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어쨋거나 정해진 과정을 모두 마쳤다..

그다지 무리한 것도 버겁게 애쓴것도 없이 주어진 범위에서 그럭저럭 했지만..

뭐... 내 딴엔 제법 성실했다... 내 수준에선...


늘 시간은 잘도 흐른다..

딱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잘 가고

뭔가 하고 있어도 잘 가고..


자투리 시간도 잘 가고 뭉텅이 시간도 술술 잘도 빠져나가 버린다...

그렇긴 해도 지난 2년..

뭐래도 하나 남긴거 같아서 기분은 나쁘지 않다..


알고보면 나도 제법 성실할 수 있는 사람이라 뭔가에 몰두 해 있는 동안에는 제법...

대학 이후로는 늘상..제법...성실하다...

뭐..미친듯이 힘들게 성실했던 자부심따위는 원래...

그런건 안키운다... 무리를 하지 않는다는 주의라서...



# 6월초...과정을 마치고 아들이 있는 미국으로 날라왔다..

시차도 안 겪겠다 마음 먹고 첫날부터 적응하려고 애썼다..

여태까지와 다르게 이제는 더 이상 호텔 살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

아들의 침실을 뺏고 있지만 미안한 맘이 드는건

소파에서 일어난 아들이 허리가 아파서 등을 두드리는 잠시...


그래서 집도 치워주고 정리도 해주고...

요리도 열심히 해서 먹인다...

어미노릇도 제법 성실하게...


뉴욕행은 아들의 휴식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또 내 휴식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 혼자하는 여행은 사실...

어디에 방점을 찍어야할지 잘 모르겠다..

어느틈에 난...

혼자서도 몇차례 여행을 해봤었다..

혼자 호텔에 묵는 거..

참 재미없다...


혼자서 거리를 걷고

혼자서 관광을 하고

혼자서 밥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서서...

어떤 기분과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순간들이

종종...


# 늘 그렇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라는 자유로움...

그 자유로움으로 나는 치열하게 휴식하고 있다...

거의 밤을 새가며 컴퓨터로 지나간 드라마들을 보느라 잠을 설치고

아침에는 졸리운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선다...


이게 과연 휴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은 그 어느 때보다 부족하지만..

아무도 간섭할 수 없고 아무것에도 매이지 않은 완전한 내 시간...

이 순간이 소중해..


치열하게 성실해 본 기억은 없지만 

휴식은 치열하게...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