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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4.03.02 2월의 영화와 책 총정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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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14.02.17 2월의 책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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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4.02.02 2월의 책, 영화 2
  9. 2014.02.02 1월의 영화와 책 총정리 4
  10. 2014.01.29 1월의 여행[가고시마 2]

3월의 영화와 책

2014. 3. 2. 15:17 from about books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8.2
감독
벤 스틸러
출연
벤 스틸러, 크리스튼 위그, 숀 펜, 셜리 맥클레인, 아담 스콧
정보
판타지, 어드벤처 | 미국 | 114 분 | 2013-12-31


# 어디 나가기 귀찮아서 집에서 TV로 시청..

사진하면서 만났던 동생이 꼭 보라고 추천해줬었는데 못 보고 지나갔었다...

역시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보았더라면 더 좋았을걸 싶다..


숀 펜은 잠깐 등장하지만 멋있다..(내 선입견인가?..ㅎㄷㄷ한 존재감..과장되지 않은 연기..)

그리고 이렇게 멋있게 말한다..


'Beautiful things don't ask attention.'


또 이런말..(이부분은 길어서 한국어 자막으로 대충 기억남)

'어떤 때는 찍지 않아. 정말 아름다운 순간을 만나면 카메라로 방해하지 않아..그저 그 안에 머물지..바로 저기..그리고 여기..'


역시, 그 안에 머물수 없다면 인생을 즐길 수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해서 찾아보니 소설은 1939년에 발표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주인공 월터 미티가 [라이프]직원으로 (실제로 라이프는 폐간 되고 인터넷판만 남아있다..)

일했던 부분은 허구.. 즉 자전적 소설과 라이프의 폐간이라는 두 실화를 허구적 상상력으로

교묘하게 짜집기...


마지막이 정말 인상적이다..가슴이 찡..하는 뭔가가 있다...


LIFE지의 모토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to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s the purpose of LIFE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이다.






저자
장 폴 사르트르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8-10-1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964년 노벨 문학상 선정 프랑스 실존주의 문학의 거장, 장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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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쟈의 강의를 듣기 전이라면 아마도 '싸르트르..맹랑한 꼬맹이였네..' 내지는

'천재도 어린시절엔 평범했나봐...' 내지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나 이성적으로 바라보다니 역시 냉철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하고 치워버렸을텐데.. 로쟈의 강의 때문에 읽는 내내 이해해보려고 애썼다..

흠... 잘 안된다...


2.

그래도 좋았던 게 일반적인 자서전의 '위대함'내지는 '대단함'이 없어서 좋았다..

어린 시절부터 이러 이러 하더니  결국 이렇게 훌륭하게 되었다...라는거...

싸르트르 정도면 충분히 자랑할만한데...

이렇게나 평범한 어린아이로 자신을 표현하다니...


3.

다시 생각해보니 싸르트르는 결코 범상한 어린아이로 자신을 묘사한게 아니었다..

어쩌면 '이 아이는 이렇게 비범하다가 이렇게 어마무시하게 (뛰어나거나, 노력하거나, 대단하거나, 기발하고 창의적이거나...)

자라서 결국 이런 사람이 되었다...'뭐 이런거 보다 몇배나 더 대단하게 자신을 묘사한거 같다..

자신을 평범하거나 혹은 오히려 눈에 띄지 않았던  존재처럼 이야기해도 주머니속의 송곳처럼 감출 수 없는 부분은 

그 작은 생각들..자신을 낯설게 했던 그 생각들이 모여..다른 사람들은 그저 스쳐지나가버리는 그런 작은것들을 모아...

결국 싸르트르가 된것 아닌가!


4.

말은 2부로 나뉘어서 1부는 읽기, 2부는 쓰기이다..

1부는 조금 더 읽기 수월한 게 그래도 에피소드 중심이라서..

2부는 조금 더 관념적이라서 이해가 조금 더 힘들긴 하다..


5.

읽고 접고 줄 친 부분은 많으나 책을 거의 읽었을 때쯤엔 어지러운 머리와  느낌만 남았다..

싸르트르는 어린시절의 자기 자신을 보여주며 열심히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우둔하고 어리석은 여자는 어리고 가엾고 눈치만 말간 한 어린아이만 보고 있다..

그러면서 싸르트르가 하는 (혹은 한다고 말하는)말의 반대되는 생각만 하고 있다..


싸르트르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싸르트르의 일부분은 역시 환경의 결과물인듯 하다.. 내지는

누구나 어린시절에 한번쯤은 이런 기분, 이런 감정에 빠지고 이런 생각을 할텐데

왜 누군가는 싸르트르가 되고 다른 사람들은 안 되는가..역시나 뭔가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닌가? 와 같은...


아무리 손을 들어 달을 가리켜도 달도 못보고 손가락도 못본다...

그러게..어리석음은 도망갈 구석이 필요하다...


(2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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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1.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걔의 열쇠 (TV)

2, 또 하나의 약속

3. 겨울 왕국


# 책

1. 절망 (272p)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2. 분노의 포도 (484p, 492p) / 존 스타인벡

3. 드리나 강의 다리 (483p) / 이보 안드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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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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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주워담기...

2014. 2. 27. 16:30 from 기억한올

1. 

로쟈 가라사대.. (이렇게 말하니까 마치 로쟈가 내 신이나 적어도 선지자쯤 되는 거 같다..)

산문이 가진 지표적 성격의 의의는 시대를 반영하는것이라고 했다..

시대..현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

그것은 '시'가 할수없는 산문 고유의 영역인 것이다..


뭐 이렇게까지 거창하게 요즘 내 일과를 기록해야 하는 당위를 갖다 붙일 필요는 없겠지만..

