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책 2

2013. 5. 24. 10:08 from about books

 


그랜드 투어(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

저자
설혜심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13-03-04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같은 곳을 다녀도 그들이 보았던 것은 달랐다 애덤 스미스, 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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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참 재미있다..

아기자기.. 역사의 소소하고 사적인 뒷얘기들이 참~ 재미돋는다..

근데 왜 난 이 책을 읽다가 다섯번이나 잠이 든걸까?

읽다보면 잠도 솔솔~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책이다..

 

읽는 동안에는 고개를 끄덕끄덕해가며

아무도 보는 사람 없는데 혼자 맞장구도 쳐가며 재미나게 읽는데

덮고나면 기억이 안나는 그런 종류의 책..

 

이 글의 저자가 참 대단한 연구자요 학자이면서

딱딱하거나 고루하지 않은 분인거 같단 생각은 들었다..

역사 강의 들어보면 재미있을듯..(실제로 강의를 그렇게 재미지게 한다 하네..)

 

기억에 남는 인물은 강하게 '빙의'가 되었던 체스터필드 백작..

백작의 사후 출간된 '아들에게 주는 편지'라는 책은

현재까지 판매부수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1774년 출간)

 

실제로 사랑하는 아들에게 30년간 썼던 편지를 모은 책이라고 하는데

그 금쪽 같이 사랑하는 아들이 젊은 나이에 죽고

아들 사후에 비밀결혼으로 인해 숨겨 놓았던 손자의 존재를 알게 되자

그 손자들(두명)에게도 편지를 쓰기 시작하셨다고...

 

처음 체스터필드 경의 인용된 몇몇 글귀들을 읽을 땐

나도 당장 아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졌었다..

그 글귀들이 구구절절 현대 사회에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처세술이라

일독을 권유하든지 아니면 몇몇 구절이라도 편지에 '붙여넣기' 해줄까 하는 마음으로..

 

몇 장 넘기다 보니 그 아들 '필립'의 역사가 나온다..

이렇게 깨알같고 주옥같은 편지를 아버지로 부터 넘치게 받아온 그 아들은

아버지의 바램과는 전혀 딴판의 사람이 되었다고..

 

'매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소심하고 사교성 없는..'

머리속에 그려지는 그 사람은 잔소리장이 아버지 밑에서 잔뜩 주눅이 들어

결국엔 아무것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없는 자존감 제로의 실수투성이..

아... 딱해라...

 

결국 아들에게 편지 쓸 생각을 바로 접어버렸다...

지나친 과보호는 아이의 자아를 말살하는거라던 조금은 과격한

우리 샘의 말씀이 동서고금 진리야.... 

 

# 그리고나서 또 기억에 남는...혹은 기억에 남기고 싶은 다른 한가지는

사실 책의 내용과는 별무관할 수도 있는..

로마에는 '카페 그레코'가 있고 베네치아에는 '카페 플로리안'이 있다는 말..

카페 그레코는 1760년에.. 1638년 부터 커피가 팔리기 시작한 베네치아에는

이탈리아 최초의 카페인 플로리안이 문을 열었고

그 두 카페에서 유명한 문인들 당대와 후대의 예술가들이 교류하고 영감을 얻었다네...

 

아직도 있을까?

기회가 되면 거기나 한번 가보면 좋겠구만..

난..

여행자가 아니라 그냥 관광객이어도 만족한다...

 

# 사족 : 독서회에서 나온 이야기중에 우리나라 해외여행 자유화에 대한 부분..

언제부터 대학생들의 해외여행(특히 유럽)이 가능했는지 설왕설래 하게 된 기억의 근거는

해외여행길에 올랐던 여대생이 피살되었던 사건..

상은이라는 이름과 81년도라는 숫자가 기억이 났었는데

해외여행 자유화에 대한 또렷한 개인적인 기억(89년)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어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있었다..


지금 갑자기 생각이 나서 검색질..

이리저리 찾아봐도 안나오다가  '대학생 해외 여행 여대생 피살'을 검색어로 넣으니 당시 기사가 뜬다.

81년 박상은양..

이 넘의 미친 기억력..


블로그가 점점 기억력에 대한 자랑질로 도배되고 있다..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