한 이렇게나 독특한 화풍을 이어가지 않았다는 것도 놀랍다..

90살까지 살았던데 유명한 작품의 대부분이 초기 작이다..


그 사람의 생애가 궁금해졌다...





# 다음 그림들은 '그랜드 투어'에 실렸음직한 그림들..

독서회에서 읽었던 '그랜드 투어'도 꽤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뭐..아기 자기, 소소한 역사의 뒷 얘기 같은 거라 엄청 재미있게 읽다가도 책장을 딱 덮으면

딱히 무슨 이야기를 읽은 건지 기억이 안나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주로 역사적 소사에 대한 가설과 추측과 그에 대한 증명이기 때문에 부록처럼 붙어 있는 

깨알같은 사료들, 인용구들, 그리고 예시를 돕기 위한 사료에 대한 사진들 (그림들 다수 포함)

그리고 연도 날짜 뭐 그런 숫자들...


딱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18세기 유럽..주로 영국 상류사회 젊은이들의 해외여행 열풍..

- 단순 여행이라기 보다 성격상 조기 유학에 더 가까운 - 에 관한 책이다..


한 챕터에 여행지에서의 쇼핑, 기념품, 문화 수입에 관한 부분이 나오는데 

이탈리아 여행에서의 기념품으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그림에 자신의 초상화를 넣는게

그랜드 투어리스트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다고 한다..

뭐..지금의 증명 사진 쯤 되겠다..


사람 마음이 참..동서고금.. 비슷하다는게  재미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인용하는 그리스 기둥의 '요즘 아이들은 참 버릇이 없다'와 같은 맥락이지만...


메트에서 '딱' 그런 그림들을 발견하고 책을 읽은 보람을 느끼며 몇장 찍어왔다..

역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는만큼 보인다... '





012


첫번째와 두번째는 Giovanni Paolo Panini  

Ancient Rome 1757

Modern Rome 1757


세번째는 Canaletto

Piazza San Marco 1720s




# MoMA 에서 몇장..


중학교에 들어가고 아빠가 화집을 몇권 사주셨다..

댓권정도로 이루어진 전집이었는데 어딘가 유명 미술관 소장 작품집 아니었나 싶다..


루브르였는지...어디였는지...


그때도 뭐... 미술을 하긴 했지만

미술에 대해서 특별히 어떻다...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싫은적도 당연히 없고

그렇다고 뭐 대단히 좋은 적도 없다..


근데..그냥 늘 관심은 가고 궁금하고..

보러 다니는걸 좋아하긴 한다..


그 화집에'오딜롱 르동' 이라는 화가가 있었고

'날개 달린 사나이' 라는 그림이 있었다..


그리고 그냥 그 그림이 좋았다..


아무런 특별한 느낌 없이..


그래서 후에 모마 혹은 다른 곳에서 르동의 작품을 만나면 참 반가왔었다..

그리고 여전히 조금 끌린다..




01







#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트로폴리탄에서 몇년동안 내가 가장 좋아했던 그림 (지금은... 잘 모르겠는데 제일 좋은것 같지는 않다..)















                                






Posted by labosque :

New York 1

2013. 7. 8. 06:41 from 제멋대로 여행기

# 6월 11일(화) ~ 16일(일)


첫 며칠은 42번가 서쪽 구석에 있는 민박집에서 혼자 지내고

금요일 은미와 합류해서 43가 Royalton Hotel에서 묵었다..

이 호텔..맘에 든다...


혼자 지내는 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

정확히 나누긴 힘들어도 뭐 그럭 저럭 반반..


친구와 지내는 건...

친구들과도 몇번 여행을 해봤지만

대부분의 경우 싫은 쪽 보다 좋은 쪽이 많았다..

당시에 안맞아서 힘들었던 경우도 지나고 나면 다 좋은 추억이고..


마음 맞는 친구와 지내는 건...

200%로 좋은 쪽이 증가하는데

거기에 반가운 친구들을 만난 이번 경우는 그래서...

평소보다 2000%쯤 더 즐거웠다...


흠...진짜 재밌었다...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냥 밥먹고 수다 떨고....

뮤지컬 보고 밥먹고 차마시고 수다 떨고...