약간 과장되게 비장함을 즐기는 내 성격탓이라고 해두자...


2.

요즘 하고 있는 뻘짓은..

디시인사이드의 '김연아 갤러리'에 출입하기...

집에서 하루종일 뒹굴면서 연갤 들락날락 거리면서 새로 업뎃된 포스팅들 다 검색하고

사이 사이 남편에게 클로버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주기 위해서 가입하여 잠시 몰두해있는 게임 '포코팡'을 해주고...

그게 요즘 일과의 대부분이다..


뭔가에 꽂혀서 몇날 며칠씩 허우적대는건 내 오랜  습관 중의 하나라

대학교때 무협지에 빠져 밤을 꼴딱 꼴딱 새워가며 식음전폐하고 누워서 책만 읽었던 기억을 필두로 (영웅문)

게임에 빠져 한달씩 날밤을 새워가며 노가다를 한적도 있고 (군주)

드라마에 빠져 시청자 게시판을 들락거리며 패를 나눠 설전을 벌인적도 있고.. (발리에서 생긴 일)

채팅에도 한달쯤 미친듯이 빠져서 벌건 대낮에도 채팅창의 파란 화면을 환상같이 보면서 (다음 까페)

부족한 잠때문에 벌개진 눈으로 좀비처럼 돌아다닌 적도 있다..


또..

그렇게 미친듯이 빠져있다가도..

빠져나오기도 참 잘 빠져나온다...

한번 빠져나오면 거의 다시는 눈길도 주지 않는게 내 성격이기도 하다..(의외로 단호박..)


3.

김연아에 대해선..

우리나라 국민 누구나 그렇듯...

참 좋아했었다...

선수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우리나라 언론들의 관심이 집중되던 무렵이었을 것이다..

그냥 딱 그만큼.. 언론에서 이야기해준만큼..

어렵고 척박한 환경에서 어떻게 스케이트를 그렇게 타게 되었는지

우리나라에 어떻게 저런 보물이 뚝 떨어졌는지...뭐 그정도...


김연아의 동정엔 늘 관심이 있었던게

연아같은 위대한 선수(천재)와 동시대를 산다는게 너무 행운이라고 느껴져서

내 생애에 한번이라도 그녀의 스케이팅을 직접 보고싶다..(그래서 내 생에 의미있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라는 이유로

언제 어떤 일이 있는지 정보를 얻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그레브 출전하기 얼마 전쯤

디시인사이드 피겨갤러리라는 곳에 출입하기 시작했다..


4.

디시인사이드는 2002년부터 알고 있었는데 이 싸이트는 사실 DSLR을 포함한 카메라류 인터넷 판매싸이트이다..

지금은 워낙 커지고 게시판이 훨씬 더 활성화 되어 있고 심지어 일베의 발생지이기도 한 좀 이상한 곳이지만 원래는 전자상거래의 기능이 주기능이고 보조기능으로 몇몇 게시판들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는 그런 곳이었다..

이곳은 자신을 노출하지 않아도 되는 익명게시판인데다가 싸이트의 주인장(보통 대장이라고 불린다)의 코드와 유저(그때는 대부분 사진, 카메라, 노트북 등에 관심있는 사람들)들의 유머감각이 절묘하게 결합된 온갖 유머의 생산처였었다..

그래서 이른바 '디시폐인'들을 양산하게 되고 디시 특유의 문체와 디시인들만의 은어를 가진 독특한 문화공동체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생산되는 유머가 여기저기로 퍼 나름을 당하게 되고 유저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싸이트는 양적으로 매우 팽창하게 되나 질적인 면에서는 의문이 생기고 뭐랄까..한마디로 찌질이들의 집합소라는 오명을 얻게된다..


디시에는 갤러리라는 말이 카페 대신 쓰인다...

그 중의 하나가 피겨갤러리라는 곳이다.. 흔히 줄여서 피갤이라고 한다..

연아의 자그레브 대회 얼마전부터 이곳에 들락거리며 눈팅을 했다..

눈팅을 하며 연아팬들의 고유한 언어문화에 접하게 되었다..

처음엔 파악하느라 애좀 먹었다...

서설이 이렇게 길었던 이유는 그 말들을 기록하기 위해서이다..

세월이 많이 흘러 연아팬들이 쓰는 말들이 바뀌어도 연아팬들은 여전히 나보다 몇십배 더 자신들의 역사를 잘 기록해두겠지만

아마도 나는 연아팬질에서 벗어나는 순간 많은 것들을 다 망각속에 묻어버릴 것 같다..

그래서 나 자신의 기억을 위해 산문의 힘을 살짝 빌린다..


5.

피갤 - 디시인사이드 피겨 갤러리

연갤 - 디시인사이드 김연아갤러리

망갤 - 갤러리가 망하는 것

곱등이, ㄱㄷㅇ - 처음 피갤에 눈팅하며 무슨 뜻일까 의아했던 말로 계속 지켜보며 스스로 내린 정의는 

김연아의 팬인양 가장하며 실제로는 김연아를 까거나 피갤이나 연갤을 망가뜨리고 와해시키려는 유저,

또, 죽여도 죽여도 끝없이 나오는 벌레 같은 악플러..

고닉 - 고정된 닉네임(익게라서 자기 닉을 쓸 필요가 없는데 고정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팬들)

유동닉 - 고정된 닉네임을 쓰지 않는 유저들

뉴비, 늅 - 새로 들어온 팬

어그로 - 게임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갤에서 쓰이는 용도는 분탕질을 치기 위해 하는 모든 행위..특히 관심받고자

자극적인 제목달기 등..모든 찌질한 짓..


