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책

2013. 7. 26. 18:33 from about books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3-07-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돌아가야 할 곳에 돌아가기 위해, 되찾아야 할 것을 찾아내기 위...
가격비교


# 8월 독서회의 책이다..

7월 독서회 다녀 오자 마자 주문하고 여행에서 돌아오자 마자 읽기 시작했다..

뭐...아마도 지금 가장 '핫'한 책이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던 하루키의 신간이라서..


# 난 '하루키스트'인가?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한때 하루키를 참 좋아했고 지금도 호감과 관심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 그때..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읽으면서

많이 위로받았다..


산업화 역군도 아니고 민주화 전사도 아니었던..

70년대와 80년대 그 치열했던 시기를 그저 어영부영 살아낸 부채감..


늘 나를 부끄럽게만 만들었던 한국문학들..


그런데 그렇게 어정쩡한 인생도 인생이라고

그렇게 부끄러운 청춘도 청춘이라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한없이 가벼운 고민에 짓눌려서 사는거다..


# 이후..하루키의 책들은 내게는 상상력의 확장..

이해할 수 없는 암부호의 세계였지만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세계라서 (상상의 세계니까..)

그저 매혹당하면 되는 세상...


우리가 팀 버튼 영화를 볼때 하나하나 분석하며 보진 않듯이..


# 그런데 이 '색채가 없는 다자키...'

이게 문제다... 가시권 안에 있는 세상이라서..

이 세계는 더 이상 허구가 아니고 개연성있는...

즉 나도 겪었음직한... 그런 세계란 말이다..


# 다자키 쓰쿠루가 겪었던 일..

그 비슷한 느낌이 내게도 있다..

느닷없는 절교의 문제가 아니라 그 느낌..

어린시절의 우정과 그 우정이 주었던 느낌..

더없이 조화롭고 완벽한 관계속에 있는 느낌..

다자키가 '꼭 다섯이어야 했다..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안된다' 라고 했듯이

나도 '셋이라서 완벽하다..정 삼각형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도형이다..'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으니까..


# 이해란건, 한편으로는, 오히려 겪지 않은데서 더 가능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예 모르는 일에 대해선 다른 사람의 말이 '그래..내가 모르는 일이니까..뭐 그럴수도 있겠지..'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 비슷한 일에 대한 경험치가 내 안에 있으면 그 경험치가 '척도'가 되어 버리는거다..

그래서 '나도 해봤는데 말야...'가 되어버리는 거다..


어정쩡한 경험이 결국 나를 한계 짓는다..


# 그리하여..

다자키 쓰쿠루가 되어보려고..

내 안의 모든 작은 눈금자들을 버리고

그가 되어보려고..해보았다...


젠장...더럽게 안된다...


# 어느날 갑자기..알수 없는 이유로 절교를 당하고..

죽음 직전까지 다녀올 정도로 힘들었으면서 

그 이유를 묻지도 않고 16년이나 살다가

어떤 여자를 만나 만난지 세번만에 뭐..무당 점치는 소리 같은 소리에

순례여행을 떠난다...

헐...


# 다자키 쓰쿠루는 그런 인간이다..

관계 맺을 줄 모르는 인간..

그림자 같은 인간..


다자키의 친구들도 모두 그렇다..


# 한때 일본것들에 빠졌다가

어느틈에 빠져나왔었다..


일본 것들은...한마디로

삶의 악다구니가 없어서 시시했다..


울고 웃고 밥먹고 똥싸고...

똥싸는 이야기, 악쓰며 싸우는 이야기..

그런게 현실의 냄새가 나서 좋았다..


# 무라카미 하루키가 변했을리는 없으니까..

내가 변한건가?

이 소설을 하루키가 쓰지 않았더라면..

누군가 눈여겨 보았을까?


# 흠..다시 생각해보니

하루키는 그 '관계 맺을 수 없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건가?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