뉴욕 거리를 좀 활보하고 수다떨고...

칵테일 마시고 수다떨고...


그냥 그게 다였을 뿐인데.... 






# Shake sh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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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대로? 혹은 시간순? 아니면 사진순?

즉 내 맘 가는대로 뜬금이나 맥락없이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첫번째는 쉐이크 셱 버거..


3년전 뉴욕 왔을때도 43번가 서쪽 구석에 묵었었는데 (같은 주인이 하는 다른 민박집)

바로 코너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줄을 서 있는 가게가 있었다..

그 앞을 늘 지나다니는데 늘 와글 와글 북적 북적..

몹시 궁금하긴 했으나 우리 집 식구들 성격이 줄 길고 사람 많은 데는 피.한.다..

그래서 난 백화점 매대에선 물건을 잘 못산다...


그렇게 줄을 못서서 맛을 못보고 돌아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한참 뉴욕에서 뜨는 버거라고 해서 조금 후회를 한 적 있다..

이번엔 도착한 첫날..숙소에 짐을 풀고 슬슬 걸어나가 줄을 섰겠다..

가게 밖으로 줄이 길게 이어졌는데 주문까지 십여분.. 주문 해놓고 십여분...

도합 삼십분 이상 기다리는 것 같다..


가게 안이 제법 넓은데 앉을 자리도 없다..

뭐 어차피 혼자 거기 앉아서 먹을 생각은 아니었기에 사들고 숙소로 왔다..

맛은?

제법 훌륭...

'햄버거가 다 햄버거지 뭐' 라고 말한다면 우리 아들한테 혼난다..

햄버거도...

제법 맛이 다 다르다..

이 집은 유기농이니 뭐니 재료가 얼마나 좋고 훌륭하니 광고하지만

그런걸 다 떠나서 일단 맛.있.다..


줄 설 만 하다...





# Cafe Sabarsky


이곳은 Neue Galerie (이렇게 쓰고 노이에 갤러리라고 읽는단다) 라는 곳에 있는 카페다..

노이에 갤러리는 오스트리아 문화 예술 전용 갤러리 쯤으로 생각하면 될거 같다..

Gustav Klimt의 작품이 상설 전시 되어 있고 Egon Schiele 의 소품도 몇점..

때로 오스트리아 작가의 기획전도 열리는 거 같은데 갤러리 규모나 작품 수에 비해 

관람료가 비싼 편이다..(20불) 사진도 못 찍게 하고..


그래도 클림트가 워낙 세계적으로 인기있으니까..

나 만해도 몇번을 보고도 또 보러간다...


이곳 사바스키도 브런치 시간대에는 건물 밖으로 줄을 길게 서기도 하는데

아침에 미술관 여는 시간에 맞춰 왔더니 줄이 두줄로 길게 형성 되어 있어서

어느 줄에 서야할지 헷갈렸던 기억이 있다..

한줄은 미술관 문열기 기다리는 줄..

다른 한줄은 사바스키 들어가는 줄..

그 시간만 피하면 그다지 힘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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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뉴욕에서 인기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오스트리아 풍' 이라는 게 아닐까?

이곳의 커피는 그래서.. 다 비엔나 커피란다..

실제로 내가 비엔나 커피 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말을 해서

다시 메뉴판을 들여다 보는 척 했었다..


영어 하나로도 버거운데 거기에 우물라우트 찍힌 글자들까지 둥둥 떠다녀서

대충 보는 척하고 손가락으로 찍었다.. '이거요..이거..'

노안이라서 그래 노안이라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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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isters

2013. 7. 6. 13:02 from 제멋대로 여행기

# 6월 12일 수요일


뉴욕에 도착한 이튿날..

뉴저지에 사는 동생과 그 딸을 만났다..

2004년 부터 2008년까지 4년간 뉴욕시 북쪽 외곽 Westchester에 살때 알게 된 친구인데

아마도 2006년쯤 처음 만나게 되지 않았나 모르겠다..


나보다 5살 어리고 동양화를 전공하여 국전에도 입상한 경력이 있는 작가님이시다..