갤러리는 게시판이 총 3개라고 볼수 있는데 일단 전체게시판에서 조회수와 추천수가 많은 것들이 [일간베스트]와 [개념글]이라는 

게시판으로 넘어간다.. (여기에서 '일베'라는 용어가 차용당했다고 보면 된다..)

전체게시판은 진지한 글들도 올라오지만 온갖 종류의 인터넷 악플러들이 설치는 공간이기도 하다..


피갤에서 눈팅을 하다가 소치 올림픽때 악플러들이 갤을 거의 망가뜨려도 연아 팬들이 갤을 방치하는 걸 보고 나도 얼른 김연아갤러리로 옮긴다.. 피갤에서 악플러들의 논리는 여기는 피갤인데 왜 김연아만 찬양하느냐 라는 것이었고 마오찬양이나 다른 선수들의 이야기가 꼴보기 싫은 연아팬들은 [올챔퀸연아]라는 말머리로 불필요한 클릭질을 예방하고자 한다..그렇지만 소치 기간동안의 악플러들의 등쌀에 견디다못해 결국 대부분 피갤을 떠나 연갤에서 활동하게 된다..징글징글한 악플러들은 연갤까지 따라와서 여전히 연아흠집내기에 몰두하고 있다..진정 답없는 또라이들 같다..


짤 - 사진 (짤림방지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움짤 - 움직이는 사진. 즉 동영상

짤줍 - 짤을 주워간다

조공 - 팬들이 선물이나 팬 아트등을 바치는 것


연아의 팬들은 진심 대단한데 8년에서 10년정도 봐왔던 오래된 팬들이 있고 나처럼 이제 겨우 팬질을 시작한 늅늅도 있다..스스로 연덕이라 부른다. 연덕은 오타쿠에서 비롯된 오덕(후)과 연아가 합성된 말..즉 연아오타쿠..같은 맥락에서 등덕이란 말도 있다..

(연아등에 빠진 덕후)


연아팬의 공식 명칭은 승냥이 이다.. 왠만한 연덕들은 스스로를 승냥이라고 감히 부르지 못한다..적어도 몇년이상 꾸준히 연아를 봐오고 경기에 참관하고 팬아트를 바치고 조공을 한 팬들이나 간신히 승냥이 무리에 스스로를 올린다..

승냥이라는 말은 피갤러, 연갤러들이  연아 미니홈피에 방켓(경기후 파티)사진이 올라왔다는 소식에 우르르 몰려갔던게 스스로 승냥이떼 같다라고 표현하면서 연아의 공식팬클럽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드르븐 승냥이떼..더럽다..라는 말은 팬심 폭발이라는 말의 반어적 표현이다..


샌딘이후 피갤, 연갤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은 의상성애자..연아의 팬들은 스스로 세운 규칙이 있는데 그것은 '연느 뜻대로..'

모든 것을 연아에게 믿고 맡긴다 라는 뜻이다..그래서 의상에 대해서 처음 한두번 말이 나오는 것은 두고 보지만 지속적으로 그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의 주장을 하는것은 '곱등이'로 규졍한다.. 연아의 팬인체 하며 마치 안타까움을 표현하거나 충고하는체 하지만 실은 논란을 일으켜 연아에게 부담을 주려는 숨은 목적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의상에 집착하는 것을 그래서 '의상성애'로 부른다.


피갤에서 활동하다가 악플러들의 등쌀에 못이겨 연갤을 만들고 또 일부는 폐쇄된 커뮤니티 [피버스케이팅]이란 곳을 만들었다..이곳이야말로 승냥이들의 집합소로, 여기는 어쩌다가 한번씩 회원모집을 하는데 심지어 연아에 대한 시험도 친다고 한다..그런데 그나마 그 오프닝도 5년전 쯤에 한번 있었다고 한다.. 이 피버스 횽아들은 지금도 연아를 위해 묵묵히 소치 올림픽의 부당함을 알리는 팩트위주의 동영상을 만들고 항의 운동을 하고 있다..참 피갤이나 연갤에서 서로를 부르는 호칭은 이다..


피갤에서는 게시판을 깨끗이 쓰고자 [정빙]이라는 용어로 게시글이나 댓글을 달지 않기로 하여 곱등이와 찌질이들의 활동을 줄여보려했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진 못했다..연갤에서는 [병먹금] 이라고 한다.. 병신먹이금지 라는 뜻이다.. 찌질한 글에 반박 댓글을 달면 사람들이 댓글수를 보고 클릭하게 되고 조회수가 늘면 일간베스트로 넘어가게 되기때문에 아예 댓글을 달지 말고 철저히 무시해라 라는 뜻이다..

[피꺼솟]이란 말도 있는데 피가 꺼꾸로 솟는다란 뜻이다..


사실...연아의 팬들은 좀 독특한 데가 있다..

단순히 예쁘고 천재적인 한 운동선수를 선망하고 지지하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연느라고 연아를 신처럼 떠 받들자는 그런 모임도 물론 아니다.. 연아에게는 정말...누구도 따라올수 없는 스토리가 있다..연갤을 드나들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 단순한 성공 스토리 그 이상의 무엇...그런 것들을 알게 되면 마오가 아무리 불쌍해도 더 이상 불쌍한 마음이 안든다...


네이버에 '김연아와 마오이야기'라고 쳐보면 어떤 횽아가 일목요연하게  몇페이지에 걸쳐 정리해놓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찾을수 있다.. 연덕 입문의 필독자료쯤으로 보면 된다..

