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

2012. 3. 30. 17:07 from 생각꼬리

H양의 포스팅에 댓글을 남겼다..

H양의 글은 '타인이 무심결에 내 뱉는 말들에 내가 상처 입는것처럼

나도 혹시나 인식 못하는 채로 누군가에게 상처주는 말을 할지 모른다' 라는 거였고

내 댓글 또한 '세상이 지뢰밭인거 같지만 실은 나도 폭탄이었어 ㅠ.ㅠ'라는 동조성 발언..

 

그 구절을 곱씹다가 [아이덴티티]가 떠올라 왔다..

반전의 결말이 너무 강렬하게 각인되어 그동안 눌려 있었던

'자기 인식의 순간'이 갑자기 떠오른것이다..

 

영화 속 등장 인물들이 한명씩 한명씩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그들은 도대체 누가 범인일까에 대해 의문과 공포에 휩싸인다..

결국 시청자가 주인공급으로 생각해왔던 인물마저 스스로 자기의 존재가 누구라는걸

깨닫자 죽음으로써 살인자의 아이덴티티가 되는것을 거부하려하나.....

 

다시 보고 싶은 영화 목록에 넣어야겠다...

주인공의 각성과 시청자의 각성이 거의 동시에 일어나는 멋진 영화였는데

 

자기인식이란게 머리속에 불이 번쩍 치듯 일어날 수도 있고

또 그냥 그런 뻔한 이야기 속에서 입에 발린 말,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처럼 범상하게 다가올 때도 있고...

그런 자질구레한 순간들도 되도록 싸안고 가고 싶은데..

왜 이리 말이 튀나 모르겠다..

 

어쨋거나 나도 폭탄이다..잊지말자...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