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절미

2012. 12. 18. 18:24 from 생각꼬리

# 거두절미한 제언 (부제 : 버리지 못하는 당신께..)

 

대치동 사는 친구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깔고 앉아 있는 서울의 아파트들이 대략 평당 1000만원~ 2000만원(보수적으로 잡아도..)

그러면 평당 1000만원짜리 공간에 있는 물건들 중 1000만원의 가치를 가진 것은 얼마나 될까?

꼭 필요한 물건들이야 그게 만원이 됐든 1억이 됐든 가치를 환산할수 없으니까 그렇다치고..

쓰지 않고 모아둔 잡동사니들이 과연 그 평당 천만원을 차지할 만한 가치가 있는것인가?

 

5년째 한번도 꺼내 입지 않고 옷장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옷들,

7년째 그렇게 짱박혀 있는 신발,

책꽂이에서 먼지를 타고 있는 책들,

혹시 몰라서 넣어둔 수많은 어디에 쓰는지 모르는 물건들..

(예를 들면 열쇠들, 무엇인가의 부속들, 그 정체를 알수 없는 코드들, 버리면 큰일 날것 같은 무언가,

언젠가 한번쯤 없으면 아쉬울거 같은 그것...등등등...등등등...등등등...)

 

오랫동안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 중에서 평당 천만원의 가치에 필적하는 것들만 남겨둔다고 생각하면

정리가 훨씬 쉽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자 오늘 부터 버리자...

 

덧1) 친구는 앞장 몇페이지만 쓰고 만 아이들 노트들을 위의 기준에 의거,

언제 쓰게 될지 모르는데 모아놓지 말고 버리자 했다가

아이들 일기장을 같이 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하니

그런 노트류 버릴땐 수고스럽지만 꼼꼼히 살필것...

 

덧2) 순수한 의미의 쓰레기도 버리기 싫어하는 습벽을 가지고 있는 모씨..

궤변이란다.. 그래서 쓰레기더미로 바리케이트 치고 살아라 했다..

그의 방은 쓰레기로 담장을 높이 쌓아서 점점 아늑해지고 있다..

 

 

# 거두절미한 추천

 

이미 유행 막차라는 '밤사'라는 곳이 있다..

왕년 잘나가는 언니, 오빠들 사이에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곳인데..

'아직도 거길 안가봤어?' 내지는 '거길 몰라?' 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를테면 핫 플레이스

80년대 90년대 유행했던 음악이 나오는 70~80보다는 약간 더 뒷세대..

'응칠' 세대가 가는 곳이고 우리 486들은 한쪽 구석에 짱 박혀 한자리 걸칠 수 있는 곳..

뒤늦게 여길 가봤는데 강남역이 제일 재밌다고해서 갔는데 (체인이라 여기저기 있다..)

여러가지로 깜짝 놀라고 여러가지로 무척 재밌었다..

왕년에 전신운동권 출신으로 발바닥 깨나 비벼본 사람..

아니면 남 노는거 구경이라도 좋아하는 사람..

강추...

 

놀랐던거 :

인테리어에 정말 돈 안들임..(테이블이랑 의자가 학교종이 땡땡땡 책상 걸상임)

주문도 줄서서 셀프,심지어 선불, 주류도 셀프, 안주만 가져다 줌..

맥주병 따개도 주문대 앞에 딱 하나 있음(병 따가지고 들고 와야 함)

(난 대천 해수욕장 온줄 알았음..)

추워서 히터 좀 올려줄 수 없냐고 했더니 고장 났는데 본사에서 안 고쳐 준다함..

손님 많아지면 더워질테니 기다리라고... ㅠ.ㅠ

30대 중후반 부터 40대 초중반이 가는데라고 해서 갔는데 왠걸...

강남역이라 그런지 애들 되게 젊음..(첨엔 쫌 민망했음..다행히 깜깜함..^^)

7시반부터 입장인데 늦으면 줄선다고 해서 그 시간에 들어가서 테이블 잡고도 1시간이나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시간 늦어지니 정말 사람 열라 많음..

입석만으로도 스테이지가 꽉차고 입구에 줄이 장난 아님..

 

재밌던거 :

같이 간 친구가 재밌으면 이 모든 민망함을 이기고 정말 재밌다..

사람구경 만으로도 재밌고

옛날 생각 나서 재밌고..

옛날 분위기 디스코텍 그리운 사람들은 한번 가서 구경만 해봐도 즐거울듯...

Posted by labos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