연아 팬들은 팩트..팩트...팩트로 움직인다.. 자신의 생각을 올릴 수는 있지만 정당한 링크나 팩트가 없는 추측성 글쓰기는 [궁예질]이라고 지적받는다.. 연아도 연아팬도 혹독하게 단련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일들을 최소화하고자 게시판에서 늘 뉴비들을 단도리한다.. 늘 사고는 하룻강아지가 치는 법이다..


연갤, 피버스 말고도 연아까페[연깝]도 있고 공식 홈피도 있는 걸로 안다..그렇지만 연아팬들은 모두 한 마음이다..

2010년 2월 26일은 연아가 밴쿠버에서 금메달을 딴 날인데 이 날을 기념하여 연아 팬들은 모금을 하여 유니세프에 기부를 한다..

세계에 유래가 없는 팬클럽이다.. 그래서 올해는 나도 기부에 동참했다...


"연아야 고마워~"


단어장 업뎃)


개추(먹어) - 개념글 추천 (해줄께)

닥눈삼 - 닥치고 눈팅 삼년 (뉴비들에게 하는 이야기얌)

금손 - 연아 팬 아트를 잘 그리거나 만드는 사람

핡 - 핵심용어중 하나.. '하악'의 줄임말로 이상한 상상을 하면 안된다... 좋아하는 사람을 보고 떨리거나 두근거리거나 

설렘을 표현하는 것. 


연퀴 - 연아+바퀴벌레(팬), 연아의 팬들을 악플러들이 비하해서 부르는 말

주작 - 이 단어는 국어 사전에도 있더라..없는 사실을 꾸며만듬 이래.. 실제로 그렇게 쓰임..(주작질 하지마!)

국뽕 - 국가 + 히로뽕, 마치 뽕 맞은 것 처럼 국가에 대한 과도한 찬양을 일컫는 말..지나친 자문화 중심주의, 민족주의, 국가주의


팬코 - 팬코스프레, 실은 안티인데 팬인척 코스프레. 갤에서 이간질을 조장하거나 드러내지 않고 묘하게 분탕질을 침.

과자네 - 연아의 전 소속사..발음이 과자 발음과 비슷하다..(나쁜 집단..한마디로 적의 무리)

알밥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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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책

2014. 2. 21. 17:48 from about books



드리나 강의 다리

저자
이보 안드리치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2005-02-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96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이보 안드리치의 대표작 발칸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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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아의 금메달 강탈때문에 하루 종일 책도 읽을 수 없고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힌다...

그렇긴 하지만 마음을 다 잡고 이 독특한 책의 뒷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2.

로쟈의 강의노트에서도 이미 언급했지만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주인공이라고는 나오지 않는 독특한 연대기식 구성에 있다..

책에는 그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나온다..

모두 24장인데 그렇다고 각 장마다 하나의 에피소드로 마감되는 그런 친절한 구성도 아니다..

각장이 어찌보면 연결 되어 있기도 하고 또 다르게 보면 서로 별 상관 없기도 하다..

예를 들어 4장쯤에 슬쩍 언급되었던 한 마을 사람의 자손의 자질구레한 이야기가 17장쯤 툭 던져지는 식이다..

그 사람의 조상이 4장에 나왔는지 안나왔는지 굳이 앞장을 들추어 확인하지 않아도 책을 읽어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게

4장에서 그 사람의 조상에 대한 별 특별한 이야기가 나온게 아니고 그냥 간단하게 언급된 정도라서...

그런데 대부분의 이야기가 다 그런 식이다..

한 마을에 공통의 연대기가 있어서 뉘집 누구는 어떻고 뉘집 누구는 어떻고 뭐 이런 식으로 간단 간단하게... 

그러다가 조금 줄거리가 있는 중요 에피소드들 조차 우물가 소문처럼..그래서 이러저러해서 이렇게 됐대...뭐 이런식...

사실..처음엔 좀 읽기 힘들었다...읽어도 재미도 없고..

다 읽고나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중심 스토리도 없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난 반전이 있는 이 표현을 참 좋아하는데...)

책을 중간까지 읽었을때와 다 읽고 났을 때의 느낌이 사뭇 다르다..(그런 예감은 있었다..)


이 작가는 유고인을 위한 작가이다..

아무것도 부연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이야기라는 대전제하에 밑도 끝도 없이 자기네만 아는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발칸반도의 복잡한 사정따위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고 마치 화개장터가 어떤 곳인지 조영남 노래없이도

그 동네사람은 다 아는 것처럼...그냥 불쑥 이야기를 꺼낸다...

독자는 낯선 어휘들에 어리둥절한 채로 (상당히 많은 고유명사와 일반명사들을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는데 예를 들어 카사바, 카피야, 돌 한, 베그...등등 -물론 각주가 달려있긴하나 익숙해 지지 않는다..이 어휘들조차 배경이 터키어인지 보스니아어 인지 세르비아어인지..이 지역의 특성만큼 모호하다..) 처음에는 그저 책 읽는 기계의 심정으로 읽어댈 뿐이고

중반이 한참 지나가야 비로서 뭔가 애매하게 눈치가 생겨 대충 무슨 말을 하는지 짐작해볼 뿐이다..

이렇게 불친절하고 낯선 시간들을 견디고 나서 발칸이라는 지역(책 속에서는 비셰그라드)의 특수성에 대해 약간의 눈치가 생기자

이 책의 독특함이 눈에 들어온다..


저자가 얼마나 객관적인 묵묵함으로 (마치 드리나강의 다리와 같은 묵묵함으로..)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표현했는가 하는 것들...

그렇게나 다른 사람들..다른 민족, 다른 종교, 다른 문화, 다른 사상, 다른 세대, 다른 가치관, 다른 계급...

