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요일..

2013. 3. 25. 01:08 from 생각꼬리

늦은 아침, '카톡' 알림에 잠을 깬 여자는 미국에 전화를 건다..

이야기는 순조로와 중간에 전화 잡음을 피해 끊고, 다시 걸어 거의 한시간...

물흐르듯 이야기도 흐른다..


남자는 배가 고프다고 한다..

여자는 아침을 한다..


커피를 내린다...

밥을 먹고...


시어머니와의 전화 통화 이야기를 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기로 해..'

그렇게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티비를 보며 책 읽은 이야기를 한다..

주관적인 이야기 사이로 남자의 묘한 톤이 비집고 들어온다..

감정 끝이 살아있다.

여자는 말 끝을 살린다.

목소리가 빨라진다..

이야기는 옆길로 새고 있다..

이런 소모적인 불통.. 피곤하다고 생각한다..


묘하게 수습되지만 묘하게 찌꺼기는 남는다..

여자는 타당한 억측을 한다..

시어머니의 이야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렇지만 다시 꺼내놓고 싶진 않다..

남자는 운동을 하러 간다..

집안의 공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여자는 책상앞에 앉는다..

여자는 침대위에 책을 들고 기대 앉는다..

여자는 이불 속으로 잠시 몸을 담근다..


여자는 리스본을 상상한다..

리스본에 가고 싶어하는 친구를 떠올린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가 있는 다른 친구를 생각한다..


리스본..부에노스 아이레스...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다는건...

그리운 것이 너무 많다는 거고

너무 많다는건..

그 무엇도 그다지 절실하진 않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리스본..

그곳은 왠지 쓸쓸한 사람들이 모여들거 같다..


그리고 그곳에선 아마도 칼바도스를 마시겠지..

쓸쓸한 남자들과 쓸쓸한 여자들이 그곳에서 칼바도스를 마실거 같다...


언젠가 불통이 일어나지 않는 침묵속에서

칼바도스를 마시고 싶다..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