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끄적

2013. 5. 1. 22:41 from 생각꼬리

#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 아무래도 딴 짓을 많이 하게 된다..

해야할 '과제'들은 전부 삼장법사가 손오공 머리에 채워 놓은 머리띠처럼

내 마음을 옥죄어온다... -.-;;;

다행인건 그냥 배째라 해도 머리를 실제로 죄는 것들은 없다라는 것 정도?


# 얼마전에 갑자기 생각이 나서 어렸을 때 일기들을 뒤져서 찾아내어 읽었는데...

정말 눈뜨고 봐줄수가 없도록 유치하더라...

불태워버리고 싶은데...

그나마도 아쉬워서 그냥 두었다..

땅이라도 파고 묻어야 될듯...

그리고 그 위엔 갈대를 심어야 할까?


# 그나마 그래도 킬킬거리고 읽을 수 있었던 것들은 '무슨 일'인가가 생겨서 

귀찮아도 자세하게 과정을 적어 놓은 것..

뭐..몇개 없더라..

그때도 뭔가 사건을 자세히 묘사하는 건 게을러서 잘 못했던 듯...

아! 그 사건이란 것들도 대부분..

친구와 싸운 이야기...

즉 감정이 뭔가로 인해 발화되어야 그 울분으로 글 쓸 힘이 났던 듯 하다..


# 갑자기 생각났는데..

나도 몇몇 말도 안되는 작은 일들에 포토그래픽 메모리 능력을 발휘하는데..

음..그냥 그렇다구..

그런 말도 안되는 장면들이 

꽤...있다구...내 머리속에...


# 뜬금없이 이야기가 튀지만...

'융'이라는 사람은 전에 이름만 들었었고

어떤 사람이란 걸 대충 감이라도 잡게 된 게

미술 치료 공부 시작하고 나서인데..

이 사람의 성격유형설은 제법 재미있다..


# 직관적 기능의 대극에 있는 것이 감각적 기능인데..

도통 이 두가지 기능에 대해 현실에서 감을 잡지 못하다가

얼마전 남편과의 재미있는 일화로 '아하~'를 외친적 있다..


요즘 '휴롬'에 푹 빠져 매일 저녁 쥬스를 갈아대는데

하루는 파인애플과 사과를 같이 갈아버렸더니 

세상에..너무 맛있는거다.. 

공부하고 있는 남편에게도 얼른 한잔 가져다 주었더니

맛있게 마.시.면.서. '이거 뭐야?' 한다..

난 '뭐게? 맞춰봐~'

남편은 잠시 생각하는 척 하더니 '파인애플 이랑 딸기?'

난 '뭐? 푸하하하하하....'

남편은 '뭘~ 파인애플이랑 딸기 맞는데...'

난 계속 웃음을 끊지 못하고...


파인애플은 내가 사온걸 보았고

미각이야 지각을 속일 수 있다고 쳐도

시각은 얻다 갖다 팔아먹었나..

딸기는 갈면 반드시...핑크가 나온단 말이다...남푠아...


난 '아이구..이 바보야...'하구 놀려댔지만...

갑자기 깨달아 버린게..

우리 남편은 정말 감각기능을 잘 안쓰는구나...


감각이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오감을 말한다.

감각형의 사람은 굳이 그 기능을 불러내어 쓰지 않더라도

자동적으로 그 기능을 순식간에 사용하여 판단의 근거로 삼는다.


그렇다면 감각기능을 덜 쓴다면 그만큼 직관 기능을 쓴다는 이야기인가?

꼭 그렇지만도 않을거란 생각이 드는게 감각과 직관을 둘다 적게 쓰고 대신

사고기능을 왕창 써버릴 수도 있을 거 같다..


남편 덕에 '융'이 말하던게 뭔지 짐작이 간다..

고맙네...남편... ^^


# 결국 책상 앞에 앉아서 다시 쓰잘데기 없이 끄적거리는 것으로 돌아오자면..

뭐... 이렇게 삶의 에피소드 하나쯤...

적어두면... 나중에 또 킬킬거릴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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