그렇지만 어느 한쪽 편의 시선이 아닌...그냥 그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으로 그 모든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누구 하나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할것도 없이..


4.

조화로운 공존이란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것

카사바 사람들과 다리를 통해서 보여주는 통시적이고 역설적인 성찰...

그리하여 얻어지는 보편성.. 세상 어디나 다 그렇다..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산다...



(4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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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책

2014. 2. 17. 18:16 from about books



분노의 포도. 1

저자
존 스타인벡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8-03-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전 2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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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포도. 2

저자
존 스타인벡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8-03-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전 2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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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권..30장(chapter), 각 484p, 492p의 장편..

누구나 알지만 역시 읽은 사람은 많지 않아서 가히 클래식의 반열에 오를만한 책..


# 1장을 읽고나서 남긴 메모

* 이 달의 책과 이 달의 사진가를 결합한 전시..

예를 들어 <분노의 포도>와 경제 공황 당시 미국 농부들을 찍은 사진가 (누구더라?)


경제공황 + 농부 + 사진가로 검색해보니 1932년 FSA사진가로 워커 에반스, 도로시아 랭, 벤 샨 등의 이름과 

그들의 사진이 뜬다.. 


예를 들어 이런 사진..



그리고 스타인벡이 도로시아 랭의 바로 이 사진을 보고 <분노의 포도>의 영감을 얻었다라고 적힌 기사도 있다...


# <분노의 포도>는 이 한장의 사진에 관한 소설이다..

책의 표지는 이 사진만큼 강렬하진 않지만 1000p를 다 읽고나면 그 몇배로 엄혹한 현실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1932년의 그 참혹함이 80년이 지난 지금도 되풀이 되고 있고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원인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는것에 더 절망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헤밍웨이가 자꾸 떠올랐는데 도대체가 인정투쟁이니 존재증명이니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당장 생존이 삶의 중앙무대에 올라서는 순간 노인이 바다에서 청새치와 벌이는 사투는 그저 뻘짓에 지나지 않게 되어 버리는데...

그런가하면 포크너는 자폐적인 방관주의자가 되어버리고 나보코프는 유미주의에 빠진 변태 또라이가 되어 버린다...


그러게... 모든 사람이 다 이렇게 삶에서 궁지에 몰리는 것은 아니고

모든 작가가 다 동일한 관심과 시각을 갖는건 아니다..

그래서 여러 작가들의 여러 작품을 읽는다는 건 마치 내가 다른 여러 사람들의 가치관과 기준으로 한 인생을 살아보는 것과 같은 

의미가 있게 한다..


* FSA(미국 농업 안전국) 사진가

1930년대 초반 미국은 대 공황에 빠지게 되고 자유시장경제 자본주의와 산업화의 부작용으로 수천만에 달하는 농민이 자신의 땅을 잃고 거리로 내몰리게 된다..그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서부의 일자리를 찾아 이주민의 삶을 살게 되는데 그 환경의 열악함과 인생의 황폐함이 이루 말할수가 없고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사회혼란으로 이어지게 된다. 루즈벨트는 전 인구의 1/3에 달하는 농촌빈민을 돕고 국가를 정상화하기 위해 사회보장의 도입을 역설하게 되고 그 일환으로 농업 안전국에서 사진가들을 고용하여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게한다. 즉,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의 필연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고 홍보하기 위한 정책적 도구였던 셈이나 당시의 사진가들과 사진들은 보도사진사에 큰 획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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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영화2

2014. 2. 15. 16:15 from about books



또 하나의 약속 (2014)

Another Family 
9.7
감독
김태윤
출연
박철민, 김규리, 윤유선, 박희정, 유세형
정보
드라마 | 한국 | 120 분 | 2014-02-06


# 모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영화관에 갔다..

원래 '겨울 왕국'을 보여드릴려고 했는데 아빠가 이 영화을 보자고 하신다..

그래...아빠는 좌빨 할배시다..

<변호인>도 혼자서 보러 가셨다...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아프리카 티비... 하루종일 컴터로 그런거 보고 계신다...


# 초거대 공룡과 싸우는 개미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영화 속 현실이나

제작두레방식으로 간신히 만들어지고 개봉관마저 축소되는 외압속에 있는 영화 밖 현실이 

하나도 다르지 않다...

그래...이런 영화는 봐줘야 마땅하다..

그냥 그들의 외침을 들어라도 줘야한다...


# 9가지를 잘했더라도 1가지를 잘못했다면

그 한가지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뭐가 그렇게 힘들까?

그 9가지 잘한 일이 99가지 나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한게 아니라면...

뭐가 그렇게 무섭고 두렵고 힘들어서 짓밟고 또 짓밟고 또 짓밟고...


니네가 일해봐라...그 공장에서...

나쁜 놈들...





겨울왕국 (2014)

Frozen 
8.4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출연
박지윤, 소연, 박혜나, 최원형, 윤승욱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가족 | 미국 | 108 분 | 2014-01-16


# 두말이 필요없는 아름다운 영화..

3D 영화는 역시 3D로 봐주는게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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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2014. 2. 15. 15:20 from 기억한올

1.

2월 초부터 어느 틈에 중순이 되어 버린 그 사이..

뭐 그럭저럭 바쁜 일들이 많았나보다...


헤밍웨이까지 수업을 듣고 얼른 후기를 쓰다가...말고...

친정식구들과 코타키나발루를 간게 지난주 목요일 밤..


코타키나발루에서 돌아온 게 월요일 아침...


