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영화와 책
# 어디 나가기 귀찮아서 집에서 TV로 시청..
사진하면서 만났던 동생이 꼭 보라고 추천해줬었는데 못 보고 지나갔었다...
역시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보았더라면 더 좋았을걸 싶다..
숀 펜은 잠깐 등장하지만 멋있다..(내 선입견인가?..ㅎㄷㄷ한 존재감..과장되지 않은 연기..)
그리고 이렇게 멋있게 말한다..
'Beautiful things don't ask attention.'
또 이런말..(이부분은 길어서 한국어 자막으로 대충 기억남)
'어떤 때는 찍지 않아. 정말 아름다운 순간을 만나면 카메라로 방해하지 않아..그저 그 안에 머물지..바로 저기..그리고 여기..'
역시, 그 안에 머물수 없다면 인생을 즐길 수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해서 찾아보니 소설은 1939년에 발표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주인공 월터 미티가 [라이프]직원으로 (실제로 라이프는 폐간 되고 인터넷판만 남아있다..)
일했던 부분은 허구.. 즉 자전적 소설과 라이프의 폐간이라는 두 실화를 허구적 상상력으로
교묘하게 짜집기...
마지막이 정말 인상적이다..가슴이 찡..하는 뭔가가 있다...
LIFE지의 모토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to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s the purpose of LIFE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이다.
1.
로쟈의 강의를 듣기 전이라면 아마도 '싸르트르..맹랑한 꼬맹이였네..' 내지는
'천재도 어린시절엔 평범했나봐...' 내지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나 이성적으로 바라보다니 역시 냉철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하고 치워버렸을텐데.. 로쟈의 강의 때문에 읽는 내내 이해해보려고 애썼다..
흠... 잘 안된다...
2.
그래도 좋았던 게 일반적인 자서전의 '위대함'내지는 '대단함'이 없어서 좋았다..
어린 시절부터 이러 이러 하더니 결국 이렇게 훌륭하게 되었다...라는거...
싸르트르 정도면 충분히 자랑할만한데...
이렇게나 평범한 어린아이로 자신을 표현하다니...
3.
다시 생각해보니 싸르트르는 결코 범상한 어린아이로 자신을 묘사한게 아니었다..
어쩌면 '이 아이는 이렇게 비범하다가 이렇게 어마무시하게 (뛰어나거나, 노력하거나, 대단하거나, 기발하고 창의적이거나...)
자라서 결국 이런 사람이 되었다...'뭐 이런거 보다 몇배나 더 대단하게 자신을 묘사한거 같다..
자신을 평범하거나 혹은 오히려 눈에 띄지 않았던 존재처럼 이야기해도 주머니속의 송곳처럼 감출 수 없는 부분은
그 작은 생각들..자신을 낯설게 했던 그 생각들이 모여..다른 사람들은 그저 스쳐지나가버리는 그런 작은것들을 모아...
결국 싸르트르가 된것 아닌가!
4.
말은 2부로 나뉘어서 1부는 읽기, 2부는 쓰기이다..
1부는 조금 더 읽기 수월한 게 그래도 에피소드 중심이라서..
2부는 조금 더 관념적이라서 이해가 조금 더 힘들긴 하다..
5.
읽고 접고 줄 친 부분은 많으나 책을 거의 읽었을 때쯤엔 어지러운 머리와 느낌만 남았다..
싸르트르는 어린시절의 자기 자신을 보여주며 열심히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우둔하고 어리석은 여자는 어리고 가엾고 눈치만 말간 한 어린아이만 보고 있다..
그러면서 싸르트르가 하는 (혹은 한다고 말하는)말의 반대되는 생각만 하고 있다..
싸르트르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싸르트르의 일부분은 역시 환경의 결과물인듯 하다.. 내지는
누구나 어린시절에 한번쯤은 이런 기분, 이런 감정에 빠지고 이런 생각을 할텐데
왜 누군가는 싸르트르가 되고 다른 사람들은 안 되는가..역시나 뭔가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닌가? 와 같은...
아무리 손을 들어 달을 가리켜도 달도 못보고 손가락도 못본다...
그러게..어리석음은 도망갈 구석이 필요하다...
(29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