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영화

2013. 10. 8. 00:52 from about books



블루 재스민 (2013)

Blue Jasmine 
8.7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케이트 블란쳇, 알렉 볼드윈, 샐리 호킨스, 바비 카나베일, 피터 사스가드
정보
드라마 | 미국 | 98 분 | 2013-09-25



# 모모에 갔다..

월요일은...어디라도 가기 정말 좋은데 특히 모모라면 정말 딱이다..


원래도 수업 끝나고 갈 계획이었는데 

마침.. 교수가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휴강이 되어버렸다..


지난주에도 가벼운 접촉 사고로 사이드 미러 캡이 날라갔다고

15분쯤 늦게 와서..감기가 잔뜩 걸려 거칠어진 목소리로 수업을 했더랬는데...


90%쯤 아줌마들로 구성된 학생들은..

헛걸음을 하는 한이 있어도 휴강에 얼굴색이 밝아진다..


그래..이런 맛이라도 있어야지..

다들 삼삼오오 들뜬 목소리로 휴강을 반긴다..


우리 교수는 요즘 왜 자꾸 교통사고가 나나 몰라...

이번에도 큰 사고는 아니라던데..

액땜하나?

아홉수라 그래 아홉수라...


젊고 예쁘장한..그렇지만 미혼인지 기혼인지

나이가 얼마인지 아직 정체를 알수 없는 수상한 그녀를 

우린 너무도 쉬이 아홉수를 만들어버린다..


강의실을 떠나면서 날린 카톡에 일산 사는 친구는 급히 

샤워를 하고 출발하겠노라고 답을 날린다..


어차피 혼자라도 갈 생각으로 책도 한권 가져왔고...

이미 신촌에 도착해 있는 나는, 오후 나절이 선물 같기만 하다..


# 모모에 도착하여 영화를 골랐다..

하나는 진지하고 감동적으로 보이는 영화.. 

다른 하나는 유머 코드가 어딘가 스며들었을듯 보이는 영화..


그렇게 블루 재스민을 골랐다...


영화 표를 사고나서 영화정보를 확인해보니

흠... 우디 앨런 판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쯤 될거 같다..

줄거리의 느낌이... 딱...그렇다...


# 영화가 후반부를 향해 달릴 무렵..  

은근히 불안해졌다...


전체적인 플롯은 예감한대로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에서 따온것이 분명했기에

진저(재스민의 동생)의 애인 칠리의 근육이 우락 부락한 팔뚝이 움직일때마다

말론 브란도의 스탠리가 그랬던 것 처럼 참혹한 결말로 이어질까 내내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늘 민소매 난닝구 차림으로 문신을 휘감은 우람한 팔뚝을 드러낸

칠리가 진저의 마트에 와서 울먹거리는 순간 모든 걱정은 사라졌다...


휴...다행이다..


한 사람의 무너짐을 지켜보는 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을 떠나서 참...

누구에게도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아무리 감정 이입이 되어도 또 한편 냉정해질수 있는게...

재스민도 진저도 결국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고 있다..


누군가의 피해자..희생자...

어느 한순간..그런 순간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어느 한 세월..제법 긴 세월을 그렇게 살아낸다면..

그건 결국 선택의 문제 일 것이다...


그렇게 사는 것을 선택한거겠지...


# 다다음주 시험이 끝나고 나면 다시 모모에 와서

오늘 보지 못한 다른 영화를 보기로 했다..


이렇게 사는 것을 선택한다...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