월요일 하루는 죽은듯이 지내고

화요일 아침 휘경 초등학교에 임상을 갔다가 와서

저녁에 다시 로쟈의 수업을 들으러 갔다..


이번 책은 겨우 반쯤 읽었다..

<드리나 강의 다리>..


이것 저것 개인적인 생각들도 좀 있었고

낯선 작가(이보 안드리치), 낯선 작품에 대한 로쟈의 강의도 재미있었는데

정리할 틈도 없이 다음날은 치료사 모임, 저녁엔 캐나다에서 온 친구를 위한 번팅...


목요일은 점심, 저녁 각각 친구 모임..

어제 금요일은 부모님 모시고 점심먹고 영화보고..

집에 돌아와서 셜록을 보다말고 잠이 들어버렸다..

(세수도 못함..)


흠...

오늘을 '영칩'이라고 이름 짓는다...(영한이가 튀어오르는 날..)

봄이 왔구나...


2. 

코타키나발루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자면


수요일 아침, 4년만에 고등학교 동창 신윤미가 페이스북에서 친구 신청을 했다..

윤미와는 고등학교때는 그냥 얼굴만 알고 인사만 하던 사이이고 (윤미가 워낙 붙임성이 좋은 아이라서..)

미국에 있을 때 중간에 끼인 친구가 미국방문을 하는 바람에 서로 인사 나누게 되고 가깝게 지내게 된 사이이다..


나도 귀국을 하고 윤미도 뉴욕에서 멀리 아리조나 세도나로 이사를 하고 하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거의 끊겼었는데 윤미가 페이스북에서 먼저 나를 찾아낸 거였다..

그래서 나도 얼른 수락을 하고..

서로 안부를 조금 묻다가 윤미가 '나 지금 코타키나발루'란 곳에 있어.. 놀러와~'

헐...

나 다음날 밤 비행기로 거기 가는데....


윤미는 오빠가 코타에서 사업을 하는 관계로 여러차례 방문을 한 적있고 

또 방문하면 서너달씩 머무는지라 준 현지인에 가까운 상황..

그래도 연락하면 만나러 와서 차나 마시거나 밥이나 한끼 먹게될 줄 알았는데

모든 일정을 비우고 2박 3일간 우리 식구들 관광가이드를 해줘버렸다..


참.. 별 신기한 인연도 다 있다..

고맙다 친구...


3.

캐나다에서 온 친구는 나한테는 진짜 어릴 때 친구...

초등학교 3, 4학년때 같은 반이었고 제법 친해서 같이 놀았던 많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고..

또 중 3때 했던 독서회의 멤버이기도 하고..

남자사람으로 나에게 유일하게 별 경계심 없이 친구 같은 느낌을 주는 녀석이기도 하다..

아마 전생에 내 동생 쯤이 아니었을까?


이 독서회의 정체가 사실은 학업을 빙자한 사교모임이고 비밀리에 추진되던  음흉한 숨은 목적

바로 이 녀석의 연애사업 후원이었다..

그때 독서회의 여학생 멤버중에 근처 여고의 동창들도 두 명쯤 있었는데 그 중 한 아이를 이 녀석이

만나고 싶어해서 공식적으로 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낸것이 바로 독서회였다..


맑은 정신으로 사는 걸 싫어하는.. 흔들리며 살고 싶은 소망을 가진..

그래서 기억력도 매우 단편적이고 특히 단기 기억에 관해선 거의 치매수준인 이 녀석의

선택적 기억능력과 역시 마찬가지 수준의 내 어린시절 편향적인 기억을 조합해보니..


우리는 독서회를 3차례쯤 했는데

첫번째 책이 '이방인'이었고

두번째가 '죄와벌' (난 내 인생에서 도스토엡스키를 건너 뛰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세번째가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었다고 한다...

그것도 무려...내가 추천한 책이라고...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꽤 여러 날 들고 다닌 기억은 있다.. 제법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도..)

흠... 중 3때 나... 독서수준이 제법 높았다...(이해의 수준과는 별개로...)


내 기억에 남아있는건..

이 녀석이 어느 달 밝은 날 밤...

대공원 후문 근처의 자기 집에서 독서회를 마치고

542번 종점 근처의 우리집까지 (아마도 걸어서) 바래다 주었는데...

(아니면 중간에 그 여자애 집이 먼저라서 그 친구가 집에 가고 날 어쩔수없이 마저 바래다 준건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난 사랑을 위해서 살꺼야..'뭐 이런 비슷한 말을 했다...

그때... 내용이 뭐가 되었든...

중 3짜리 남자애가 무언가를 위해 살겠노라고 자기 삶의 방향을 규정하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그 후 그 녀석과 그 아이는 길고 긴 연애에 돌입했고

독서회는 자연스레 해산되어 버렸다..


중 3부터 거의 10여년의 세월동안 그 둘은 함께 했고

그 녀석과 나와도 그다지 허물 없는 친구 사이는 아니었기에 가끔 가끔 이런 저런 일들로 

이어졌다 끊어졌다 소식 전하다가 말다가 하는 사이로 흐지부지 지나갔다...


이제쯤 결혼하겠구나 싶었던 때 그 여자아이의 결혼 소식이 들려왔고

곧이어 그 녀석의 결혼 소식...


그리고 세월이 무정하게도 흘러 그 녀석이 캐나다에 이민간지도 벌써 6년..

나와 이렇게 편안하게 얼굴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는 것 처럼

그녀를 만나서 지난 이야기 (도대체 왜 그때 우리가 헤어졌을까? 자신은 아직도 이유를 모른다한다..)하고 싶은데

그녀는 아직도 못만나겠다고 한다고..

