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인 하루...들....

2013. 5. 31. 22:15 from 기억한올

# 월요일...하루가 참 길구나...생각했다...

9시 반 수업에 맞춰 8시 50분쯤 집을 나서고

한참 수업중이던 11시쯤 시어머니의 전화..

가볍게 '지금은 전화를 받을수 없으니..'메시지를 손가락으로 퉁겨주시고...


'시간날때 전화다오'라는 메시지에 부응하기 위해 점심시간 짬을 내어 전화드리고..

내용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소소하고 황당한 이야기..

그러나 누군가에겐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발등의 불같은 이야기...


가끔 생각한다..

난 시어머니 전용 다산 콜센터인가?


어쨋든...


점심을 먹고 졸린 눈을 비비며 오후 수업...

아니 보통땐 이시간 늘 졸리운데 그날은 내가 발표하는날이라

정신이 바짝 들고..

생전처음..혼자 꿍쩍꿍적 파워포인트로 피티자료도 만들어 봤다..


발표도 잘 마치고 한숨 돌리는 4시무렵엔 시아버지의 전화..

오늘 쌍으로 왜이러실까?

4시반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면서 전화를 드리다가 왠 날벼락..

찬물 한바가지 뒤집어쓴거 같은 기분..

오늘 도대체 무슨 날이냐..


어쨋든...


예약해놓은 마사지를 받으러 가서 피로를 풀까하고 누웠는데

배가 아프다..

점심먹고 바로 발표했던 긴장감 탓일까? 

아니면 차안에서 난데없이 뒤집어썻던 찬물 한바가지 탓일까?

남편과 얘기해보니 남편도 장탈이 났단다..

그렇다면 올타쿠나..

찬물탓...으로 몰기로 하자...


어쨋든...


집에 와서 저녁을 꾸역꾸역 먹고

돌아가신 은사님 빈소에..

비는 추적 추적 오고 바람도 불고..

몸도 마음도 피곤하긴해도...

가겠다는 친구들이 있으니...

일종의 착한사람병이 도진건지...


어쨋든...


친구들 얼굴보고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잊은채

수다를 떠는게 차라리 낫네...

밤 11시가 넘어 귀가..

몸도 마음도 피곤에 쩔어...


직장인들은 맨날 이렇게 사는걸까???


# 아침 친구의 전화..

나 혼자 소원해져 있는 친구인데 본인은 절대 모른다..

지난주..바쁜척하고 시간을 안내고 있는 내게 미국 가기전에 꼭 보자고..

'뭐야? 혹시 눈치챈거야?'

했더니 역시 별 눈치 없고...

'그래..티내지 말고 시간이 좀 지나면 스스로 풀리겠지..

친구야 조금만 기다려줘...'혼자 맘속말 하고 있었는데...


문자 메시지가 들어온다..

'바쁘니? 시간날때 전화해'

'흠...뭘까?' 싶어 전화해보니..

물어보고 싶은 궁금증은 면세점 쇼핑을 해줄 수 있는냐에 관한 이야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내가..

꽤나 깍쟁이같이 생겼다고들 하는데..

몇몇 사람들은 투시경이라도 썼나?

남들이 안보는 각도로 나를 봐준다..


뭐...고맙다고 해야하나?


그렇긴한데... 요즘엔 나도 딱 잘라서 거절도 잘하는데...

거절하고도 마음에 찝찝함은 계속 남는단 말이다..


그 이유는 두가지인데..

첫번째는 난 요령있게 귀엽게 예쁘게 난처한 표정으로 거절을 못하고..

정색을 해버린단 말이다..

그냥 내 성격이 그런 순간에 그렇게 프로그램 되어 있어서...

그렇게밖엔 못한단말이다..


둘다 뻘쭘해진단 말이다..


두번째는 난  부탁을 잘 안하는 성격이라서

누군가 내가 해결하기 좀 그런, 좀...곤란한 부탁을 하면

난 내가 상식적인가.. 부탁을 한 사람이 더 일반적인가...

열나 머리아프게 생각하게 된단 말이다..

마치 끈끈이 주걱에 붙은 먼지들이 다시 옷에 잔뜩 붙어버린것 같은 그런 기분...


그리고 이렇게 뒷끝 길게 일기에 남겨버린단 말이다...


그리고 또 다른 친구의 전화..

뭐라 표현 할 수 없이 맥빠지는 어떤 이야기...

흠...길게 쓸 수는 없지만..머리 속에서 피가 조금 살살 빠져나가는 기분...

하루에 연타로 친구 두명에게 이런 기분이 드는 건 조금 너무해..

그렇지만 뭐 어쩌겠어... 그런 날도 있는거지...


마지막으로 오늘이 가기전에 해결해야만 했던 일은 

시어머니 병문안..

지난 주말부터 허리가 아프시다 하더니..

오늘 입원 하셨다..


뭐... 하실 때가 되긴 했다..

작년에 안하셨으니...


36도 8부 열의 페렴으로 입원하시는 분이다..


스스로 병원으로 찾아가셔서 조용히 입원하셨으니 차라리 다행이다 싶기도 한게..

적어도 병원에 들어가시면 목소리가 명랑해지시니까...


병원을 리조트나 힐링센터쯤으로 여기시는데

이젠 뭐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한다..


그럼에도 뭔가 마음이 편치 않은건 내 착한사람병이 주는 

일종의 가벼운 죄책감 같은것 때문일텐데

뭐 그러지 말자..

오늘은 혼자 입원하시고 밤에 잠깐 방문했고 

내일도 못가고 모레도 못가고..

어쩌면 6월5일까지 안갈지도 모른다 마음먹고 있는데...


입원하실 때마다 5일 기준 4~7회 방문기록을 가지고 있는지라..

그러지 말자 하면서도..

괜히 마음이 불편해...


결국은 난 내문제.. 다른 사람들은 다 각자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거지만...


하루들...참 길다...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