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다가..

2014. 9. 27. 11:35 from 생각꼬리

'처음 사라지는 것은 행복이다. 그 무엇에서도 기쁨을 얻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곧 다른 감정들이 행복의 뒤를 따라 망각에 이른다. 우리가 일찍이 알고 있던 슬픔(우리를 여기까지 인도해 온듯한 슬픔), 유머 감각, 사랑에 대한 신념과 사랑하는 능력, 그렇게 모든 것들이 걸러져 나가면................다른 사람을 믿거나 감동하거나 슬퍼하는 능력도 잃는다. 결국 빈껍데기만 남는 것이다.'


                                                                                                                               - <한낮의 우울> 앤드류 솔로몬


이제 겨우 1장 몇 페이지를 읽고 있을 뿐인데 이 부분을 읽고 울었다..

슬프면 울어도 된다.. 혼자 있을 때는...


상담 할 때의 나를 돌이켜보니 나는 늘 웃는 얼굴이다..

학생이 울음을 터트린 경우 안타깝게 쳐다봐 주고 안아도 주고 등도 두드려주었지만

같이 울어준 적은 없다..

가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려고 할 때도 얼른 참고 눈물을 거두었는데 

혹시나 미소로 대신하지나 않았는지...


봄, 집단 상담때 입꼬리가가 올라가서 늘 웃는 상인 어린 친구가 있었는데

집단리더와 다른 집단원들이 화가 나는데도 미소짓고 있는 모양새에 대해

지적한 일이 있었다..

당시엔 그 부조화가 이해할 만한 범주라고 여겨져서 그런 사소한 것으로(혹은 본인이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지적질을 하며 마치 그 어린 친구를 궁지에 모는 듯한 집단원들이

달갑게 안 보였었는데 지금 갑자기 그 생각이 난다..


눈물이 나려는 걸 미소로 대신하지 말았더라면 

내 대상은 조금 더 편안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을까?

감정과 표정을 일치시킨다는 게...

(그것도 과하지 않게 균형을 잡으며...)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겠다..

그때, 왜 그 문제를 지적했는지 이제 알겠다..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