그게 뭐가 그렇게 어렵냐고 술을 털어 넣으며 하소연을 한다..


그러게..

각자 다 자기의 사정이 있는거니까..

그녀에겐 그녀만의 사정이 있는거겠지...

그래도 친구야..

그리워할 사람이라도 있으니까 넌 행복한거야..


어쨋거나 너는 나에게 연탄재 같은 친구야...

함부로 발로 찰 수 없지...


4.

이런 저런 일들 덕분에..

<드리나강의 다리>도 아직 반이나 남아있는데...

<분노의 포도>는 2권짜리이다..(480p. 492p)

고민이다..

<드리나 강의 다리>를 먼저 끝내야 하는 걸까?

<분노의 포도>를 1/3쯤이라도 읽고 가야 하는 걸까!





 













Posted by labosque :

2월의 책, 영화

2014. 2. 2. 00:50 from about books



절망 (양장)

저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1-05-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롤리타]의 작가 나보코프의 도플갱어 미스터리! 국내초역[절망]...
가격비교


# 나보코프! 정말 최고의 작가다..

나보코프에 미친듯이 빠져있다...

나보코프를 다시 만나게 해준 Nina에게 맛있는 거라도 사줘야 할듯...


(272p 해설포함)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2006)

Pan's Labyrinth 
7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출연
이바나 바쿠에로, 더그 존스, 세르지 로페즈, 마리벨 베르두, 애리아드나 길
정보
판타지, 드라마 | 스페인, 멕시코, 미국 | 113 분 | 200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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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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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1. 변호인

2. 관상(TV)


# 책 

1. 사형장으로의 초대 (252p)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2. 황야의 이리 (308p) /헤르만 헤세

3. 롤리타 (497p)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4. 검은집 (474p) /기시 유스케

5. 좁은문/전원교향곡 (285p) /앙드레 지드

6. 소리와 분노 (420p) / 윌리엄 포크너

7.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 (435p) / 웬디 윌치

8. 왜 책을 읽는가 (261p) /샤를 단치

9. 사랑의 사막 (231p) /프랑수아 모리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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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63p)


#걷기

총 1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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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리시마 신궁과 일본식 혼례 행렬



에비노 고원이라는 곳에서 딱 점심만 먹고 차로 김이 펄펄나는 산 이쪽 저쪽을 둘러 둘러 내려오다가 기리시마 신궁이란  곳에 들렀다.. 이곳은 일본 건국신화인 아마테라스와 관계가 있는 곳(정확히는 아마테라스의 손자인 니니기노 미코토를 모신 곳)으로 화산 폭발때문에 수차례 소실 되었음에도 짓고 또 짓고 한 신사란다..(그만큼 중요하게 여겨졌던 모양..)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곳..잠깐 둘러볼 셈으로 들렀는데 우리와 비슷하게 도착한 미니버스에서 갖추어입은 신랑신부와 하객들이 줄줄이 내린다.. 일부러 따라가진 않았다.. 다만 그들이 멈출때 우리도 잠시 멈추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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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말을 해주지도 않고 누구에게 물어본적도 없으니 그저 짐작으로 소설을 쓸 뿐이지만.. 느낌은 혼례를 신사에서 치른다는 건 아니고 혼례를 마치고 신사에 고하러 온 느낌? 신들께 신고하고 신들의 축복도 받고 뭐 그런거...누가 일본 문화에 대해 잘 알면 설명 좀 해주길.. 암튼 그렇게 앞 마당 쯤에서 기념 촬영을 한 후 다시 줄 지어 (2열 종대의 느낌으로..) 안으로 안으로...그런데 마침 그들이 가는 방향이 또 우리 방향과 비슷했다...절대 따라가거나 한건 아니다..(사실 좀 뛰어서 쫓은 구간도 없다고 말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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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마당(이렇게 부르는게 맞을거 같진 않지만 아무튼..) 오른편에 있는 샘(?)에서 물을 떠서 손을 씻고 혹은 사람에 따라서 입도 헹구고.. 신사 본채에 가서 동전을 던지고 기도를 한다..뭐...남들 하는거 보고 나도 비슷하게 따라했다.. 성당이든 절이든..어디든 가서 비는건 뭐 다 한다.. 혼례 행렬이 향했던 곳은 신악전(? 그새 기억이 가물가물한데..)..여기엔 전통 복장을 한 사람들이 안에서 뭔가 이런 저런 일들을 해주는 듯 한데 느낌상 부적 같은거 해주고 제례같은 거 해주고 할 거 같다.아님 말고다.

신랑 신부도 창앞에 서서 엄숙하고 경건하게 뭔가 주고 받고(귀금속 상자 같은 걸 받고 봉투 같은걸 주었는데)했는데 창안에 있는 동자가 신부로 부터 봉투를 받길래 뭐 사주같은거 적은 종이인가? 상상하고 있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뒤로 돌더니 돈을 세어본다.. 사례금이었다.. 역시 계산은 정확한게 좋다.. 심각하고 진지하게 바라보다가 김은 좀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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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마당 한쪽 편에 있는 700년 된 삼나무 사진을  한 번 찍어주고.. 휘 둘러보고 나오다가 한쪽 벽에 촘촘히 매어놓은 운세지를 보니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일본 만화책에서 보면 정월에 기모노 입고 신사 참배를 가서 운세를 뽑는다는거... 늘 해보고 싶던 일이다..어디에서 운세지를 뽑을수 있나하고 보니 만화책에서 처럼 긴 통에서 뽑는건 아니고 마당 한복판에 무인판매대가 있다.. 만화책에서처럼 스릴은 없다..뭐...혼자 동전 집어넣고 혼자 여러개중 하나 고르면 되는거라서.. 여러가지 항목이 있는데 나와 남편은 행복 섹션에서 뽑고 고등학생 조카는 연인 섹션에서 뽑겠단다... 하하...짜식...