이 친구도 살아온 인생 역정이 아주 평범한 축은 아니라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중에선 그야말로 이야기거리가 풍부하여

내 싸이에도 몇몇 에피소드를 남긴적이 있다..


어쨋든..

3년전에 뉴욕 방문때 태어난지 백일 된 아기를 보러 뉴저지까지 갔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꼬물 거리던 아기가 이제 벌써 세살...

늘 하는 말이지만 참...남의 집 아이들은 참..잘도 큰다..


이 귀여운 꼬맹이도 탄생부터 범상치 않은데

내가 이 친구를 방문하고 와서 몇몇 친구들에게 말한바 있는 '밀리언달러 베이비'의 주인공이다..


이 친구를 만나러 생전 처음 맨하탄에서 뉴저지 가는 버스를 타봤다..

뭐든지 처음이 있다는 건 참 기쁜일이야...




3년전..아니 그보다 더 오래전인 2008년..헤어질 때만 해도

운전도 안돼..영어도 안돼..

미국 생활 경험도 많지 않은 이 친구..

어떡하나..갑갑한 마음도 있었는데

이번엔 빨갛고 귀여운 차를 몰고 나와 기특하게

'언니..어디 가고 싶어? 가고 싶은데 다 데려다 줄께..'한다..


제일 가고 싶은 곳은 언제나 나 살던 동네...

3년전 뉴욕 왔을 때도 선뜻 가보질 못한게 보통 맨하탄에서 묵을 때는 렌트를 안하는데

맨하탄 밖을 벗어나려면 차가 필요하다..

42번가 Grand Central Station에서 기차를 타고 나 살던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데

막상 그곳에 가면 차편이 없다는 거..

그 동네가 기차역에 내려봐야 암것도 없다...

미리 택시 회사에 콜 택시를 불러놓기 전에는..

근데 사람 마음이.. 그렇게까지 해서 찾아갈 필요가 있는가 싶은게...

딱히 볼일도 없고 찾아 볼 사람도 없는데...


어쨋거나 이 친구, 제법 먼거리를 얼마든지 데려다 준다니 호기롭게 길을 나섰는데

어쩌나 조다리를 건너버렸다..(조다리는 George Washington Bridge)

다시 맨하탄에 들어오고 보니 마음이 슬그머니 바뀐다..

흠.. 이왕 맨하탄에 들어온 거 그냥 클로이스터나 가자...


클로이스터는 맨하탄 북쪽의 포트 트라이언 파크 라는 언덕위에 세워진 뮤지엄인데

거의 대부분 록펠러의 기증과 기부로 이루어진 박물관이다..

건물 자체가 중세 수도원들의 잔해를 사다가 그것들을 토대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전쟁통에 망가진 유럽의 사원들에서 문 한짝, 서까래 하나, 기둥 한주...

뭐 진짜 하나씩은 아니겠지만 그런 식으로 모아서 지었다고 한다...


건축물 자체가 중세 수도원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정말 좋아하는 곳중의 하나다..

메트로폴리탄의 분관으로 이곳의 입장권 (뺏지)를 가지고 있으면 당일에 한해 메트로폴리탄도 입장이 가능하다..


이곳을 처음 오게 된것도 이 친구와 또 다른 한 친구와의 모임을 통해서였다.

2006년 늦 가을쯤..(내 기억이 맞다면..)

뉴욕 한인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크사니에 누군가 얄궂은 공지를 하나 올렸다..

맨하탄 근처에 사는 아줌마인데 같이 문화생활해요~

뭐 요지는 그런거였다..


당시...맨하탄을 지척에 두고 뮤지엄이니 갤러리니 맛집이니 뮤지컬이니

가보고 싶고 해보고 싶은 일은 그렇게 많은데 막상 같이 할 사람에 목말라 있던 나는 

냉큼 그 포스팅을 물었고 쪽지로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전화통화를 한 다음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만나러 나갔었다...


그래서 만나게 된 동생들과 그 후...참 많이도 즐겁게 어울렸었다...

그 시절 해봤던 많은 일들과 가보았던 많은 곳들이 이 친구들과 꽤나 많이 엮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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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사진은 많이 안 찍었다...


