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책 2

2014. 1. 5. 10:30 from about books



황야의 이리

저자
헤르만 헤세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2-07-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병적이면서도 아름답고 환상적인, 가장 대담한 소설 -토마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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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4일

7일 시작하는 로쟈의 인문학강의 첫강을 위해 선택된 책.


<사형장으로의 초대>에 연이은 고전 읽기가 참 녹록치 않음을 느끼며

중, 고등학교때 어떻게 헤세를 읽었었는지 의아해하다가

문득 그때의 느낌이 살아났다..


갱지 비슷한 종이에 활자도 작고 아마도 세로줄이 아니었나 싶은 삼중당 문고..

내 중,고등학교 시절 독서의 많은 량을 책임져 준 지금 생각해보면 참 고마운 출판사..


대부분의 책들-특히 고전으로 일컫어지는 것들-을 읽으려면 

뭐랄까..진입해 들어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 눈길이 첫 마디위에서 시동을 걸고 첫 단락을 읽으면서도 

신경은 온통 분산된채로 주위의 정황을 살피다가 서서히 책속으로 빠져드는데

그 시간들은 마치 잠들기 전에 눈을 감고도 온갖 상념 속에서 잠을 청하는 것과 비슷한 상태..


어떤 책들은 그 진입 시간이 짧고, 어떤 책들은 마치 불면의 밤처럼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한참을 진저리치듯 뒤척이며 억지로 잠을 청하듯,

외부로 향하려는 모든 신경들을 부러 꾹꾹 눌러 앉히며 글자위에서 시선을 

춤추게 해야 간신히 몰입의 상태로 진입하는데

특히 그 시절 읽었던 고전의 반열에 이미 그 이름을 올린 명작들은

그 진입의 시간이 특히 더 길고도 지루했던 기억..


그 온몸을 뒤틀리게 하는 지리한 진입의 시간들을 어떻게 견디고 책들을 읽었었는지

새삼 그 느낌이 떠올라온다.


그래..그땐 그런 상태를 잘도 견뎠었다..


지금이라면, 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백배쯤 더 많아지고 손쉬워진 요즘이라면

책 따위는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어쨋거나..


그렇게 갑자기 옛기억을 확 떠올리며 읽기의 어려움을 새삼 느끼며 '독서력'을 발휘한 책..

마침 <사형장으로의 초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작년 랜덤으로 스스로 <리스본 삼부작>을 엮어 읽었을 때와 비슷한

우연의 힘이 여기서도 발휘되어 비슷한 주제를 연이어 읽게 되어

조금.. 집중력이 생긴달까? 


한 개인-다른 사람과 다른, 아마도 시인 혹은 예술가라고 통칭할 수 있는 부류의 -의 성찰에 관한 것이

이 두 소설의 공통된 주제쯤 되는 것 같다..


<사>에서는 투명한 인간들 속의 불투명한 인간

<황>에서는 시민사회의 범용한 인간들에 대비되는 황야의 이리


독서회 밴드에서 부키가 열심히 글을 올리고 있는데 답을 여기다 올리는 것도 참 우습지만

생각해보면, 나의 독서감상문은 아무래도..


'개인적인 서사와 연관된 잡문'의 범주에 넣어야 할 듯..

책에 대한 제대로 된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결국..


<308p>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