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철북> 그 후...
오래 전 이 영화를 봤다..
기억이 분명치 않아 우리나라 개봉 연도를 찾아보니 88년.. 대학을 졸업한 해니까 회사 다닐 때 였나보다..
친구 H와 본 듯해 그런거 같다고 하니 그 친구는 잘 기억 못했던 걸 보면 아마도 남편과 봤나 보다..
이 무렵이라면 거의 그랬을 때다..
30년도 전 더 전에 봤는데 그리고 그때 딱 한번 봤는데 너무 많은 이야기와 장면 들이 기억에 생생하다..
주인공 남자 아이가 성장을 멈추기로 결정하는 거..
그래서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 위에서 스스로 굴러떨어지는 거..
영화에서는 5살 쯤으로 나왔던 거 같은데 책에서는 3살이다..
아이가 북을 치며 소리를 지르니 창문이 다 깨지고 선생님의 안경에 금이 가던거..
엄마가 아빠 외의 어떤 남자와 연인관계인거..
엄마가 피아노 앞에 앉아서 피아노를 치는 장면..
바닷가에서 말머리를 던져 낚시를 하는거..
건져 올린 말머리에서 장어들이 꿈틀거리고 기어나오던 장면..
누군가 막 토했던거...
또 첫장면, 감자밭.. 주인공의 할머니가 감자밭에서 할아버지를 치마 밑에 숨겨주던 장면...
나치 군대의 행진이 있을 때 주인공이 북소리로 행진곡을 월츠로 바꾸어 놓는 장면...
다른 난장이들과 함께 써커스 같은 데 들어가서 유랑공연을 다니는 거..
또 다른 난장이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그 여인이 죽고...
마지막 장면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아무튼 굉장한 충격으로 꽤 마음에 새겨져 있었나 보다...
책을 읽으니 더 많은 장면 들이 따라 올라온다..
마치 영화 한편을 다시 보고 있는 기분이랄까..
그렇다고 모든 기억이 다 나는 건 아니지만 짐작에 사랑했던 로스비타가 죽고나서
오스카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 즈음에서 영화가 끝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 부분은 2부의 중간쯤에 해당된다..
아직도 2부의 반과 3부가 남아 있는 것이다..
전쟁에서 돌아 온 오스카가 어떻게 성장하기로 결정하고
전쟁이 끝난 이후의 삶에 어떻게 적응 하는지...
당시 영화를 볼때 광고 문안이었던 양철북의 의미 (나치에 대한 비판과 저항?)는
책의 작품해설에서는 소시민의식에 대한 고발과 비판으로 바뀌어 있다..
성장을 멈추는 것이 기성사회에 대한 비판과 저항이었다면
다시 성장하기로 마음 먹는건 무슨 의미 인걸까?
생각하자고 들면 용량 초과로 과부하 걸릴거 같아서
생각은 저리 치워두고 재미있는 줄거리만 음미하기로 했다..
(479p, 505p)
# 탈핵 학교를 읽다가 아들과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재료공학 특히 수소전지 쪽을 공부하고 있는 아들은 후쿠시마 이후,
사람들이 핵에 대해 너무 과민하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엄마 혹은 세상을 조금 더 많이 산 사람의 노파심의 입장으로는,
아들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다..
내게는 그 아이가 좁은 범위 안에서 지나치게 자만하고 오만하고
매사를 너무 거칠게 훑어보고 만만하게 얕잡아 본다는 생각이 든다..
원전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이었는데 핵이 기본적으로 왜 안전한지
사람들이 위험에 대해 어떻게 과장하여 생각하여 예민하게 (히스테리컬하게)반응하는지..
그런 태도들이 결국 핵에 대한 연구를 어떻게 방해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 쪽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입을 다물고 들어주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완전히 설득된건 아니었나보다..
어쩌면..아니 어쩌면이 아니라 당연하게... 핵에 대한 연구는 계속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과학자로서 자신의 연구에만 매몰되어 다른 부분에 미칠 영향-마치 빙산의 드러나지 않은 97%처럼 거대한-을
하나도 보지 못했던 맨하탄 프로젝트의 그들처럼..
평생을 두고 후회할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목소리도 들으라고..세상을 조금 더 넓게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제발... 정말 정말 제발....
겸허하고 겸손하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 들어오면 이 2권을 읽히고 말리라...
#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정말 실천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340p, 313p)
# 영화는 마침 그 시간에 하는 영화라서 선택된거지 취향이나 선호의 문제는 아니었다..
영화보다는 극장에 대해 기억하고 싶다..
씨네 드 쉐프라고 압구정 CGV에 있는 특별관에서 관람을 했다..
내가 쓰고 있는 신용카드가 연회비 납부 할때마다 주는 헤택중에
4가지 정도의 옵션중에 택 1하여 쓸 수 있는 얼마 상당의 바우처가 있는데
그 기한이 6월 말로 끝나게 된거다..
마침 씨네드쉐프에서의 영화 관람과 간단한 식사가 있어서 (2인) 어떨까 하고
예약했었다..
1만원 차이가 참 크다..
전에 골드클라스에서 영화를 봤을때는 좋았었다..
만원 더 비싼 씨네드쉐프는 엄청 아깝다..
간단한 식사로 제공된 스테이크 샐러드와 감자튀김도 뭐 맛은 있다만....
흠...
공짜라고 생각하니 해볼만 하지 내 돈 주고는 싫다...
영화도...뭐...
칸 유명세를 좀 탔구나 싶은 정도...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라고 말하면 너무 비겁한가?
그렇지만 딱 그 정도..
조 진웅이란 배우가 눈에 띄엿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