오랜만에 그리운 장소에서 반가운 사람과 시간을 보내다 보니 또 한명의 그때 그 시절 친구가 생각이 났다.

한국 시간과는 막무가내로 카톡에 사진을 전송해버린다..( 그 동생이..)

얘가 이렇게 생긴것과 무관하게 무대뽀다...


곧바로 장문의 답장이 왔다..

거의 5년만인데 마치 어제 헤어진 사람처럼..

반가움과 그리움을 담뿍 담아서...


나이를 먹으면 시간이 어디로 가나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5년이란 엄청난 시간일텐데

이미 어른이 되고 난 후의 5년쯤은..마치 옆동네 마실 나온듯한 거리감일 뿐이다..


그렇게 하루의 나들이...

또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아...

그때도 우린 어제 헤어진 사람처럼 반갑게 웃으며 수다 떨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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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인형같이 생긴 요 귀여운 아기를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고 부르는데는 이유가 있다..

이 아기를 낳기전 '그 동생'은 유산을 두번이나 했다..

늦은 결혼에 임신..엄청 기대하고 기다렸는데 그만 자궁외 임신..

나팔관 절제 수술까지 해야했고

그 이후 또 한번의 비슷한 상황을 겪고...

어찌 어찌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갖은 아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수월치 않게 이 꼬맹이는 예정일 백일도 전에 태어나 버렸다..

1Kg 조금 넘는 몸무게로 태어났단다...

백일간 인큐베이터및 스페셜 닥터 비용 등등

이 꼬맹이에게 들어간 돈이 실제로 거의 밀리언에 가깝다.. (십억)

물론 아빠가 빵빵한 보험이 있어서 이 친구가 실제 지출한 돈은 그리 많지 않다..

3년전 방문했을 때 아기가 백일 무렵이었는데 어찌나 작고 가냘픈지

백일된 아기가 엄마의 팔꿈치부터 손끝 크기였다..

정말 한손에 그렇게 올려 놓았던 기억이 있다..

축하하면서도 속으로 걱정도 많이 했는데

아직도 좀 작긴 하지만 영리하고 건강하게..

성격도 만만치 않게 커준 모습조차 참 대견하고 기특했다..

당시..

그렇게 작은 아기를 살려낸 의료기술에 한번 놀랐고

어마어마한 병원비에 두번 놀랐다..

건강하게 무럭 무럭 자란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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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Parade

2013. 7. 4. 23:48 from 제멋대로 여행기

# 6월 30일 일요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6월 28일 부터 7월 2일 까지 묵었는데..

마침 그 기간엔 상대적으로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듯 싶어 보였다.. 


그 다음주는 말하자면 본격적으로 Summer Festival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어서

필모어 거리에서는 재즈 축제가..

또 우리 숙소가 있는 유니온 스퀘어에서는 'Grand Tasting Tent' 라는 재미있어 보이는 이벤트가...

계획 되어 있는 참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묵는 그 주에 계획되어 있던 게이-레즈비언 퍼레이드는 

굳이 챙겨 볼 생각도 없이 까맣게 잊고 있었다..

호텔 방에서 뒹굴 거리다가 느지막히 어슬렁거리며 나서서 

마침 Market Street를 건너는 쪽으로 행선지를 잡은 것은 순전히 요행이었다..


퍼레이드는 우리가 거리에 도착했을때 이미 시작되어 있었고

우리는 한없이 이어지는 행렬과 바리케이트를 어떻게 하면 가로질러 길을 건널수 있을까 

궁리에 골몰했다..

바리케이트는 끝이 없었고 행렬은 족히 두서너 시간은 이어질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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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 퍼레이드를 처음 본건 1990년 여름, 뉴욕이었다..

그때, 배가 남산만 할 때.. 뉴욕에 놀러갔을 때..마침 퍼레이드가 있는 날이었다..

그때만 해도 게이문화가 참 생소하고 낯설고..흥미로운 만큼이나 약간은 불편하기도 했었다..


그때로 부터 20년...

게이 퍼레이드의 풍경도 달라졌다..

음... 공기와 분위기와 느낌이 다르다..


일단 이름이 Pride Parade로 바뀌었다..

