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 잡지

2013. 5. 8. 21:57 from 기억한올


# 내가 가끔 포토그래픽 메모리 기능을 발휘한다고 했었다...
갑자기 한가지 이야기가 생각났는데..
그건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오래전에 읽었던 어떤 스토리다...

아마도 대학 무렵쯤 아닐까?
한동안 우리집에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굴러다녔다..
거기서 이런 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읽었었다..

그리고 지금 기억 난 이야기의 제목은 '어떤 봄날' 혹은 '어느 봄날'쯤이 아니었나 싶고...
어떤 시골마을의 초등학교에 젊은 여선생이 부임해 온다...

화자는 초등학교 6학년쯤 된 남자아이였는데 그 여선생을 보는 순간 
선생이 교탁에 섰을 때 던지려고 뭉쳐두었던 종이공을 슬그머니 바닥에 놓아버린다..

그리고 그날부터 매일 여선생을 위해 칠판을 닦아주고 책상을 정리해주며 기다렸다가 
같이 귀가를 하곤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여선생과 소년은 같이 피크닉을 간다.
간단한 음료수 한병을 마시고 샌드위치를 나누어 먹은 게 전부인...

그리고 나서 선생님은 소년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학교로 전근가겠다고 말한다..
(뭔가 부적절한 느낌 때문에?)
소년을 위로하며 언젠가 '보상'받을 거라고 한다..
소년이 마을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소년은 돌아와서 마을의 공동묘지에 가서 선생님의 무덤에 헌화한다..
그리고 자신이 선생님이 돌아가신 나이보다도 더 나이가 많이 먹었음을 안타까와한다..
(선생님이 너무 젊은 나이에 돌아가심..)

그리고 소년--이제는 청년--의 약혼자가 호텔에서 나와 소년을 묘지로 찾아가는데 
사람들이 그녀를 6월의 햇살같고 아침식사때 우유와 씨리얼 같다고 묘사한다..
바로 소년이 그 여선생님을 보았을 때 느꼈던 느낌...

뭐 대략 이런 스토리..
아름답고 순수했던 첫사랑에 관한..


당시, 선생님께 던지려고 종이 공을 뭉쳤다는 게 참 이해가 안 갔고
우유와 같이 먹는 '씨리얼'이란 게 뭔지 궁금했고
(사람을 그런 느낌이라고 표현했으니 정말 정말 궁금했었다...)
'보상'...어떻게든 인생에서 보상을 받을거다..라고 말하는 게 
기억에 오래 남아있었다..

간절한 무언가엔 '보상'이 있는건가?
그렇지만 그 '보상'은 딱 그것은 아니잖아..
그것과 비슷한 다른 것이지..
그런 생각도 했던듯...

미친거 아닐까?
왜 이런 기억이 이렇게 세세한건지...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