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영화

2013. 7. 10. 18:28 from about books



위대한 개츠비 (2013)

The Great Gatsby 
7.8
감독
바즈 루어만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토비 맥과이어, 캐리 멀리건, 조엘 에저튼, 아일라 피셔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 142 분 | 2013-05-16



서울에서 단 한 군데의 극장에서만 아직까지 하고 있는 이 영화를 어제 Nina와 보았다..

그리고 매우 좋았다...


위대한 개츠비를 소설로 처음 읽었던 게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아마도 고등학교 때가 아니었을까?


확실친 않은데..

고등학교 때 확실히 '호밀밭의 파수꾼'을 엄청 좋아했고

그 못지 않게 '개츠비'도 좋아하지 않았나 싶지만...

뭐...그 때가 아니라면 적어도 대학교 때다..

중요한 건...내가 엄청 좋아했다는 거...


전에도 말했지만

'상실의 시대'에서 주인공의 선배로 나오는 한 인물은 주인공이 개츠비를 읽고 있는 걸 보고 친구로 삼아주고 

무라카미 하루키 자신도 '개츠비를 세번 정도 읽은 사람이라면 친구가 되어도 좋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난...개츠비를 읽은 사람들은 누구나 다 개츠비를 좋아할 줄 알았다...

진짜...


독서회를 시작하고 사람들과 책에 대한 소감이란 걸 공식적으로는 처음 나누면서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취향이 있고 정말 다 다르구나 라는 걸 새삼스레 깨닫게 됬는데...


난 누구나 다 개츠비를 좋아하고 누구나 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내가 참... 

진짜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어쨋거나...

난 1974년작 로버트 레드포드, 미아 패로우 주연의 개츠비도 보았었다..

그리고...내가 로버트 레드포드를 무척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화를 좋아할 수는 없었다...


당시 생각에..

그리고 디카프리오의 개츠비를 보기 전까지..

로버트 레드포드는 개츠비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역할인데 그 영화에서 볼만한 점은 그것 하나..

미아 패로우의 데이지 라던지 기타 등등의 연출이나 구성이 원작에 비해 견딜 수 없다...그렇게만 생각했었다...


그리고 디카프리오의 개츠비란 이야길 처음 들었을 때

원작에서의 개츠비의 큰 키를 디카프리오의 그 작은 키가 과연 어떻게 표현할까...심히 걱정 됬었는데...


바즈 루어만의 이번 개츠비가 특히 좋은 이유는 더 이상 원작에 충실 할 수 없으면서도

명쾌해 해석해주었다는 거....


약간의 해석외에 스토리상 어떤 뒤틀린 기교도 부리지 않았다라는 건 핏제랄드에 대한 오마쥬일까?

혹은 이렇게 생각하는 건 과대 해석일까?


어쨋거나 마치 책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대사들...

전개상 필요한 약간의 텃치외에 거의 손대지 않은 원작..

당시의 느낌을 좀 과하게 표현한것 또한 개츠비의 공허와 순수한 열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한것 같아서 나쁘지 않았다..


배역들도 너무나 너무나 적절했다..

데이지는 충분히... 사랑스러웠고..

톰, 머틀, 조던...모두 원작에서 빠져 나온듯 했다..


닉의 들린 코가 살짝 보기 싫었던게 그 들린 코에서 지성적인 느낌이 빠져나간단 말이다...

그렇지만 뭐...vulnerable 한 느낌이 있어서...그럭저럭...


그리고 디카프리오의 개츠비...

인정한다...

로버트 레드포드 보다 더 개츠비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개츠비에서 좋았던 점은 순수함과 수줍음..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난 그냥 로버트 레드포드를 좋아했던 거다..


개츠비라는 인물은 물론..

말할수 없이 순수한면이 있지만...

로버트 레드포드는 표현 할 수 없는 거칠음...그게 있어야 한다..


개츠비가 아무리 갖고 싶어 했지만 타고 나지 않은 우아함...

우아함을 꾸밀 수는 있지만 절대 타고나지는 못한 그 어떤것..

개츠비가 소망했던 초록불빛...


그게 레드포드에겐 있고..

디카프리오에겐 없다...

아니..없는진 잘 모르겠지만 

그냥 디카프리오가 개츠비였다..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