20년전 뉴욕에서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다채로운 것은 물론이고 행렬의 규모도 몇배 크다..


행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복장이 현저히 달랐는데

20여년 전 만해도 게이-레즈비언 퍼레이드의 참여자들은 가죽 바지, 가죽 조끼에 피어싱..

바이크와 쇠사슬과 문신의 퍼레이드였다..

전형적인..혹은 상투적인...

그런 모습..


참여자들의 태도는 마치 시위를 하는듯 했고 

관람자들의 태도는 신기한 구경을 하는듯 했고..

도시를 가로막고 오토바이를 타고 소리를 지르며 방종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그날 하루 쯤 참아주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남들과 달라서 많이 억눌리고 많이 상처받은 그들이 

단단한 결심을 하고 옷을 차려 입고

그 댓가로 얻어낸 거리를 떳떳히 활보할 수 있는 권리를

마지못해 간신히 인정해주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


컴잉 아웃의 퍼레이드..



# 그에 비해 이곳의 Pride parade는 한마디로 축제 그 자체였다..

리오 카니발의 퍼레이드처럼 화려하진 않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준비를 거쳐

볼거리를 만들었는데 행렬이 지나가는 도로뿐만 아니라 구경꾼이 몰려 서있는 인도까지도

온통... 즐거움과 유쾌함의 행렬이다..


행렬이 지나가고 음악이 울려퍼지고 사람들은 손을 흔들고 춤을 추고 환호한다...

무지개 깃발과 티셔츠와 뺏지와 펜던트와 배너로 그들을 지지하고 

박수와 하이파이브로 그들을 격려한다..


정말 달라졌구나 갑자기 와락 와닿은 모습은 평범한 옷차림의 평범한 커플들이

손에 손 잡고, 강아지를 끌고, 유모차를 끌고, 아이들과 같이 걸으며 행진하던 모습..


여느 가족들 처럼 따듯하고 사랑스러운 남남, 여여 커플들과 그 가족들...

그런 모습이 범상하게 표현 될 수 있다라는 게 

그 어떤 화려한 모습보다도 변화를 실감케 했다..


다양함이 존중 되는 나라..

다른 사람과 달라도 괜찮은 나라..

그 다름을 서로 서로 격려해주고 따듯하게 지지해주는 나라...



# 도시가 달라서 그런가?

그런것만은 확실히 아닐거 같은게

20년 이란 시간...제법 길다...

마음이 따듯해지는 변화의 시간이었다..


언젠가 우리도..

서로의 다름으로 축제를 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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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책2 와 영화

2013. 6. 30. 12:32 from about books



캐비닛

저자
김언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6-12-2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06년 제12화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세상의 진실을 있는...
가격비교



# 서초 전자도서관 덕에 이 걸출한 작가를 알게 되었다..

브라보~


일단 입담이 장난이 아니다...

타고난 이야기꾼...


전자책으로 읽어서 벌써 기억이 흐릿하지만

눈을 못 떼게 하는 흡입력..


문학동네 소설상을 받아서 뒷장에 심사위원들의 평이며

당선 소감이며 인터뷰까지 실렸는데

그런 것들도 다 멋있다..

안타깝게 기억은 잘 안나지만...


어쨋거나 메가톤급 거짓말장이..


개인적으로 불확실한 정보를 남발하거나

의식적 무의식적 작은 거짓말들..특히 곧바로 꼬리가 걸리고 마는 서툰 거짓말들을 싫어하는데

급수가 다른 거짓말은 매우 좋아한다..

즉 소설가급 거짓말...





설계자들

저자
김언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0-08-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인간은 서로를 끊임없이 죽이면서 살도록 설계되었다!제12회 문학...
가격비교


# 캐비닛과는 전혀 다른 풍으로 씌여졌는데도 눈을 못 떼게 한다는 점에선 같았다..

대단한 이야기꾼을 만났다...

내 머리속에선 이미 영화화하고 있는중...

주인공을 누구로 할까?


요즘엔 정말 죽도록 재미있는 작가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정말 좋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저자
김영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2-2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운명과도 같은 그 목소리가 들리다!김영하식 슬픔의 미학을 보여주...
가격비교


# 일단 전자도서관에 김영하의 책이 참 많다..

김영하라면 어느 정도 믿을만 하니까...


