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쟈와 함께 책 읽기를 하며, 또 책을 지나치게 읽기 시작하며 생활의 기록은 소홀했다..
1, 2월엔 좀 많이 읽었고... 따라서 책에 대해 포스팅 해야할 내용도 꽤나 많았고 그러다보니 신변잡기까지
끄적거릴 여유가 없었는데... 3월은 확실히 나사 하나가 도망가 버린듯 하다..
책도 안 읽고 포코팡과 연갤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
# 책을 읽는게 가끔 좀 무서운 게, 책을 읽다보면 마구 마구 나의 비 활동성이 자극되어 버린다..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데도 안 나가고 아무도 안 만나고..집에서 책만 읽을....거 같은데...
처음엔 그런식으로 책을 읽다가 결국은 책 조차 안 읽게되는 비활동성의 막장으로 가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래...나 지금 독서에다가 책임전가 하고 있는 중이다..
# 그렇게 비활동성 게이지가 상승하면 그때부턴 모든 외부활동을 줄이고(혹은 줄이고자) 그에 대한 합리화에 돌입한다..
예를 들어.. '치료사 자격증을 땄더니 더 이상 목표가 없다고 생각되서인지 갑자기 모든 의욕이 사라졌어..'
'책 읽는 게 너무 재미있는데 왜 내 인생을 보고서 쓰는 일 같이 재미 없는 일에 낭비해야 해? 역시 일을 줄여야겠어..'
'집단 상담이 뭔지 궁금했는데 궁금증은 풀렸네..그리고 소기의 성과도 있었어...즐거움 보다 스트레스가 더 큰데
계속 시간과 비용과 (스트레스를 감수하는)노력을 들이는 게 의미가 있을까?'
이런 식으로 나의 중간에 뭐든..(뭐가 되었든..) 그만두어 버리는 행동에 타당성을 부여하려고 애쓰게 된다...
# 오늘 선린 중학교 아이들을 만나고 왔다..
또래상담을 동아리 활동으로 선택한 아이들을 돕는 미술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처음 해보는 종류인데 귀차니즘과 무의욕이 한창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는터라
뭐 '대충 그까이거'로 준비하고 학교에 갔다..
생각보다 주어진 시간이 짧아서 (동아리 활동 첫날이라..) 준비해 간 것도 미처 다 못하고 수업을 마쳤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이 막 상쾌하고 신이 난다..
가기 전에는 살짝 긴장도 되고 하기 싫은 마음도 들고 걱정도 됐었는데 막상 아이들을 만나니 재미있다..
그래..아이들 만나는 건 좋다.. 대신 담당샘께 서류 작업은 대충 하자고 해야겠다...
뭐..어차피 무급이니 비용대신으로 퉁치자고 해야지..싶다... 두학기째라 낯이 익어서 그렇게 하자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 사람들은 더 큰 즐거움을 위해 성취욕을 불사르는 거겠지?
지금 이 순간의 편함과 즐거움, 달콤함을 유보하고 힘듬과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거겠지?
집에만 있고 싶은 귀차니즘과 싸우고 나가서 아이들을 만나고 나니 참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라면 무언가 했을 때의 즐거움을 알 수 없다..
너무 당연한 건데... 자꾸 잊는다...
# 그런데... 심사숙고해도 여전히 별로인건 안 하는 게 맞는거겠지?
인생..어차피 선택인데..하는것과 안하는 것의 선택이라면 하는 것을 택한다 할지라도
뭔가 하는 것 A와 또 다른 뭔가 B의 선택이라면 하나를 버려도 어쩔수 없겠지?
너무 끈기가 없나?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거라고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