남편은 말길(末吉)/나는 소길(小吉), 조카는 손에 들고 뛰어간다..할머니께 읽어달라겠다고... 뭐 우리도 신세를 져야할듯.. 읽을 수 있는 글자는 딱 그 두 글자 뿐이니까... '흉(凶)'이 안나와서 다행이다...






버스안에서 시어머니는 말 안듣는 손자에게 운세지를 읽어주신다.. '규칙적으로 생활하지 않으면 파멸하게 될것이고...' 말들이 장난이 아니다..무시무시하다.. 심통난 조카는 '정말이예요? 진짜 그렇게 씌여있어요? 할머니가 만들어 내는거 아니예요?' 뭐 할머니가 딱 하고 싶은 말들이긴 한데 할머니가 그 자리에서 그걸 그렇게 꾸며댈 정도로 순발력이 있진 않다... 이 신사... 꽤 신기가 있나보다...다들 웃느라고 의자에서 떨어질 뻔 한다.. 운세지란게 그렇게 좋기만 하지 않고 경계가 되는 말들이 오히려 더 많이 씌여있다고 한다..말길인 우리 남편이 시어머니께 해독을 부탁한 후 한 말이다... 말길이 그정도 이니 '흉'은 어떨지...그래서 안 좋은 운세지를 뽑으면 신사에다가 비끄러매두고 온다고 한다.. 잔뜩 매어진 운세지들은 온갖 불운.. 슬프게 끝날 연애..이루지 못할 짝사랑들을 구제할  동아줄인 셈이다.. 



  • 각과 선의 나라 (일본에 대한 잡상)

일본엔 몇차례나 와보았지만 어디를 가도 느낌은 한결 같다.. 깨끗하다..
(일본이 사라진다고 하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갖는 미움과는 별개로 아쉽다.. 일본 사람들이 참 불쌍하다는 이야기는 이번 여행중에도 몇 차례나 내입에서 절로 나왔다..)
늘 느끼는 깨끗함이지만 이번엔 유독히 선과 각이 더 눈에 띈다.. 건물들 도시들이 마치 건축모형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반듯반듯하다... 반듯하다...비현실적일 정도로 반듯하다.. 마치 박원순 시장이 된 기분으로 더 꼼꼼히 반듯함을 살핀다.. 모든 보도블럭들.. 펜스들.. 벽들..기둥들.. 모든 것들이 다 지나치게 고르고 반듯하고 각이 살아있다.. 지나치게...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라면 이럴수 없어..싶을 정도로...곡선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전체가 다 자대고 그린 선들이란 느낌.. 곡선도 물론 정교한 알(R)자의 산물로 보여진다..도시 전체에 선 적인 느낌이 아주 강하다.. 모든 각들은 다 맞추어져 있다... 뭐 그렇다.. 가령 200개의 판넬로 이루어진 펜스가 있다면 그 200개가 정확하게 자대고 그은 선으로 반듯하게 서 있다..2만개의 블럭으로 이루어진 보도가 있다면 그 2만개가 단 한개도 튀어나오거나 삐뚤어지지 않았다.. 경사진 곳의 블럭들까지도 완만한 경사면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서로 몸을 촘촘히 뉘어 완벽한 한 면의 구성체로 붙어 있다..근데 그게...전 도시에 그렇게 뒤덮여 있다...2만개 정도가 아니라..

아이들중에도 그림을 그릴때 자 없이는 안 그리는 아이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아이들을 조금 유심히 살펴 메모를 해 놓는다.. 자 대고 그리는 게 무조건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강박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있다..일본인들은 확실히..강박적이다..일본인들의 단정한 미감 역시..강박적인 미감이다... 기능적이고 효율적이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강박...

강박은 아무래도 불안과 연관이 있다..흐트러져 있음을 못참으니까 자꾸 줄 맞추고 각을 세우는 거고.. 흐트러진 채로 두면 불안한거다.. 일본인은 불안하다.. 전 국민이 다..

자연환경과 연관이 있을듯 하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으로 둘러싸인 척박한 환경'이라고 사회시간에 배운대로 알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ESL 수업시간에 일본친구들도 똑같이..우리가 배운것과 거의 비슷하게 자기네 국가 소개를 하는 걸 보고 살짝 놀랐던 적이 있다.. 그들도 국토의 2/3가 산이라고..그래서 자원이 별로 없고 인구밀도가 높다고 그렇게 말한다..그래도 그때는 '우리보다 땅도 몇배나 넓으면서 죽는 소리는.'.하고 생각했는데 일본의 온천지대들을 구경다니면서 마음이 조금 바뀌었다.. 

일본의 자연 환경은 우리보다 더 가혹했을 거 같다..그건 자원의 문제가 아니다.. 안정성의 문제이다..
일본의 산하는 일본인들을 자애롭고 푸근한 어미로 품어주지 않았을 거 같다.. 무서운 여신으로 변덕스러운 여왕으로 일본인들에게 군림하며 굴종을 요구했으리라..1년에 500차례의 화산 폭발..수백차례의 지진...무서운 어미이다..그래서 일본인들은 수도 없이 맞닥뜨리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조금의 일탈도 비효율성도 용납할 수 없이 리더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어야 했을 것이다..그래야 살아남았을 것이다..그렇게 살아남은 감각이 강박으로 이어지고 그 강박이 모든 것들에 깔려있다..뭐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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