이책..뭐...나쁘지 않았다..

재미있었다...


뒷부분을 읽으며 순간 어느정도의 실화가 섞여 있는지 궁금해졌다..

전자책은...

실체감이 없어서 경계를 찾기가 쉽지 않다....






맨 오브 스틸 (2013)

Man of Steel 
7.4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헨리 카빌, 에이미 아담스, 마이클 섀넌, 케빈 코스트너, 다이안 레인
정보
액션,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 143 분 | 2013-06-13


# 영화를 하나 보고 싶었고 마침 시간이 가장 잘 맞는 영화였다...

자막도 없이 영어로 보는거라서 뭐... 그냥 저냥 알아들은 것도 있고 못알아 들은 것도 있고...


사실...뭐...별 상관없다...


별로 그다지 꼭 반드시...

알아듣지 않아도 되는 영화...


아무 생각이 없는 게 좋다..

중간 중간 정신이 들면 갑자기 너무 오글 토글한 장면들이 많으니까..

그냥 정신줄 놓고 실컷 때려부수게 두자...


두더지 잡을때 진지할 필요는 없잖아...


개인적으로 화면은 물론 2013 버젼이 대단하지만

오리지날이 나았다..

아니면 단순히 수퍼맨을 보기에 내가 너무 나이먹어 버린건지도...


근데 아무리 그래도 조얼...

아버지가 되서 말야...어떻게 아들한테 그런 옷을 입으라고 줄 수 있어?

옛날 수퍼맨에선 적어도 칼 엘이 왜 그런 옷을 입고 나타나는지는 안 나오잖아..

때로는 설명하지 않는게 훨씬 낫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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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어쨋거나 정해진 과정을 모두 마쳤다..

그다지 무리한 것도 버겁게 애쓴것도 없이 주어진 범위에서 그럭저럭 했지만..

뭐... 내 딴엔 제법 성실했다... 내 수준에선...


늘 시간은 잘도 흐른다..

딱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잘 가고

뭔가 하고 있어도 잘 가고..


자투리 시간도 잘 가고 뭉텅이 시간도 술술 잘도 빠져나가 버린다...

그렇긴 해도 지난 2년..

뭐래도 하나 남긴거 같아서 기분은 나쁘지 않다..


알고보면 나도 제법 성실할 수 있는 사람이라 뭔가에 몰두 해 있는 동안에는 제법...

대학 이후로는 늘상..제법...성실하다...

뭐..미친듯이 힘들게 성실했던 자부심따위는 원래...

그런건 안키운다... 무리를 하지 않는다는 주의라서...



# 6월초...과정을 마치고 아들이 있는 미국으로 날라왔다..

시차도 안 겪겠다 마음 먹고 첫날부터 적응하려고 애썼다..

여태까지와 다르게 이제는 더 이상 호텔 살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

아들의 침실을 뺏고 있지만 미안한 맘이 드는건

소파에서 일어난 아들이 허리가 아파서 등을 두드리는 잠시...


그래서 집도 치워주고 정리도 해주고...

요리도 열심히 해서 먹인다...

어미노릇도 제법 성실하게...


뉴욕행은 아들의 휴식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또 내 휴식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 혼자하는 여행은 사실...

어디에 방점을 찍어야할지 잘 모르겠다..

어느틈에 난...

혼자서도 몇차례 여행을 해봤었다..

혼자 호텔에 묵는 거..

참 재미없다...


혼자서 거리를 걷고

혼자서 관광을 하고

혼자서 밥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서서...

어떤 기분과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순간들이

종종...


# 늘 그렇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라는 자유로움...

그 자유로움으로 나는 치열하게 휴식하고 있다...

거의 밤을 새가며 컴퓨터로 지나간 드라마들을 보느라 잠을 설치고

아침에는 졸리운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선다...


이게 과연 휴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은 그 어느 때보다 부족하지만..

아무도 간섭할 수 없고 아무것에도 매이지 않은 완전한 내 시간...

이 순간이 소중해..


치열하게 성실해 본 기억은 없지만 

휴식은 치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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