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 동사무소에 볼일 보러 갔다가...손 떨리는 일 발생...

우리 동네 동사무소는 주차장이 있긴 한데 건축 설계가 확실히 잘못되었다..


일단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매우 직각적이라..

한번에 턴이 안나온다..

일단 내려간 후 방향을 다시 잡아 후진 한번해서 각을 맞춰줘야 안으로 진입 가능..


좁은 건물 답게 당연히 내려갔던 길로 올라오는데

주차장에서 집입로까지 한번에 각이 안나오는건 당연한 일..

이땐 뭐 두번, 세번도 각을 잡아줘야 하지만...

그정도 쯤이야...


올라오는 길은 더 문제인게 경사까지 가파르다..

가파른 경사는 내려갈땐 별 문제 없지만 올라올땐 조금 살 떨리지만...

뭐...그정도 쯤이야...


그런데..

하필 올라오는 길 정상에...즉...고바위에...

빗물받이 홈통이 가로로 길게 파여 있고

그위가 구멍 뻥뻥 뚫어진 철제 판으로 덮여있다..


사진 한방이면 쉬울 걸 말로 하려니 참 힘들다...

걍 하수구 같은데 위에 덮여 있어서 

우리가 종종 그 사이로 껌종이 같은 걸 버리곤 하는 뚜껑을 생각하면 된다..


어쨋든 그런게 하필 고바위 위에 있는데..

내 차는 바닥이 유달리 낮아서 경사가 심하고 매끈하게 미장질이 되어 있지 않은 

진입로 같은데선 종종 배를 부딪히는데

이 동사무소에서도 가끔 배를 부딪혔단 기억이

마침 올라오면서 확 떠올라 오는거다..


그래서 내딴엔 최대한 조심 조심..

속도를 내면 더 덜컹하면서 부딪히니까..

정말 최대한 살살 올라왔는데

바로 그 철제판 위를 지나는데 그만..

'쾅' 하는거다..


정말 깜짝 놀랄정도로 '쾅'

그러면서 뭔가가 걸려서 아예 넘어가지지가 않고...

더 큰 일은 이넘의 차가 뒤로 줄줄줄...


브레이크를 밟아도 계속 줄줄줄...

액셀을 밟아도 줄줄줄...


순간 아찔한 가운데 뒤를 보니 그대로 후진으로 미끄러져

주차되어 있는 차량 한대 정도 부수고 벽에 박을 기세...


흠.. 그 와중에 나라도 살려면 차를  버릴까? 도 잠깐 생각하다가..

일단 싸이드를 밟았다...


휴..차가 서더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뭔지 모르지만 어찌나 세게 박았던지

시동이 꺼져 있는거였다..


다시 시동을 켜고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정말 시속 1KM의 속력으로 다시 올라가는데

같은 자리에서 다시 '쾅' 

'쾅'은 좋은데 넘어가지지가 않는거다..


차를 세워놓고 내려서 봐도 뭐가 걸렸는지도 모르겠고..

식은 땀은 삐질 삐질 나고..

동사무소로 기어 들어가서 '다같이 나가서 제 차좀 들어주시죠?' 해야하나??

온갖 생각을 하다가 전에 남편은 한쪽 옆으로 살살 빠져나가던 생각이 났다..


그래 바로 그거야..

오른쪽 옆 시도..

'쾅'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왼쪽 옆 시도...

간신히...


휴...

차바닥도 만신창이

내 마음도 만신창이...


정말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이런 날은...


고바위에 있는 철제 뚜껑이

바퀴가 지나가면서 어딘가를 누르면 벌떡 일어나 버리는거 같았다..

하필이면 그 홈통을 경사가 제일 가파른 곳에 만들어서 벌어진 불상사...


민원을 넣어야 할까?


# 과거의 악몽이 하나 더 따라올라왔는데

서너해전에 이 동사무소에서 딱 죽어버리고 싶던 날이 한 번 더 있었다..(아..트라우마)


그날은 지하 일층이 자리가 하나도 없어서

지하 이층으로 내려가려던 날이었는데


역시나 그곳도 한번에 각이 나올리가 없는 구조..

경사면에 앞 부분을 두고 뒤로 살짝 후진을 하여 각을 잡은 후 내려가야 하는데..

경사가 심하고 턱이 져서..차가 후진이 안되는거다...


전진을 하기엔 각이 안나오고

후진을 하기엔...헛바퀴만 돌고...

아..정말 죽고 싶었다...


일단 차에서 내려서 주차장 한쪽 벽에 막 쌓여있던 벽돌을 가져다가 앞 바퀴밑에 고여도 보고..

널판지도 찾아보고 (손 다 까지고 피 철철)

쌩쇼를 하다가 어떤 남자분이 어찌 어찌 도와줘서 간신히 주차...(남자들은 그게 왜 되나 모르겠다..)


그때도 그렇고, 배 닿을 때도 그렇고

동사무소에 차 가져오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그걸 또 까먹고 며칠전에 그 꼴을 당한거다...


한번 더 잊어버리면 정말 돌대가리다...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