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호까곶
작년 리스본 여행을 했을 때...
신트라까지 기차여행을 했었다..
신트라에서 내려서 신트라 성과 페나성을 보고 무어인의 성은 아래에서 성곽만 올려다 보고..
호까곶까지 가보고 싶었더랬는데..
느림보여행객들은 쉬엄 쉬엄 가느라 또 그리 쉽게도 포기했었다..
언젠가 다시 오면 되지... 늘 발동하는 그 말도 안되는 생각...
미련도 없이 바뀌는 그리도 손쉬운 번복...
언제나 후회는 뒤늦다...
그냥 바다가 보이는 언덕일 뿐이라는 걸...
그때도 알았고 지금도 알지만...
뒤늦게 아쉽다...
그래도 그 언덕에 잠시 앉아있다 올걸...
대서양을 잠깐 바라보고
까몽이스의 그 시비를 만져보고...
뭐... 잠깐 그렇게 아쉽다...
새벽 세시에 문득 그렇게 아쉬워서 잠이 다 안온다....
#왜 뜬금없이..
캄캄한데 누워서 뒤척이다가 호까곶 생각이 났느냐하면...
아~ 올해도 벌써 11월이구나~ 하다가 그렇게 되었다...
야심차게 시작한 2015년...
언제 그 시간들을 보낼까 싶었는데
어느틈에 막바지...
시간의 절벽에서 5km쯤 전에 서 있는 느낌.,,
아마도 시실리 5km 뭐 이런 이정표가 떠오르며 호까곶이 떠올랐는지...
땅의 끝..
올해의 끝..
그 어디쯤 서 있을 시비 (마치 이정표 같은...)
딱 그쯤의 거리(이정표의 위치)에 자리한 11월..
올해의 끝에서 5km 전의 거리쯤에 와 있는 느낌이다...
그런데 그 이정표는 목적지까지의 거리가 아니라 끝을 알려주는 용도...
끝...
올해의 끝...
더 이상 땅이 이어지지 않는 바다...
절벽...
2015년이 몽땅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우선순위의 문제...
문득... 시간 절벽이 떠오르고
문득...호까곶이 떠올랐다고 해서..
이 시간에 이렇게...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실은...
호까곶이나 달력의 5km 전 이정표를 생각하기 전부터...
우선순위에 관한 문제 때문에 머리속이 살금 살금 맑아지고 있었더랬다...
그래.. 실은 그 순간...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욕망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교통정리...
어차피 한꺼번에 다 할 수는 없다..
생각하기 싫어서 미루어 두고 쓸데없는 일로 시간만 죽인다..
이것이 결국은 내가 풀어야 할 숙제...
하루치의 실타래...