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아들..

2014. 11. 19. 16:12 from 기억한올


R은 좋아했던 선배가 아들 자랑을 늘어 놓는 것을 보고 '인생의 남자를 찾은것 같..'고 생각했다 한다.

엄마에게 어떤 아들들은 확실히 '인생의 남자'일 수 있다.. 

그치만 뭐...

어차피 남의 남자다...훗...


내 아들도 한때는...

인생의 남자 였었다...


1초만에 내 헤어스타일이 바뀐 걸 알아봐주었고..

(난 어차피 매직 스트레이트 파마만 해서 머리 하고 와도 아무도 못 알아보는데..)


1초만에 귀 뚫은것도 알아봐주었고..

(남편은 한달이 지나도 모르는데...)


설겆이 하고 있는데 뒤에서 안아주며 '엄마 우울해?'하고 묻던 녀석이었다...

뒷모습이 슬퍼 보인다며...

(그때 마침 우울한 상태였는데...)


그 아이는 내 얼굴을 똑바로 바라봐주고..

내 뒷모습의 표정도 살펴주었다...


더 이상 내 인생의 남자가 되어 줄 필요는 없고..

이제는 그의 인생의 여자를 찾기 바랄뿐이지만...


문득..

이 기억과 감정을 보존하고 싶어졌다...


한때는 내 세상의 중심이었고..

나를 자기 세상의 중심에 놓아주었던..


더 이상은 아무것도 필요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걸 이미 해준...


사랑하는 아들...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