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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내게 날씨로 기억될 거 같다..
유달리 가물었던 봄날... 캘리포니아 날씨 같았던 파란 하늘과
고진한 선생님 장례식장이 있는 인천으로 가는 길에 들러서 간 윤중로 흐드러진 벚꽃 길..
습기 하나 없던 긴 긴 가뭄 끝에 태풍을 동반한 나흘 간의 단비
빈소를 강남 성모 병원에 마련하여 언니와 엄마는 영구차로 출발하고
나는 간병인 아주머니를 모셔다 드리느라고 들렀던 성남 어느 골목..
해 저문 가로등 불빛 아래 철사줄 같이 쏟아지던 여름 비..
발인 날 아침, 언제 폭우가 몰아쳤나 싶게 뚝 그쳐버린 비..
비 싫어하시는 아버지 한 방울도 안맞으시게..맑게 개어버린 날씨..
아버지 묘소에 갈때면 오던 비도 그치고 갑자기 쨍하니 빛나던 햋빛..
길지도 덥지도 않았던 여름과 길었던 가을...
따듯함이 끝나지 않을 듯 했던 가을과 고대 구로 병원...
소각장의 재처럼 풀풀 날리던, 인정하고 싶지 않은 첫눈..
대신 기억하고 싶은12월 3일의 설경..
뭐 대략, 그랬다..
날씨는 참... (더할나위없이) 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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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어쨋거나 신분이 바뀐다..
이제 앞으로 한동안은 혹시 어디 직업이라도 쓸라치면 학생이라고 써도 될 듯하다..
여태 학생이 아닌적은 별로 없었으나 이번엔 정식으로 공인된 학생..
흠...
누군가 젊은 친구의 한자리를 차지했으니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조금 새삼스럽게...
설레기도 한다...
그리하여..
아마도 내년엔 책 읽기를 놓아야 할 듯...
우선 순위 아랫번호로 당분간 밀어낼 수 밖에...
책읽기 목표는 한달에 두권 이상 읽지 않기...
전공관련 읽기도 바쁠 듯...
개학 전까지만 실컷 놀자..
진짜 뭔가 새로운 새해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